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1주년, 리니지M이 새겨온 기록과 의미들
"리니지답게, 엔씨소프트답게 서비스할 게임이다."
작년 5월 진행된 <리니지M> 기자간담회에서 김택헌 부사장이 직접 한 말이다. 엔씨소프트의 기둥인 PC MMORPG <리니지>를 모바일로 옮긴 작품 <리니지M>. 게임은 처음 모습이 공개됐을 때부터 업계와 유저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 기대감을 증명하듯, <리니지M>은 출시 전부터 다양한 기록들을 남겼다. 국내 모바일 MMORPG로는 최초로 550만 명이 사전 예약을 신청했으며, 첫날에만 210만 명의 유저가 접속했다. 매출 역시 일일 최고 13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시장에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2018년 6월 21일. <리니지M>이 1주년을 맞았다. 서비스 1년을 되돌아보며 그간 <리니지M>이 남긴 유의미한 기록들과 그 영향들을 정리해봤다.
1. 최초의 연속,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새긴 기록들
<리니지M>은 최초 발표 당시부터 업계와 유저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원작 PC MMORPG <리니지>는 1998년부터 현재까지 서비스 중인 엔씨소프트의 대표 장수 타이틀이다. 긴 시간 동안 서비스된 만큼, 두텁고 넓은 팬층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리니지M>은 원작 핵심 요소를 모바일로 구현했다는 정보만으로 기존 '리니지' IP 팬층의 이목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유저들의 기대는 서비스 전부터 다양한 기록들로 남겨졌다. <리니지M> 사전예약이 시작되면서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전날 대비 2.03% 상승한 32만 6,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리니지 이터널> 공개를 앞뒀던 2011년 10월 이래 6년 만에 기록된 최고가 경신이다.
두 달간 진행된 사전 등록 이벤트에는 약 550만 명의 유저가 몰렸다. 게다가 당시 상당히 많은 유저가 몰리면서 최초 100개였던 서버는 30개 증설, 총 130개의 서버가 운영됐다.
서비스 첫날 기록도 인상적이다. 서버가 열리자마자 약 210만 명의 유저가 접속을 시도했고, 입장 시 수천의 접속 대기를 기다리는 것은 물론이며 유저가 몰린 몇몇 서버는 다운됐다.
<리니지M>은 출시 하루 만에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고 매출 2위를 달성해 6개월간 매출 1위에 올라있던 <리니지2 레볼루션>을 밀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그 결과, <리니지M> 오픈 첫날 매출은 107억 원. 2017년 7월 1일에는 일일 최고 매출 130억 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국내 모바일 시장 최초의 기록이다.
2. 리니지M 매출로 3천억 돌파! 한국 구글플레이, 역대 최고 매출
기록적인 매출은 국내 모바일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한국 구글플레이는 <리니지M> 서비스가 시작된 2017년 6월에 매출 약 2,547억 원, 7월에는 3,648억 원을 기록했다. 6월 매출은 5월 대비 약 24.1%, 7월은 그보다 43.2% 증가한 1,101억 원이 상승했다.
특히 한국 구글플레이 7월 매출은 3,648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IGAWorks 보고서에 따르면, <리니지M>은 2017년 6월 21일 출시 후 한 달 누적 매출 2,256억 원을 기록했다. 이로 미뤄봤을 때, 2017년도 한국 구글플레이 하반기 매출 증가에 <리니지M>이 상당수 기여했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리니지M>의 매출이 가장 높았던 6월과 7월에는 장르별 매출에서도 인상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한국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된 RPG 카테고리의 6월 매출은 이전 달보다 약 10% 증가한 69%를 차지했다. 7월에는 그보다 11% 더 상승한 80%의 비중을 차지했다. <리니지M>의 기록적 매출로 인해 RPG 장르의 매출 집중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2017년 한국 구글플레이는 총 누적 매출 3조 4,342억 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6년 매출(2조 934억 원)과 비교하면 64% 상승한 기록이며 2015년(1조 6,751억 원)에 비하면 무려 2배 성장한 것이다.
3. 대만 모바일게임 시장 역대 최단기간 최대 매출! 해외에서의 성과
해외 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가 다수 만들어졌다. 대표 사례로는 대만 시장을 꼽을 수 있다. 대만에서 '리니지' IP는 PC MMORPG <리니지> 서비스 시절부터 높은 인기를 끌어왔다. 실제로 또 다른 리니지 IP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 역시 대만에서 상당한 인기를 보이며 서비스 300일간 16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리니지M>은 대만 내 '리니지' IP의 인기를 증명하듯 그 이상의 기록을 만들어냈다. 사전 예약자만 251만 명이 몰렸으며, 출시 약 4개월 만에 4,03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대만 모바일게임 시장 역대 최단기간 최대 매출이다.
게다가 <리니지M>은 출시 132일 만에 4,030억 원의 매출을 기록, 2018년 1분기에는 대만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의 53%를 견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니지M>은 현재 서비스 중인 국가 외에도 일본, 중국, 북미 등 더 넓은 시장으로 뻗어 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니지M> 서비스 1주년 미디어 간담회에서 엔씨소프트 윤재수 CFO는 "한국과 대만을 제외한 국가들은 '리니지' 브랜드가 새로운 RPG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 맞으면서도 친절하게 수정 작업을 하고 있다."며 해외 버전 <리니지M>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역시 "<리니지M>의 해외 버전은 해외 시장을 겨냥한 완전히 새로운 <리니지> 모바일 IP를 내세울 것이다. 별도 팀을 통해 준비 중이며, 단순 기능 추가나 일부 모델 변경이 아닌 색다른 모습의 <리니지M>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적극적인 해외 진출 의사를 밝혔다.
4. 엔씨소프트, PC게임 시장에 이어 모바일게임 시장에 박차를 가하다
"모바일게임 시장에 도전하며 바쁜 한 해를 보냈고,
<리니지M>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IP의 가치를 확인했다."
[엔씨소프트 2017년 4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윤재수 CFO의 발언]
엔씨소프트는 2016년 하반기부터 <리니지 레드나이츠>, <파이널 블레이드>, <프로야구 H2> 등을 출시하며 모바일게임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성과는 그리 길게 가지 못했다. '리니지' IP를 내세우며 등장한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출시 후 매출 정상에 올랐지만 상승세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탄탄하게 자리 잡지 못했던 엔씨소프트. 이러한 회사에 <리니지M>은 그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본격적인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기둥이라 볼 수 있다.
실제로 <리니지M>은 엔씨소프트 매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단순히 액수가 올랐다는 것이 아닌 회사의 매출 구조가 변했다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2월 진행된 엔씨소프트 컨퍼런스콜에 의하면, 회사는 모바일게임을 통해 2017년 한 해 매출의 57%를 차지하는 9,953억 원을 벌어들였다. PC MMORPG 기업 이미지가 각인된 엔씨소프트로서는 눈에 띄는 성과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모바일 퍼블리셔 상위권에 회사의 이름을 올리는데도 상당한 이바지를 했다. <리니지M> 출시 전 엔씨소프트는 퍼블리셔 시장 점유율 2.1%로 매출 순위 8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리니지M> 출시 후 30.2%의 매출 점유율로 퍼블리셔 매출 1위를 가로챘으며, 매출이 대폭 상승한 7월에는 매출 점유율 56.6%를 기록했다.
물론 <리니지M>의 매출은 단순히 '모바일게임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수준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앱애니가 공개한 2017년 7월 모바일 양대 마켓 통합 매출 보고서에 의하면 <리니지M>이 텐센트의 <왕자영요>를 꺾고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출시 한 달, 그것도 순수 국내 매출만으로 1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5. '리니지'에서 독립한 '리니지M', 모바일 이식작에서 독자 콘텐츠로
"<리니지M>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을 때 <리니지>를 사랑하는 수많은 분들께 현시대에 맞는 <리니지>를 다시 가질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리니지M 1주년 미디어 간담회에서 김택진 대표의 발언]
<리니지M>은 사실 PC MMORPG <리니지>의 모바일 이식작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본래 원작의 콘텐츠를 따라가는 형태로 서비스를 운영하겠다 밝히기도 했으며, 실제로 게임 초반 업데이트는 <리니지>에서 이미 검증된 콘텐츠를 차례로 추가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리니지M>의 성과는 아주 긍정적이다. 전년도 회사 매출의 절반을 창출했을 뿐 아니라, PC MMO 중심의 엔씨소프트가 모바일시장에 당당하게 안착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됐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1주년 행사 키노트 자리에서 <리니지M>과 <리니지>의 '결별'을 선언했다. <리니지>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리니지M> 고유의 특징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뜻이다. 선언과 함께 그는 선언의 이유를 밝혔다.
"<리니지M>이 보여줄 성과나 게임 시장에서의 의미가 뚜렷이 보이지 않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 그래서 언제든 원작 <리니지>와 합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리니지M>이 독자적인 길을 걸을 수 있겠다고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위와 같은 선언을 하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와의 결별을 선언한 1주년 행사 자리에서는 <리니지M>만의 신규 클래스 '총사'를 공개했다. 이는 <리니지M>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들어가는 시작점으로, 이후 지속해서 <리니지M>만의 고유 콘텐츠를 도입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다.
모바일 이식작에서 독자 콘텐츠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 <리니지M>. 더 넓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앞으로의 <리니지M>을 기대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