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한테 꼬질꼬질한 역할만 준다는 '승리호' 감독의 해명

조회수 2021. 2. 8.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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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이 묻어도 잘생김은 못 가리는 걸

해당 콘텐츠에는 '승리호'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 주의!

얼굴에 뭐가 묻어봤자 '잘생김' 밖에 안 묻어봤을 배우 송중기는 이 감독과 만나면 유독 꼬질꼬질(?)해진다.


늑대소년이었을 때는 얼굴에 흙을 잔뜩 묻히고 등장했다. 시간이 흘러 우주쓰레기 청소부가 되었을 때는 흙 대신 기름을 얼굴에 묻히고 있었다. 거기에 신발도 없이 구멍 난 양말을 신은 채였다.

출처: '늑대소년', '승리호'

바로 영화 '늑대소년'과 '승리호'를 연출한 조성희 감독과 만났을 때의 이야기다.


공교롭게도 함께 작업한 두 편의 영화에서 모두 꼬질꼬질한 비주얼이었으니, 송중기가 이런 농담을 웃으며 전할 만도 했다.

감독님과는 두 번째 작업이지만 한 번도 멋있는 역할을 주신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웃음). 항상 꼬질꼬질, 기름을 묻히고 '늑대소년' 때는 흙을 묻혔었죠."(송중기, 온라인 기자간담회 중)
출처: 넷플릭스

이 말에 대한 조성희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그 해명을 8일 화상으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들을 수 있었다.


멋있는 건 다른 데서도 하지 않냐며 웃음을 터트린 조성희 감독. 송중기의 비주얼보다는 '이것'을 드러내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단다.

겉모습도 중요하지만 송중기 배우의 마음속 온기 같은 것을 많이 목격했어요. 그래서 그런 걸 드러내려고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송중기 배우는 늘 밝고 주위 사람들과 정말 친화력 있게 잘 지내요. 현장을 항상 좋은 분위기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그런 점이 예나 지금이나 참 한결같다고 느껴요." (조성희 감독)
출처: 넷플릭스

송중기가 '승리호'에서 꼬질꼬질해진 이유는 우주 노동자라는 설정 때문이다.


태호는 하루하루 겨우 먹고 살아가는 승리호의 조종사. 돈을 벌기 위해 악착같이 우주쓰레기를 모으는 인물이다.


그 모습이 때론 냉정해 보이기도 하는데 사실 짠한 사연이 하나 숨겨져 있다. 그가 필사적으로 찾아 헤매는 순이와의 에피소드다.


조성희 감독은 태호와 순이의 전사를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단다.

출처: 넷플릭스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이야기가 이 안에 있다고 생각해요. 주인공 태호가 순이를 받아들였던 것도 그렇고요,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죠. 또 좋은 이별을 하는 과정들도 이 영화에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조성희 감독)
출처: 넷플릭스

태호 외에도 승리호 선원들 모두 짠한 사연 하나쯤은 다 간직한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터프한 장선장(김태리), 박씨라 불리는 기관사 타이거 박(진선규), 매일 잔소리 폭발하는 로봇 업동이(유해진)까지...


돈을 목적으로 모였던 이들이 유대감을 형성해가는 과정이 '승리호'의 감동 포인트다.


진정한 승리란 '어떻게 함께 살아갈까' 하는 화합에 있다고 믿는 조성희 감독이라서다.

출처: 넷플릭스
승리란 생각과 위치가 다른 사람을 제거하고 척결하는 의미보다는 '어떻게 하면 화합하며 같이 살 수 있을까'라는 의미로 영화에 담기길 바랐어요. 역설적으로 '무엇이 진짜 승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의미에서 우주선 이름이 승리호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조성희 감독)
출처: '승리호'

승리호 선원들과 대척되는 인물로는 설리반이 등장한다. 더이상 사람들이 살 수 없는 지구를 떠나 우주 낙원 UTS를 창조한 인물이다.


자신의 신념이 확고한 설리반의 카리스마를 배우 리처드 아미티지가 잘 표현해냈다.


조성희 감독은 리처드 아미티지가 큰 관심과 열의를 보여줘서 함께 작업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제가 그리던 설리반의 이미지와 잘 맞았어요. 리처드 아미티지를 만나러 영국에 한 번 찾아간 적이 있었죠. 실제로 만나보니 더 근사하더라고요. 작품 자체에 몰두하고 영화에 대한 애정이 있다고 느껴져서 같이 작업했으면 좋겠다고 결심을 굳혔던 것 같아요." (조성희 감독)
출처: 넷플릭스

'승리호'는 한국형 우주 SF 영화의 탄생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공개 후에는 우주 추격전과 같은 속도감 있는 신들이 호평을 얻었다.


조성희 감독은 퀄리티 있는 비주얼을 위해 프리 프로덕션 과정부터 다짐한 전략이 있었단다. 그 비결은 바로 효율성이다.

너무 상상력을 발휘해서 할 수 없는 걸 해낸다기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을 효율적으로 하자는 생각이었어요. 자연스럽게 보이려면 많은 요소들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데 저희는 간단히 할 수 있으면서도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방법을 찾으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조성희 감독)
출처: 넷플릭스

계속해서 국내에서도 우주 배경의 SF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조성희 감독. 그에게 '승리호'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영화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하고 처음 쓴 장편 시나리오였어요. 그게 지금 영화화돼서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직도 실감이 안 나요.

시간이 지나고 나면 조금 더 이 영화와 이 영화를 만들 때 저를 선명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꿈같고 얼떨떨하네요." (조성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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