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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이 추구하는, 유저가 이 게임을 선택할 이유

조회수 2018. 2. 14. 18: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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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모바일 MMORPG와 확실한 '차별화'를 시도했다.

매일 수백, 수천 개의 신작이 쏟아지는 모바일게임 시장. 하지만 정작 내 입맛에 맞는 게임을 찾기한 하늘에서 별 따기다. 너무 경쟁이 치열한 탓에, 성공한 작품의 특성을 따라한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 지금 모바일 시장에 만족하지 못하는 유저라면, 내 입맛에 맞는 새로운 느낌의 게임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런 유저를 위해 신작이 기존 작품과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에 살펴볼 게임은 지난 9일 출시된 모바일 MMORPG <시그널>. 광고에선 애니메이션 같은 그래픽과 유저 간의 다양한 소통을 내세운 게임. 이 게임은 기존 다른 게임들과 어떻게 다를까? 정말 광고에 나온 것이 다일까? 모바일 MMORPG <시그널>에 대해 살펴봤다.​



# 플레이 스타일 고착화를 막기 위해 ‘직업’을 없애다?

 

PC 플랫폼이 대세였던 시절 MMORPG 장르를 상징하는 것은 ‘역할 배분’이었다. 탱커, 딜러, 힐러, 더하자면 버퍼와 디버퍼까지.​ ​여러 종류의 캐릭터가 하나의 파티를 이루고 각자에게 부여된 고유의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MMORPG의 ‘역할 배분’은 플랫폼이 PC에서 모바일로 바뀌며 매우 약해졌다. 모바일 MMORPG는 언제 어디서든 접속이 쉽다는 특성 상 유저들의 접속 시간대가 천차만별이었다. 또한 네트워크나 전화 등의 문제로 플레이가 수시로 끊길 수 있다는 위험도 존재했다. 이런 탓에 모바일 MMORPG에서 '파티플레이'가 원활히 진행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인 역할 배분이 제대로 작동할 수도 없었다. 대미지 딜링이 안되는 힐러와 탱커 유저는 딜러도 제대로 구할 수 없고 혼자 하긴 사냥도 너무 어려워 초반 구간에서 대부분 이탈했다. 딜러 또한 후반부 파티플레이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콘텐츠에서 후반까지 살아 남은 탱커·힐러를 찾을 수 없어 자연스럽게 게임에서 이탈했다.

 

모바일 MMORPG 개발사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캐릭터를 ‘딜러화’시켰다. 탱커는 ‘튼튼한 딜러’, 힐러는 ‘힐 있는 딜러’가 됐다. 전부 다 딜러 밖에 없으니, 남은 것은 직업 고유의 개성이 아니라, 같은 일을 하지만 플레이 스타일만 조금 다른 캐릭터들 뿐이었다. 어느덧 모바일 MMORPG의 '직업'은 특정한 ‘플레이 스타일’을 가리키는 것이 됐다.

 

이 변화는 유저들의 플레이를 제약했다.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즐기기 위해서는 새로운 캐릭터를 육성해야 하는 것은 기본. 또 밸런스 패치로 내 캐릭터의 성능이 떨어졌을 때나, 다른 캐릭터의 성능이 올랐을 때도 새로운 캐릭터를 육성해야 했다. 직업이 가진 고유의 역할이 희미해져 일어난 일이다. 다같이 딜러인 상화에서 누구 하나가 너프되면 그 캐릭터의 고유 가치는 없어지니까.

 

‘게임사’ 입장에서 유저들이 새로운 캐릭터를 육성한다는 것은​ 게임의 수명을 늘린다는 점에서 좋았을 지 모른다. 하지만 ​유저에게 ​그동안 캐릭터를 키우는 데 들인 노력을 다시 한 번 새로운 캐릭터에 들여야 한다는 점은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때문에 모바일 MMORPG에서 유저들은 자신이 키우던 캐릭터의 플레이 스타일에 질렸을 때, 혹은 밸런스 패치나 신규 캐릭터 추가로 다른 캐릭터를 키우지 않으면 손해처럼 느껴질 때 많이 이탈했다.

 

최근에 출시된 <시그널>은 모바일 MMORPG의 이러한 약점 보완을 고민한 작품이다. <시그널>은 유저들의 육성 부담을 줄이면서 동시에 플레이 스타일의 고착화를 막기 위해 근본적인 원인인 ‘직업’을 없애는 방법을 택했다. <시그널>의 이런 시도는 게임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 플레이 스타일 규정하던 ‘직업’을 없애다.

 

<시그널>에서는 하나의 캐릭터로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다. 정해진 직업 없이, 어떤 종류의 무기를 들었느냐에 따라 캐릭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시그널>에는 직업이 없다. 따라서 캐릭터마다 정해진 무기도, 스킬도 없다. 유저는 창, 대검, 단검, 카타나. 지팡이, 캐논, 활의 총 7종류의 무기를 바꿔 장착하는 것으로 자유롭게 플레이 스타일을 변경할 수 있다.


# 저마다 다른 무기가 유리한 콘텐츠들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이 준비돼 있다고 해도 한 가지 스타일이 모든 콘텐츠에서 효율적이라면 ‘무기 교체’ 시스템은 의미를 잃는다. 오히려 기존의 직업 시스템보다 모든 유저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더 쉽게 고착화 시킬 수 있는 위험부담도 있다. 

 

<시그널>은 이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게임은 ‘던전’, ‘필드보스’ 등의 각 콘텐츠마다 유리한 무기를 따로 설정해  유저들이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즐기도록 유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싱글 던전인 ‘모험 던전’에서는 ‘대검’이 유리하다. 몬스터가 던전에 넓게 흩뿌려져 있는 스타일인 덕분에 한 마리씩 강력한 대미지로 찍어 누르기 용이하고, 보스전에서는 대검의 패시브 덕에 전투를 쉽게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파티 던전인 ‘영웅 원정’에서는 ‘활’이 유용하다. 자체적인 딜링 능력이 타 무기에 뒤떨어지지 않으면서도 파티 전체의 대미지 딜링 능력과 생존력을 매우 크게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 몬스터가 3~5마리씩 무리지어 등장하는 파티 던전 특성 상, 광역 공격에 특화된 '스태프'도 좋은 선택.

 

매 층마다 적의 무기가 바뀌는 ‘수련의 탑’에서는 매 층마다 유용한 무기가 바뀐다. 은신으로 몸을 숨기고 기습하는 ‘쌍검’을 상대로는 넓은 범위에 대미지를 주는 ‘스태프’가 유리하고, 장거리에서 포격을 가하는 ‘캐논’을 상대로는 돌진기가 있는 ‘카타나’나 넉백을 무시할 수 있는 있는 ‘창’이 유리한 식이다.

 

이외에도 <시그널>은 ‘혼의 전장’, ‘마력 제단’, ‘PvP’ 등 각기 다른 성격의 콘텐츠를 통해 유저들의 다양한 무기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무기의 특징이 ‘상성’의 형태로 구현된 것이 아니기에, 다른 무기로도 충분히 공략 가능하다.


# 강화 부담 없이 자유롭게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다

 

<시그널>은 ‘자유로운 무기 교체’를 위해 장비 세팅과 스킬 포인트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였다.

 

그간 <시그널>과 같은 시도를 한 게임이 없진 않았으나 이게 인상적이지 않았던 이유는 무기 교체가 실질적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아무리 자유로운 무기 교체를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유저가 이를 위해 제한된 스킬 포인트를 쪼개야 한다거나 남들보다 2~3배의 공을 들여 여러 무기를 갖춰야 한다면 단점이 장점을 가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그널>은 개별 장비 강화가 아니라 ‘슬롯’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택해 유저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 슬롯 자체를 강화하면 해당 슬롯에 장비된 무기가 똑같은 강화 효과를 받는 방식이다. 덕분에 유저는 <시그널>에서 동급의 무기만 준비한다면 ‘강화’에 대한 부담 없이 언제든지 무기를 교체해 플레이 스타일을 변경할 수 있다. 

스킬 포인트도 비슷하다. 스킬 포인트에 제약이 있어 선택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면, 포인트가 투자되지 않은 다른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스킬 포인트가 특정 플레이 스타일을 고착화 시키는 셈이다. 

 

<시그널>은 스킬 포인트가 자유로운 무기 교체를 제한하지 않도록 ‘무제한’ 획득 방식을 선택했다. 유저는 캐릭터 레벨업이 아니라 ‘접속 시간 누적 보상’, ‘출석 보상’, ‘콘텐츠 보상’으로 스킬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그리고 각 무기별 스킬은 최대 10레벨로 제한해 시간만 충분히 들인다면 모든 무기의 스킬을 최대로 올릴 수 있게 했다.

 

이렇듯 <시그널>은 ‘슬롯 강화’와 ‘제약 없는 스킬 포인트 획득‘을 통해 무기 변경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였다. 확실하게 ‘자유로운 무기 변경’을 지원할 의도인 셈이다.


# 게임에 익숙해질수록 더 다양화하는 플레이 스타일​

 

유저들은 <시그널>에서 무기 변경을 통해 하나의 캐릭터로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즐길 수 있다. 그렇기에 유저들의 목표는 언제든지, 다양하게 플레이 스타일을 바꿀 수 있도록 여러 종류의 무기를 갖추는 것이 된다.

 

그런데 <시그널>에 존재하는 무기의 종류는 총 7종. 초반부터 꾸준히 플레이 스타일을 변경하며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쉽게 익숙해질 수 있는 양이다. 게임은 익숙함이 지루함으로 바꾸는 것을 막기 위해, 후반부에 획득할 수 있는 무기에 ‘특성’이라는 시스템을 더해 다시 한 번 플레이 스타일을 변화시킨다.

참고로 <시그널>에는 ‘장비 뽑기’가 없다.

‘특성’은 특정 스킬의 효과를 강화하거나 무기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의 특수 옵션이다. 예를 들어 전설 등급 대검 중 하나는 ‘폭주’의 효과를 극단적으로 강화하고, 또 다른 대검은 모든 스킬을 고르게 강화하는 등의 방식이다. 이런 최고 등급 무기가 한 무기 종류 당 4개씩 존재한다.​

 

‘파밍’의 즐거움을 위해서일까. <시그널>에는 모바일 MMORPG가 흔히 도입하는 비즈니스 모델인 ‘장비 뽑기’도 없다. 

 

이렇듯 <시그널>은 ‘특성’ 시스템을 통해 ‘영웅’, ‘전설’ 등급 무기를 획득하는 후반부 시점에서 유저의 플레이 스타일을 더욱 다양화시킨다. ‘새롭다’는 느낌을 주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무기를 수집하고자 하는 ‘파밍의 즐거움’을 더하는 셈이다.


# 색다른 방식으로 고민을 해결하다

 

그동안 <시그널>과 비슷한 고민을 한 모바일게임은 없지는 않았다. 다른 게임에서도 플레이 스타일 고착화를 막기 위해 직업은 유지한채 ‘다양한 스킬 트리’를 제공하거나, 직업별로 2~3개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나름의 ‘선택지’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유저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다변화시키지는 못했다. 하나의 직업군 안에서는 반드시 ‘효율적인 스킬 및 장비 세팅’이 튀어나왔고, ‘강화’와 ‘스킬 포인트’가 있는 탓에 한 번 선택한 플레이 스타일을 쉽게 변화시킬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그널>의 시도는 파격적이면서도 명쾌하다. MMORPG하면 당연하게 떠오르는 ‘직업’을 삭제했으니 말이다. 적어도 <시그널>에는 플레이 스타일 변경에 대한 제약도, 부담도 없다. 

 

<시그널>의 이러한​ 시도가 모바일 MMORPG 시장의 판도를 바꿀만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또 ‘성공’을 보장한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정체된 모바일 MMORPG 시장에 ‘새로운 도전’이라는 한줄기 바람을 일으켜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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