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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논란 올티, 사과하고도 욕먹는 이유

조회수 2017. 12. 1. 16: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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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 양홍원 등 동료 래퍼 쉴드 논란까지
출처: Mnet
인기 힙합 오디션 <쇼미더머니>로 이름을 알린 래퍼 올티

학교나 직장 등에서 꾸준히 고발되며 논란을 빚어오던 일부 남성들의 카카오톡 성희롱, 일명 남톡방 사건이 또 터졌다. 그런데 이번엔 모양새가 좀 더 자극적이다. 인기 힙합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서 이름을 알린 래퍼들이 그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래퍼 올티는 지난 28일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카카오톡 대화방을 캡처하여 업로드했다. <쇼미더머니> 시즌6 당시 심사위원 지코와 딘 팀으로 한 팀을 이뤘던 동료 래퍼들과의 카톡방이었다. 


업로드된 내용은 올티가 톡방 멤버들에게 보낸 “니키 미나즈 빵댕이 잘 모르겠어요 살짝 보형물 넣은거 같긘한데~ 음,,” 이라는 메시지. 니키 미나즈는 미국의 여성 래퍼로 유명 래퍼 나스와 연인 관계이기도 하다.

문제의 카톡방 캡처. 올티의 문제 발언 이후 동료들은 웃거나 장난치며 호응했다.

올티는 나스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나스 본인의 사진을 캡처하여 카톡방에 올린 후, 마치 나스가 니키 미나즈의 엉덩이를 품평하는 것처럼 위와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올티의 말에 카톡방 멤버였던 지코와 행주는 웃음으로 반응했고 양홍원은 “올티형 형 랩은 잘 모르겠는데 진짜 웃긴 것 같아요”라며 장난스럽게 대응했다.


올티는 <쇼미더머니> 시즌6 출연 이후 종종 자신의 카톡 내용 중 재밌어 보이는 것들을 인스타에 업로드 해왔다. 이번 카톡도 유명 개그맨 크루 나몰라패밀리의 유행어를 따라 하며 동료들에게 드립을 치며 나온 것. 내용이 재미있다고 생각한 올티가 자신의 인스타에 소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성의 신체 부위를 (그것도 주로 섹스어필의 상징이 되는) 그의 남자친구가 공개적으로 품평하는 것처럼 꾸며낸 성희롱적 발언은 웃음보단 분노를 불러왔다. 올티의 카톡이 니키 미나즈에 대한 성희롱이자 남자친구 나스에 대한 모욕이라는 말과 더불어 여타 ‘남톡방 사건’들의 사례와 같은 여성혐오 카톡이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올티의 잘못된 행위를 지적하긴커녕 웃고 넘어가거나 드립으로 받아친 지코, 행주, 양홍원에 대한 지적도 줄을 이었다. 애초에 나몰라패밀리의 유행어 또한 외국인의 발음을 희화화하여 웃음을 유발하는 것으로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다분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사과냐, 쉴드냐?” 올티 사과했지만 논란 남아


논란이 커지자 올티는 카톡방 사진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미국 래퍼 나스 씨의 인스타그램 사진을 캡처 후, 그의 여자친구 래퍼 니키 미나즈 씨를 언급하며 성희롱한 것을 경솔하게도 제 인스타 스토리에 올렸다"라고 정황을 말한 후 "해당 사태의 피해자인 니키 미나즈 씨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올티의 사과문

이어서 니키 미나즈의 인스타 아이디를 태그하여 영어로 된 사과문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영문 사과문에서 그는 자신을 한국의 래퍼라 소개하며 자신의 언행을 설명하고, “내 말에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있었다는 것을 완전히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잘못을 분명히 언급하며 인정했다는 점에서 올티의 사과 행위는 어느 정도 유의미해 보인다. 특히 몇 해 전부터 여성혐오 논란이 끊이지 않는 힙합씬이기에 더욱 그렇다. <쇼미더머니>에서 이름을 알린 블랙넛, 송민호의 경우 여성혐오적 가사로 논란이 된 후에 자신을 향한 비판을 오히려 디스하는 곡을 내기도 했다. 올티의 사과문은 그런 사례들에 비하면 준수해 보이기까지 한다. 

출처: Mnet
송민호는 <쇼미더머니>에서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로 논란을 빚었다. 최근 그는 신곡 '노땡큐'에서 이에 대한 비판을 맞디스하며 다시 논란을 키웠다

그러나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사과문 중간에 들어간 동료 래퍼들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다. 같은 카톡방의 멤버였던 지코, 행주, 양홍원 등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올티는 사과문에서 이들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평소에도 제가 실없는 장난을 많이 해왔던 터라 다른 멤버들이 톡 내용을 제대로 보지 않고서 실소로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결코 제 잘못된 행동에 멤버들이 찬동해서 답을 남긴 게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발언이 동료들에 대한 감싸주기식 발언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생활 속 성희롱이나 여성혐오 발언 등을 다룰 땐 발언자 개인의 의도뿐 아니라 환경적인 요소도 중요한 대목으로 꼽힌다. 성폭력적 언행이 나왔을 때 그를 묵과하거나 그에 동조하는 것은 결국 성폭력적 환경을 조성하는 공범행위라는 것이다. 


이번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성희롱 발언을 한 것은 올티 자신이지만 그를 지적하지 않고 웃으며 넘어간 것 또한 분명 여성혐오적 분위기에 일조한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우고 넘어가려는 것 아니냔 얘기다. 현재 올티를 제외한 다른 카톡방 멤버 래퍼들은 이 건에 대해서 아무런 피드백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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