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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드윅 보즈먼이 유작에서 보여준 것

조회수 2020. 12. 2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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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그 이름, 채드윅 보즈먼

채드윅 보즈먼이 우리 곁을 떠난 지 4개월. 여전히 그리운 그를 우리는 작품을 통해 추억하고 있다.


그런 채드윅 보즈먼이 남겨 놓은 유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가 최근 세상에 공개됐다.

출처: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는 실존 인물인 블루스 가수 마 레이니를 주제로 하는 작품.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하며, 미국에 정착한 흑인들의 아픈 역사를 담담하면서도 상징적으로 그려냈다.


이렇게 흑인 역사를 품은 작품이 채드윅 보즈먼에게 처음은 아니다.

인종차별을 딛고 전설이 된 흑인 메이저리거를 다룬 영화 '42', 소울 음악의 대부였던 흑인 뮤지션 제임스 브라운의 영화 '제임스 브라운', 미국 최초의 아프리카계 흑인 대법관에 대한 영화 '마셜'이 바로 그것.


또한 마블의 흑인 히어로 영화 '블랙 팬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흑인 군인의 이야기를 다룬 'Da 5 블러드'까지 작품을 통해 흑인 인권과 흑인 역사에 큰 관심을 보여온 채드윅 보즈먼이다.

출처: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이번 작품에서는 마 레이니(비올라 데이비스) 밴드 멤버 중 한 명인 트럼펫 연주자 레비 역을 맡았다.


레비는 1920년대 미국에 정착한 흑인으로, 재능 있고 자신감도 넘치는 인물이다. 얼마 되지 않는 급여를 비싼 신발 사는 데에 탕진하면서, 자신이 만든 노래로 언젠가 빛을 볼 거라 확신한다.


다소 허세에 사로잡힌 레비를 보며 나이 많은 밴드 동료들은 이렇게 말한다. 꾸미고 즐기는 것에만 관심 갖지 말고 흑인이 겪는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좀 가지라고.

출처: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우리 흑인들은 더 열심히 살아야 돼. 맨날 즐기려고만 하지 말고. 나 혼자가 아니라 모두가 노력해야지. 흑인들이 겪는 문제를 혼자서 해결할 수 있겠냐? 우리가 해결해야 돼, 알겠어? '우리' 말이야. 하늘 아래 있는 모든 흑인들이 자기 몫을, 자기 역할을 하라는 거야!"(밴드 동료)
출처: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특히나 레비가 파라마운트 레코딩 스튜디오의 백인 경영진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보이자, 조롱은 더욱 거세졌다.

백인한테 바짝 쫄았네. 겪어본 적이 있어야지."(밴드 동료)
출처: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그순간 내내 웃는 낯이었던 레비의 반전 과거가 드러났다. 8살밖에 되지 않았던 시절, 흑인 차별로 인해 온 가족이 핍박받았던 상처를 털어놓기 시작한 레비.


눈앞에서 어머니가 짓밟히는 모습을 봤고, 복수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아버지를 봤다. 눈시울을 붉히며 담담하게 털어놓은 레비의 사연에 조롱하던 동료들도 조용해진다.


이 과정에서 무려 5분이나 독백과도 같은 대사를 홀로 소화한 채드윅 보즈먼. 놀라운 흡인력으로 관객을 집중시킨다.

출처: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아버지는 백인 앞에서 쫄지 않았어요, 절대로. 난 아버지를 보고 배웠죠. 그 백인 놈 앞에서 씩 웃는 모습을 봤거든요. 웃으면서 땅을 파는 동안 속으로는 놈을 칠 계획을 짜고 계셨던 거였어요. 난 그때 백인 다루는 법을 배웠죠. 그러니까 아저씨들도 나한테 백인이 어쩌고 훈수 두지 마요. 지금은 얼마든지 웃어주고 깍듯이 대답해 주지만 내게도 때가 올 거예요."(레비)
출처: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못다 한 이야기'

하지만 레비의 앞에는 여전히 꽉 막힌 벽뿐이다. 재능 있는 예술가로 성장했지만, 흑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정받지 못 한다. 값싼 노동력으로 착취에 시달릴 뿐.


변함없는 인종주의의 한계에 부딪혀 결국 자멸하고 마는 레비의 상황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포인트다.

출처: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못다 한 이야기'

이렇게 레비를 통해 울림을 준 채드윅 보즈먼의 연기.


함께 일한 동료들은 앞다투어 채드윅 보즈먼에 대해 진정한 예술가였다고 회상했다.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를 연출한 조지 C. 울프 감독은 레비의 역할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건 채드윅 보즈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관객이 레비의 이야기에 설득당하게 만들고 싶다면 그러기 위해서는 아주 대단한 예술가가 필요합니다. 채드윅 보즈먼은 리드미컬한 긴장감을 불어넣어 그걸 가능하게 만들어요."(조지 C. 울프 감독)
출처: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못다 한 이야기'

극 중 마 레이니 역할을 맡아 채드윅 보즈먼과 호흡했던 배우 비올라 데이비스.


그는 채드윅 보즈먼의 집중력과 표현력에 감탄했다.

채드윅은 자신의 자만심과 이기심을 모두 내려놓고 인물에 집중한 예술가였습니다. 그는 일하면서 정말로 100% 즐거워했어요. 레비라는 인물의 깊이와 그 역할이 지닌 무서움을 표현해냈죠. 저는 해낼 줄 알았어요."(마 레이니 역의 배우 비올라 데이비스)
출처: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못다 한 이야기'

그뿐일까. 이번 역할이 트럼펫 연주자였던 만큼 촬영에 앞서 운지법을 모두 숙지하는 등의 노력도 굉장했다. 


이는 작곡가 브랜퍼드 마살리스도 인정한 부분. 많은 배우가 모두 열심히 노력하지만 운지법까지 제대로 익히는 경우는 거의 없단다.

많은 배우가 역할에 맞게 연습합니다. 네, 모두 열심히 연습하죠. 하지만 시간을 들여 트럼펫 연주를 배워서 운지법까지 제대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브랜퍼드 마살리스 작곡가)
출처: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이렇게 마지막까지 모든 열정을 쏟아냈다. 재능과 노력, 그리고 즐기는 자세까지 모두 겸비했던 채드윅 보즈먼.


그가 남긴 영화로 오늘도 그를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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