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뻘 남자한테 시집가라는 외숙모

조회수 2021. 1. 2.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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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첫사랑 스토리

[에디터N의 비밀상담소]

세상에 이런 가족도 있다. 아버지와 동년배는 되어 보이는 남자에게 시집을 가라고 등 떠미는 가족이라니!


외숙모의 등쌀에 떠밀려 결혼식을 치르게 된 여자, 불불의 이야기다. 


1800년대 인도의 어느 마을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한 통의 편지가 에디터N에게 도착했다.


출처: '불불'

안녕하세요, 저는 인도에 사는 불불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저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어릴 때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저는 외숙모 손에 컸죠. 저한테는 외숙모밖에 없었어요.

출처: '불불'

그런데 어느 날 외숙모는 저에게 화려한 옷을 입히고 잔치를 열었어요. 그저 웃으면서 제 발가락에 반지를 끼워줬죠.


궁금했어요. 왜 이런 걸 발가락에 끼는지요. 물어보니까 외숙모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발가락에 신경이 있어서 거길 누르지 않으면 여자아이는 날아가기 때문이라고요. 이걸로 절 통제해야 한다고요.


전 그때 통제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도 모를 나이였습니다.

출처: '불불'

정신없이 외숙모 손에 이끌려 복잡한 의식들을 치렀어요. 벌써 해가 지고 있었죠. 오늘이 지나면 제게 신랑이라는 게 생긴다고 하더군요.


그게 뭔지, 신랑이 누굴지 궁금해하다 잠시 잠이 들었어요. 눈을 떠보니 가마 안이었죠.


집을 영영 떠나게 된 거예요. 이렇게 한 순간에 집을 나오게 될 줄은 몰랐어요. 눈물이 날 것 같았죠.

출처: '불불'

그때 외숙모를 찾으며 무서워하는 저에게 어떤 남자아이가 말을 건넸어요. 저를 달래며 옛날이야기를 해주더군요.


잠깐 대화를 나눴을 뿐인데도 따뜻한 마음씨가 느껴졌어요. 그 아이의 이름은 사티아입니다. 아마도 제 남편인가 봐요.

출처: '불불'

그런데 그건 착각이었습니다. 어느 궁궐 같은 어느 집에 도착하고서야 알게 되었어요. 제 남편은 사티아가 아니라 웬 어른이었다는 걸요. 


그 사람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좀 자라면 남편과 시동생이 어떻게 다른지 알게 될 거라고요.


저는 그렇게 어느 왕족 가문의 안주인이 되었습니다. 제가 사는 1800년대 인도에서는 이렇게 귀한 가문에 일찍 시집오는 게 풍습이었거든요.

출처: '불불'

시댁 식구들과 다 같이 살게 되었어요. 제 남편과 저, 남편의 동생 부부, 그리고 사티아까지 이렇게 다섯이서요.


사티아와 저는 둘도 없는 친구였어요. 모두 까마득한 어른들인데 아무래도 사티아만 유일한 또래이다 보니까요.


말도 잘 통했고 공통 관심사도 있었죠. 글 쓰는 거요. 함께 소설을 쓰기도 하면서 좋은 추억들을 많이 쌓았어요. 사티아가 있다면 이 집에서 사는 일도 꽤 즐겁다고 생각했죠.

출처: '불불'

이렇게만 살았으면 좋았을 것을. 행복은 오래가지 못 하더군요. 어느날 사티아의 결혼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올케가 먼저 그 이야기를 꺼냈어요. 올케는 평소 저와 사티아가 함께 있는 모습을 대놓고 싫어했거든요.


사티아가 결혼한다니, 심장이 내려 앉는 것 같았어요.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티아와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것을요.


어쩌면 사티아를 오래전부터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도요.

출처: '불불'

사티아도 저와 같은 마음이었던 걸까요?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자유로운 영혼인 사티아는 결혼할 바에 차라리 집시들이랑 도망 다니겠다는 농담을 하곤 했죠. 그 말에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제 마음을 눈치챈 것이 저만이 아니었나 봐요. 어느 날 남편이 저와 사티아를 한 곳에 불렀습니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티아에게 결혼을 하지 말라고요. 그 대신 유학을 떠나라고요.

출처: '불불'

무려 런던으로 보내겠다니요. 갑자기 그렇게 먼 곳을요?


제가 절망에 빠진 사이 사티아는 유학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곤 우리가 함께 쓰던 이야기 책을 제게 건넸어요. 저 혼자 글을 완성하라고 하더군요.


혼자서는 차마 이야기를 완성할 자신이 없습니다. 혼자서는 이 집에서 살아갈 자신도 없어요. 이제 누구랑 이야기하고 누구와 교감을 하나요?

출처: '불불'

사티아에게 제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붙잡아볼까요?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라는 것을 저도 알아서 괴롭습니다.


아니면 제 마음을 평생 숨겨도 좋아요. 사티아와 함께할 수 있는 방법만 알 수 있다면요. 저를 도울 방법이 있다면 제발 제게 알려주세요.


과연 불불은 사티아를 잡을 수 있었을까.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에 피어난 아픈 첫사랑 이야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 '불불'에서 만나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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