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안은영' 감독과 결혼한 아일랜드 영화평론가
영화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에 이어 최근 넷플릭스 오리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을 연출하기도 한 이경미 감독의 남편인 피어스 콘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첫 출연 당시 이경미 감독은 본인의 얼굴이 나오는 건 극구 사양하면서도 제작진에게 남편에 대한 정보를 담은 메일을 직접 보내는 스윗함을 보여줘 화제를 모았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또 한 번 출연하게 된 피어스 콘란.
이번에도 이경미 감독의 애정 가득한 편지로 그의 하루가 시작됐는데...
'살인의 추억' 죽봉터널
피어스가 가장 가보고 싶었다는 영화 촬영지, '살인의 추억'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진주 죽봉터널이다.
어떤 장면인지 가물가물 하다고?
100% 범인으로 확신했던 용의자를 증거불충분으로 풀어줘야했던 그 장면. "밥은 먹고 다니냐"로 유명한 바로 그 신이다.
(찐텐으로 신난 영화 덕후 4인방)
터널의 양쪽 끝 중 어느 쪽이 진짜 촬영지인지 알기 위해 칠흙같은 터널을 20동안 걸어가는 영화 덕후들의 열정.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친구들답게 '살인의 추억'의 명장면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 특히 '밥은 먹고 다니냐' 이 대사에 대해서.
"'밥은 먹고 다니냐' 이 대사는 영어로 번역하기 너무 어려워." (제이슨)
"한국어 실력이 좋아질수록 영화를 더 많이 이해하게 돼. 한국 영화를 보면서 대사에 숨은 뜻이 많다는 걸 알았어. 한국 문화에서 밥이 중요하잖아. 식사와 관련된 표현을 그대로 번역해서는 안 되지. 문화가 다르니까." (피어스)
'곡성' 함양
영화 분위기에 딱 맞게(?) 밤에 함양의 한 마을에 도착한 피어스와 친구들.
어쩐지 으스스한 분위기에 말수도 적어졌다.
집을 살펴보며 '곡성'의 기억을 소환하는 친구들. 영화 속 명대사 '뭣이 중헌디'는 물론이고 장독대의 위치까지 기억하고 있다.
'곡성'에서 신들린 연기력으로 주목받았던 김환희에 대한 극찬도 빠지지 않았다.
"정말 좋은 배우야." (제이슨)
"대배우들 사이에서도 빛났어." (피어스)
영화의 도시 '통영'
홍상수 감독의 덕후인 마크의 가이드로 찾아간 영화의 성지, 통영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외에도 '1987', '쎄씨봉', '국화꽃 향기' 등 수많은 작품의 촬영지가 통영에 있다.
언덕 위에는 영화 속 문소리의 집이 있고...
(세상 흐뭇한 홍상수 덕후)
식당 사장님에게 직접 드는 '하하하' 촬영 당시 모습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 엄청난 집념의 영화광 친구들 덕분에 즉석에서 간담회(?)가 열렸다.
그리고 힘차게(?) 치고 나오는 봉준호 덕후 제이슨.
그가 통영에서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은 바로 충무김밥.
봉준호 감독이 영화제 수상 후 입국 당시 인터뷰에서 충무김밥이 먹고 싶다고 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던 제이슨이다.
실험적으로(?) 조립을 해 먹어본 후에야 깨달았다. 아, 이래서 봉준호 감독이 이걸 좋아하는 구나!
저에게 한국영화란 제 전부예요. 완벽하게 삶 그 자체죠. 열정이고, 팬덤이기도 하고 제 많은 것들이 녹아있죠."
(피어스)
한국영화는 제 첫번째 창문이에요. 만약 한국영화가 없었다면 한국을 배우는 게 어려웠을 거고 한국을 잘 알지도 못했을 거예요." (패트릭)
저에게 한국영화는 다양성이에요. 한국영화의 여러 스타일과 독특한 접근법이 한국영화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마크)
"한국영화는 늘 창의적인 방법으로 얘기해요.
역사나 사회문제 등에 대해 말이죠."
(제이슨)
각자 이유는 다르지만, 한국영화를 사랑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네 친구들. 좋아하는 영화의 흔적을 느껴보는 설렘이 화면을 뚫고 느껴진다.
이들의 남다른 한국영화 즐기기 여행,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