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영광의 '진짜 첫사랑'은?
김영광은 개봉을 앞둔 영화 속에서 첫사랑을 처음 만나던 고등학생 때처럼, 한참 어려진 듯한 모습으로 화보 촬영장에 나타났다.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바이커 재킷이나 슈트를 벗고, 미소도 지운 채.
김영광의 얼굴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언제 활짝 웃을지 모르는 입꼬리다. 그가 표정을 지워야 하는 모델로서 런웨이에 섰을 땐 듬직한 풍채와 나이보다 성숙한 카리스마가 먼저 다가왔겠지만, 미소라고 하기엔 시원한 웃음 덕에 연기자 김영광은 확실한 표정 하나를 이미 지니고 있었다. 그 입매는 지난해 방영한 MBC 드라마 <파수꾼>에선 복수심에 찬 검사의 냉소로, 친구인 성준과 나란히 훌륭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준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에선 나쁜 남자의 알 듯 말 듯 한 미소로 변주되기도 했다. 김영광이 연기자로 데뷔한 지 벌써 10년이 흘렀다. ‘전직’한 후 촬영장이라는 무대가 충분히 몸에 익었을 터. 이제 <너의 결혼식>이라는 영화 개봉을 앞둔 그는 처음으로 한 작품 안에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기에 도전한다.
Q.
지난해 말 영화 촬영이 끝난 뒤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A.
최근 SBS <정글의 법칙> 촬영차 남극에 다녀왔다. 출국날이 내 생일이었다. 그전에는 일본에서 팬미팅을 했다. 해외 팬미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다. 바로 얼마 전 일본에서 드라마 <우리 집에 사는 남자>를 방영해 일본 팬들은 그 작품이나 예전 드라마인 tvN의 <아홉수 소년>을 많이 언급한다.
Q.
남극은 어떤 곳이었나?
A.
온통 하얀 세상이다. 세종기지는 대륙의 끝쪽에 있고 우리 촬영 팀은 대륙 안쪽으로 들어갔다. 한국 예능팀이 대륙 내부로 들어간 건 처음이었다고 한다. 1년의 반은 밤, 또 절반은 낮인 곳인데 백야 기간에만 대륙으로 진입할 수 있다. 보이는 모든 게 워낙 하얗고 햇빛도 강해서 눈 주위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그런데 촬영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오니 서울이 더 춥더라.
Q.
상반기에 개봉 예정인 <너의 결혼식>에서 박보영과 함께했다. 멜로&로맨스물이라는 장르 외에 아직 많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는데, 어떤 분위기의 작품인가?
A.
10대 소년 소녀가 주인공인 대만 영화 <나의 소녀 시대>처럼 아련한 느낌을 품고 있지만, 우리 영화는 전반적으로 더 쾌활하다. 로맨스를 예쁘게 포장하기보다 청춘의 리얼한 이야기로 묘사한다.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대학생을 거쳐 성인이 될 때까지, 한 남자가 한 여자를 10년에 걸쳐 사랑하는 연대기다. 따라서 한편의 성장물 느낌도 난다. 나와 함께 대학 시절 4인방으로 나오는 배우 강기영 형, 고규필 형, 장성범이라는 친구와 웃기는 신도 많이 찍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와 <부라더>를 각색한 이석근 감독님의 데뷔작이다. 나도 모르게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와서 다시 해보라면 똑같이 할 수 없었던 장면도 몇 개 있는데, 그런 연기 경험을 하면 기분이 좋다.>
Q.
‘첫사랑’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뭔가?
A.
‘힘들다’ 정도? 아, 역시 쉽지 않구나 하는 것. 영화에서도 그런 느낌이 배어난다.
Q.
김영광의 실제 첫사랑은 어땠나?
A.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하 지만, 아주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면서부터 더욱 조심스러워졌지. 미래를 생각하기보다 그 감정에 푹 빠져 지낸 듯하다. 그렇다고 따뜻했다는 한 가지 감정으로만 기억하기엔 많은 과정이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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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에디터 권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