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문제아, 학교 밖에서 유망주가 되다
매년 6만여 명의 청소년이 학교를 떠나고 있습니다. 학업 중단 사유는 다양하죠. 부적응, 학교 폭력, 경제적 어려움, 질병….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이렇게 누적된 학교 밖 청소년 수는 2016년 기준 약 39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 이들이 새로운 꿈을 펼치도록 돕는 곳이 있다고 해요. ‘꿈을 드린다’는 의미의 ‘꿈드림센터’가 바로 그곳입니다.
또래 친구들은 대학 진학 고민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정태(가명·18) 군에겐 거리가 먼 얘기였지요. 학교는커녕 한동안 집 밖에도 나가기 싫었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과 가정폭력으로 게임에만 몰입한 삶이었거든요. 은둔생활은 꽤 길었고, 결국 가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연히 꿈드림센터를 알게 되었습니다. 센터에 다니며 못다 한 학업에 열중한 정태 군은 1년 만에 중·고등 검정고시에 연이어 합격했고, 지금은 과거 자신처럼 방황하는 청소년을 잡아주고 이끌어줄 수 있는 경찰관을 꿈꾸며 대학 입학을 준비하고 있어요.
꿈드림센터는 정태 군과 같은 ‘학교 밖 청소년’에게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입니다.
그렇다면 ‘학교 밖 청소년’의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요? 입학 후 3개월 이상 결석하거나 취학 의무를 유예한 청소년이 이에 해당합니다. 제적·퇴학 처분을 받거나 자퇴한 청소년,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학업 중단 숙려 대상 등 잠재적 학교 밖 청소년 포함)도 역시 포함됩니다. 신청 연령은 9~24세 청소년이에요.
실제로 이곳에는 20대 청소년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요. 유하나(가명·22) 씨는 원래 하키 선수가 꿈이었는데요. 고등학교 중퇴 후 방황 속에서 18세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었습니다. 두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 꿈드림센터를 찾았고, 지속적인 진로 상담을 통해 그동안 잊고 살았던 꿈을 되찾게 되었지요. 현재 스포츠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유 씨는 “내 인생은 더 이상 외롭거나 슬프지 않다. 행복과 따뜻함, 희망으로 가득하다. 나의 미래는 지금보다 더 멋지고 빛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여가부에서는 지난 2015년 5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을 계기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하고, 전국 202개 이상 꿈드림센터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중 청소년들의 자발적 참여가 가장 활발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곳은 서울 송파구 꿈드림센터인데요. 전국 꿈드림센터 가운데 처음으로 단독 건물을 마련해 확장·개소한 곳이기도 합니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건물에 체력단련실, 자립사업장(카페), 강당, 개인상담실, 강의실, 멀티미디어실, 도서관 등을 갖추고 있어요.
현재 이곳에 등록된 청소년은 약 300여 명. 송파 꿈드림센터 권민정 팀장은 “학생들 모두 자율적으로 시간표를 짜고 주체적으로 참여한다”고 말합니다.
수업시간은 매일 다르지만 대개 10시부터 6시까지 이어집니다.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을 위한 국영수부터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을 위한 국영수, 자기계발, 자격증 획득 차원의 외국어, 그리고 사진 영상, 마스터셰프, 웹툰 과정 등 과목도 다양하죠. 학생이 배우고 싶은 과목이 있을 경우 센터 측에 개설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김현지(가명·17) 양의 경우 본인이 배우고 싶은 과목을 직접 요청해 수업을 듣고 있어요.
센터에서는 이처럼 학업 희망 청소년들 개개인에 맞춘 학습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입 준비반 운영, 대입 설명회 확대, 대학생 학습 멘토 지원 등 상급학교 진학도 포함됩니다.
학업뿐만이 아니라 취업희망 청소년에게는 명확한 적성검사 및 진로 탐색 과정을 거쳐 취업사관학교, 취업성공패키지 등 전문 직업훈련 과정과 연계하고 있기도 합니다. 초기상담, 심리·지원 상담, 자립·학습 동기 강화 상담, 가족 상담 등 상담 지원과 생활 지원, 법률교육 및 자기계발(자격증 취득 등), 생활 기술 지원 등 ‘자립 지원’도 하고 있고요.
실제로 성취감을 맛본 학생도 많습니다. 현재까지 등록 인원의 약 30%가 복교, 자격증 합격, 대학 진학, 취업 등의 목표를 달성했어요.
또한 민관 협업을 통해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자유공간 마련, 스포츠 직업 역량 강화, 맞춤형 창업캠프, 문화·예술 재능 발굴 등을 펼치고 있는데요. 특히 2016년부터는 학교 밖 청소년 대상(9세 이상 18세 이하) 정기 건강검진을 전면 도입해 상담 및 진찰, 혈액검사, 간염 검사, 구강검진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센터의 모든 지원은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지요.
권 팀장은 청소년들의 ‘온전한 자립’이 센터의 가장 큰 존재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송파 꿈드림센터는 올해 말까지 청소년 400명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학교 밖 청소년,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입니다. 정말 아이들이 편안하게 접근해줬으면 좋겠어요. 문은 언제든 열려 있습니다.”
꿈드림센터 참여를 원하면 누리집(www.kdream.or.kr), 청소년 전화 유선 1388, 핸드폰 <지역번호+1388>로 문의하면 됩니다.
■ ‘꿈드림센터’가 더 넓어진다!
전국 꿈드림센터 내 ‘청소년 자유공간’인 ‘렛츠런 드림센터’를 개설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어요.
‘렛츠런 드림센터’는 여성가족부가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전용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해 한국마사회 사회공헌재단인 렛츠런 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내에 자유공간을 마련해주는 사업입니다. 청소년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학습, 문화·예술·체육활동 및 놀이공간으로 활용되는데요. 이곳에서 동아리 모임, 발표마당, 친구 초청 파티 등을 할 수도 있고 각종 체험 활동도 가능합니다.
지난 2014년 5개소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전국 총 32개소를 마련한 데 이어, 올해 11개소를 추가 개소할 예정이에요. 경기 포천, 광주 북구, 서울 강서구, 경남 양산에 개설을 마쳤으며(6월 21일 기준), 부산 동래구, 서울 금천구, 전북 군산시, 서울시, 대구 수성구, 전남 등에서 개설을 앞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