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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승현 “파페와 포포를 기억하는 방법”

『사랑까지 딱 한 걸음』 펴내
5년 만에 다시 시작된 파페포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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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작성일자2018.01.09. | 18,848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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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와 포포를 만난 지도 15년이 훌쩍 지났다. 2002년 『파페포포 메모리즈』로 시작된 둘의 이야기는 『파페포포 투게더』, 『파페포포 안단테』, 『파페포포 레인보우』, 『파페포포 기다려』로 이어졌다. 아직은 사랑에 서투른 모습, 그래서 더 풋풋하고 담백했던 파페와 포포의 마음은 400만 독자를 사로잡았다. 파페포포 시리즈는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았고, 그들의 추억 안에서 함께 자랐다. 가끔씩 두 사람을 떠올릴 때면 ‘지금쯤 파페와 포포는 어떤 모습일까? 조금은 사랑을 알게 됐으려나?’ 궁금해지곤 했다.

한동안 뜸했던 소식이 다시 들려온 건 지난 11월이었다. 5년 만에 재회한 파페와 포포. 두 사람의 새로운 이야기에는 『사랑까지 딱 한 걸음』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부제는 ‘여전히 사랑이 어려운 나와 당신에게’다. 사랑이라는 게 여전히 달콤쌉싸름하고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건, 파페와 포포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그러나 두 사람은 말한다. “언제나, 영원히 사랑할 순 없지만, 지금 이 순간 온전히 사랑할 순 있다”

모든 순간마다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파페포포 시리즈’는 2~3년 간격으로 찾아왔었어요. 『사랑까지 딱 한 걸음』은 5년 만에 출간됐는데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5년 동안 이 책만 쓴 건 아니에요. 2014년 12월부터 2015년 1월까지 파페포포 애니메이션이 방송됐거든요. 『파페포포 기다려』가 2012년에 나오고, 이후 2년 동안 애니메이션 기획에 참여했어요. 시놉시스를 쓰고 캐릭터를 그리고 배경, 색감, 음악 등을 기획했어요. 프리 프로덕션을 맡게 된 거죠. 애니메이션은 SBS에서 방영됐는데 평일 오후 4시에 편성이 됐어요. 그래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그 작업이 끝난 후에 『사랑까지 딱 한 걸음』을 쓰기 시작해서, 2015년부터 2년 정도 준비했어요. 그러고 보면 2년이나 3년에 한 번씩 책이든 애니메이션이든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이번 책의 제목에는 ‘파페포포’가 빠져있어요.

출판사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새롭게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시리즈가 시작된 지 1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파페포포 앞에는 항상 ‘추억’이라는 수식어가 붙고는 하잖아요. 그래서 이번 책에서는 과감하게 제목에 파페포포를 넣지 않기로 한 것 같더라고요.

리부트(reboot) 인가요?

그렇죠. 하지만 표지에 그려진 캐릭터가 포포라는 건 많은 분들이 알기 때문에, 굳이 파페포포를 제목에 넣지 않아도 아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책의 부제는 직접 지으셨나요?

아뇨, 편집자 분이 지어주셨어요. 제목도 마찬가지인데요. 제가 마음에 드는 걸 고를 수 있도록 리스트를 만들어 주셨어요. 그 중에서 『사랑까지 딱 한 걸음』이라는 제목과 ‘여전히 사랑이 어려운 나와 당신에게’라는 부제가 좋아서 고른 거죠.

부제에 공감하세요? 여전히 사랑이 어렵다고 느끼세요?

네. 20대에는 연인의 사랑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모든 것을 통틀어서 봤을 때, 사랑이란 모든 것에 다 들어있더라고요. 프롤로그에 썼듯이 “인생을 잘 견디며 살아갈 수 있었던 건, 삶의 모든 순간마다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견딜 수 있었던 건 삶의 곳곳에 사랑이 숨어있었기 때문에, 그게 힘이 된 것 같아요. 너무나 흔한 사랑이기도 하지만 너무나 소중하고 값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이런 책을 만들게 된 것 같아요.

전작들과는 스타일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지금까지 파페포포는 여백이 많고 짧은 글이 실려 있었는데요. 의도적으로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추억의 파페포포가 아닌 현재 진행형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그림도 많이 넣었고요. 색감에 있어서도 예전에는 약간 무채색이었는데 조금 더 다채롭게 넣고 싶었어요. 삽화 같은 느낌의 그림들도 많이 싣고요. 그런데 영화 포스터나 사람 얼굴 같은 경우에는 저작권 문제로 빠진 부분도 있어요. 그런 건 그림으로 대체했죠.『파페포포 기다려』에서도 사진과 그림의 결합을 시도하셨어요. 레고를 활용하셨었죠?

『파페포포 기다려』에서도 사진과 그림의 결합을 시도하셨어요. 레고를 활용하셨었죠?

네. 그때는 레고 코리아에 직접 문의해서 허락을 받았어요. 이번 책에는 찰스 디킨스의 사진이나 영화 <그녀에게> 포스터를 싣고 싶었는데, 외국 저작권이다 보니까 승인을 받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걸로 대체하는 방법을 썼어요.직접 서점을 찾아 다니면서 사인회를 진행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직접 서점을 찾아 다니면서 사인회를 진행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서점에 들러서 『사랑까지 딱 한 걸음』을 보고 계신 분께 그림 사인을 해드렸는데요. 의도한 바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공식적인 사인회를 따로 마련할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서점에서 제 책을 구입하시는 분들에게 사인본을 선물하고 싶었던 거예요. 2주 정도 시간을 두고 5군데 서점에 가서 사인을 하고 왔는데요. 처음에는 서점 관계자 분들께 말씀을 드렸어요. 책에 사인을 하면 어떻겠냐고.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사인한 책을 매대에 올려놓는 것만 하려고 했는데, 마침 책을 보시는 분들이 몇 분 계셨어요. 그래서 이 책을 구입하시면 제가 직접 사인을 해드린다고 말씀드렸던 거죠.

독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파페포포를 모르는 분도 계셨어요. 한 아주머니께서 아들을 위해서 책을 고르고 계셨는데 『사랑까지 딱 한 걸음』을 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다가가서 권유를 했었죠. 또 어떤 분은, 그 분도 파페포포를 모르셨는데, 친구한테 메시지를 보내서 파페포포를 아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런데 친구 분이 안다고 하시면서, 자신도 책에 사인을 받아달라고 하셔가지고, 그때 2권인가 3권을 사인해드렸던 기억이 있어요. 직접 독자 분들을 만나면서 인연이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랑까지 딱 한 걸음』에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소심한 파페에게 포포가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안쪽에 있다’고 말해요. 저도 이번 경험을 통해서 내가 문을 열지 않으면 그 누구도 열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찾아가는 사인회’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시작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제가 지금까지 소통하는 데 있어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 파페포포가 활성화 됐을 때는 카페 회원이 12만 명 정도 있었거든요. 그때는 자연스럽게 생각됐는데, 지나고 보니까 그 분들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이었는지 느끼게 된 거죠. 그래서 제가 소통에 조금 더 적극적이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만화가나 창작자들에게는 잘 그린 그림과 잘 쓴 글도 중요하지만, 독자들의 공감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그걸 통해서 살아있음을 느끼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하니까 제가 직접 가게 된 거죠. 다른 이유는 없었고요.

파페포포의 인기, 가장 힘든 시기였어요

작가님의 인터뷰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더라고요. 요청을 많이 받으셨을 텐데, 거절하셨던 건가요?

쑥스러워서 많이 거절했었어요. 창피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제 자신을 보이는 것보다 파페포포 캐릭터를 많이 알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파페포포가 JTS(기아, 질병, 문맹 퇴치 비영리단체), 구로구 홍보대사도 하고 있는데요. 그게 곧 저이기 때문에 앞에 나서는 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었던 것 같기도 해요.

원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으셨어요?

네, 20대에 군대에서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했었어요. 결론은 글과 그림이었고, 관련된 일이 어떤 게 있을까 찾았었죠. 그때 친구 중에 한 명이 애니메이션 회사에 다니고 있었어요. 그 친구에게 부탁을 해서 애니메이션 회사에 다니면서 꿈이 생긴 거죠. 그런데 당시에는 하청 업체가 대부분이었거든요. 애니메이션을 직접 만드는 게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의 작품을 받아와서 그림만 그리는 작업을 했던 거예요. 창작적인 부분은 전무하고요. 저도 그 작업을 했는데요. 제가 하고 싶은 건 창작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일이었고,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게 이야기와 콘티를 만드는 일이었어요. 그때 짬짬이 그린 이야기들이 모여서 파페포포가 됐어요. 그런데 애니메이션화 되지는 않았고요. 2001년에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한 권의 책을 만들어주는 공모전이 있었는데, 거기에 당선이 되면서 파페포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거죠.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를 하기도 하셨잖아요.

그 이후의 일이에요. 먼저 다음에 카페를 개설했고요.

카페는 직접 만드신 거였군요.

네.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만든 거였어요. 처음에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더니 아무도 안 받아주더라고요. 그래서 카페를 개설한 뒤에 사람들의 반응을 보자고 생각했죠. 그런데 카페를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거예요.

관련 책
사랑까지 딱 한 걸음
사랑까지 딱 한 걸음
저자
심승현
발행일
2018.01.18
출판사
예담
가격
정가 13,800원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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