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가 드라마 캐릭터 같아진 이유
조회수 2017. 11. 26. 20:10 수정
많아야 하는 사람이 너무 드물게 되어버린 현실
이국종 교수님은 드라마 골든타임과 낭만 닥터 김 사부의 모티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드라마의 캐릭터로 오마주 될 정도인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흔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꼭 필요한 일을 하는 분이 흔하지 않아 드라마 캐릭터 같아진 것일까요.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의료보험 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많은 제도가 그렇지만 아주 잘 작동하기도 하면서 부족한 부분도 있습니다.
감기와 같은 가볍고 흔한 질병은 아주 적은 비용을 부담하며 치료해 줄 수 있지만 정작 위중하거나 심각한 경우 보험으로 보장되지 않는 경우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의료보험의 잘못된 지출을 막는다는 목적으로 진료를 심사하고 삭감 여부를 판별하는데 질병마다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이 있어 이를 벗어난 부분은 삭감 처리하게 됩니다.
간혹 환자의 예후나 회복을 위해 신념에 따른 치료를 하더라도 기준에 벗어나면 삭감되어 양심에 따른 진료나 교과서적 진료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진료비가 삭감되면 손실은 병원이 책임져야 합니다.
그렇게 삭감할 것이면 심평원 기준으로 가르치지 왜 의대 교육을 했느냐며 심평원의 기준에 볼멘소리도 있습니다. 이국종 교수님은 "나는 연 10억 적자의 원흉"이라고 말한 적이 있죠.
비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며 양질의 의료를 저렴하게 제공하게 된 장점이 있었지만 반면 의료보험의 현실적 제약에 묶여 보험이 주로 보장하는 진료과의 경우 사정이 열악해지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메이저 진료과로 분류되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는 인기가 줄어들고 보험 진료가 없어 진료비를 자율로 정하는 "피안성"이 인기학과로 부상하는 부작용이 생겨납니다.
힘들고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과 동시에 경제적 고민까지 해야 해 외과는 물론 산부인과 소아과는 전공의들이 기피하게 되었고 내과도 그 궤를 같이 하려 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진료과는 흉부외과입니다.
전문의가 되기 위해 전공 과목을 선택해 수련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자신의 전공 과목을 택할 때에 하고 싶은 것을 할지 현실적 조건을 고려할지 고민하는 것은 취준생들이 고민하는 진로 고민과 그 궤가 비슷합니다.
그러다 보니 현실적인 측면에 따라 인기 비인기학과가 바뀌고 중요한 진료과들은 수가의 어려움에 더불어 지원자마저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게 됩니다.
의료보험은 거의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되어있고 국민 대다수가 의료보험비를 납부하고 있어 준조세적인 성격을 띄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쉽게 올리지 못하고 의료 재원은 항상 한정적인 범주 안에서 사용을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수가 인상이 실물경제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올 5월에는 소아 심장수술에 쓰이는 인공혈관을 공급하는 미국 고어사가 손해를 본다며 철수를 선언했다가 비판 여론에 철회한 바 있습니다. 수입 약이나 의료기기의 경우 유사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폭넓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어려운 조건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해결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정말 보호받아야 하는 부분이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이슈를 통해 다시금 환기되는 모양새입니다.
정말 어려운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조금씩 고치고 개선해나가야 하는 부분임은 틀림 없습니다.
[유라이프 편집팀]
[유라이프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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