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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유품 정리하다 외도 증거를 발견했어요

조회수 2021. 4. 8.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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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믿어야 할까요?

[에디터N의 비밀상담소]

남편의 외도가 의심된다. 하지만 사실을 추궁할 남편은 이제 세상에 없다. 외도 상대로 추정되는 여인은 믿을 수 없는 말만 한다.


그런 상황에서 남편의 명복을 잘 빌어줄 수 있을까? 배신감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산디아의 사연, 인도에서 날아온 편지 한 장을 에디터N이 공개한다.


출처: '이상해도 괜찮아'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산디아입니다.


전 최근에 남편을 잃었습니다. 결혼한 지는 고작 5개월밖에 안 됐어요.


슬픔을 느낄 새도 없었습니다. 그저 무덤덤했어요. 처음엔 실감이 안 나서 그런 건 줄만 알았죠.

출처: '이상해도 괜찮아'

집안 어른들은 그런 저의 반응을 보시더니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아니냐고 하시더군요. 남편을 잃은 슬픔이 너무 커서 충격을 받은 거라고요.


친정엄마는 제가 악마의 눈에 쓰였다며 듣도 보도 못한 의식을 하기도 했어요. 어쨌든 다른 사람들 보기에 남편이 죽은 후 제 모습이 참 이상한 상태였다는 것이죠.

출처: '이상해도 괜찮아'

그런데 있잖아요. 남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됐습니다. 과장 조금 보태서 말하자면 남편이 갑작스레 죽은 것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어요.


남편이 소중하게 간직해온 사진 한 장과 메시지를 발견한 거예요.


어떤 아리따운 여인의 사진 한 장이었죠. 뒤에는 남편의 필체로 '사랑하는 당신을 위해'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출처: '이상해도 괜찮아'

가슴이 덜컹했습니다. 배신감이 느껴졌고요. 화도 났어요. 제가 단지 사진 한 장과 의미심장한 문구 때문에 이러는 건 아니에요.


그동안 싸했던 것들의 원인을 비로소 찾았다고 할까요? 남편이 결혼 후 왜 저를 멀리했는지, 제대로 된 대화 한 번 하지 않았는지, 마음을 주지 않았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까요.


사실 남편이 저를 정말로 사랑해서 결혼한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도 결혼을 했으면 남편으로서 도리를 다해야 하잖아요. 다른 사람을 마음에 품고 뒤통수를 치면 안 되죠.

출처: '이상해도 괜찮아'

어른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계셨겠죠? 그러니 남편의 유해를 갠지스강에 뿌리며 명복을 비셨겠죠.


제가 사는 곳에선 이런 믿음이 있거든요. 갠지스강에 유해를 뿌리면 죄인의 모든 악행이 씻겨 내려간다고요.


저는 그 믿음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평생 나쁜 짓을 해도 유해가 갠지스강에 뿌려지기만 한다면 모두 없던 일이 된다니요.


강이 무슨 용서를 합니까. 제 남편이 강이랑 결혼했나요? 용서는 사람이, 제가 하는 거예요.

출처: '이상해도 괜찮아'

기가 막힌 것은 남편의 사진 속 주인공이 장례식에 찾아왔다는 겁니다. 이름은 아칸샤, 알고 보니 남편의 대학 동문이자 회사 동료였어요.


참으로 뻔뻔하더군요. 제 앞에서 슬픔에 잠긴 표정으로 애도를 표하잖아요. 제가 두 사람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는 걸 몰랐겠죠.


가만히 볼 수 없었습니다. 아칸샤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눴어요. 제가 당신과 남편의 사이를 다 알고 있다고 말해줬죠.


그랬더니 무조건 아니라고 잡아떼네요?

출처: '이상해도 괜찮아'

절대 바람을 피운 건 아니래요. 제 남편은 그런 사람이 아니래요. 결혼하기 전에 만난 건 맞지만 결혼 후에는 오직 회사 동료로 지냈다고요.


그 말을 믿을 수 없었어요. 아칸샤 말대로 다 끝난 사이면 저 보란 듯이 사진은 왜 남겨둔 거죠? 하물며 아칸샤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생판 남인 이 여자 말을 제가 어떻게 믿고요.


제일 화가 나는 건 남편이 이미 죽어버려서 삼자대면도 못 한다는 거죠.

출처: '이상해도 괜찮아'

며칠 지나고 나니 궁금증이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칸샤와 남편은 과거 같은 대학에 다니고, 같은 회사에 다녔다죠.


과연 아칸샤 앞에서 남편은 어떤 사람이었을지 궁금해졌어요. 데이트는 어디서 했는지, 만나면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전부 다요.


제 요청을 아칸샤는 흔쾌히 받아들이더군요. 남편의 흔적이 남아 있는 회사도 둘러볼 수 있게 해줬고요. 아칸샤의 집도 데리고 가줬습니다.

출처: '이상해도 괜찮아'

그런데 이 호기심이 참 몹쓸 호기심이었다는 걸 아칸샤의 침실에 들어선 순간 깨닫게 되었습니다. 침대를 보는데 남편의 얼굴이 막 떠오르잖아요.


"아스티크는 어느 쪽에 누웠죠?"

출처: '이상해도 괜찮아'

결국 아칸샤에게 그동안의 울분을 토해내고 말았답니다.


그런 제 모습이 참 못나 보이기도 하고, 딱하기도 해요. 지금 심정을 딱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괴롭습니다. 삶이 부질없게 느껴지고요.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결혼 후엔 아무 일도 없었다는 아칸샤의 말을 믿어야 할까요? 그러면 제 마음이 좀 편해질까요?


지금 제가 뭘 원하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조언이 필요해요.


과연 산디아는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또 어떻게 행복을 찾아 나갈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 '이상해도 괜찮아'에서 확인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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