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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과 사랑에 빠질 확률, 989.727분의 1

조회수 2018. 4. 16. 18: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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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이 얘기하는 '운명론'

# 글을 여는 글 

알랭 드 보통의 연애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특별한 로맨스가 없습니다. 

그저 평범한 남자인 ‘내’가 
평범한 여자인 클로이를 만나 
평범하게 연애하고 이별하는 이야기죠.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혹은 사랑했던 사람처럼요. 

알랭 드 보통의 소설로 
우리의 연애를 읽어봅니다, 


  
   


낭만적 운명론자가 되다



  


12월 초의 늦은 아침, 
런던행 비행기를 탄 '나'는 
옆자리의 낯선 여자와 
우연히 말문을 틉니다. 

몇 번의 대화가 이어지고… 
런던에 도착했을 즈음엔, 
이미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죠.


 


사랑에 빠진 '나'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자신과 클로이가 
- 바로 오늘 
- 같은 비행기를 타고 
- 옆자리에 앉아 
- 대화까지 하게 될 확률은,



989.727분의 1. 

이 정도의 확률이라면 
운명 말고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겠냐고.




‘우리는 운명이었어!’ 
이 엄청난 해석을 덧붙이고 나자 
'나'의 사랑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시작합니다.   


다른 이름은 '낭만적 얼간이'


꼭 특정한 사람들만 
운명론자가 되는 건 아니에요.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누구나 사소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걸 대단한 일인 것처럼 
부풀려서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러다보면 문득 (잠깐의 몽상일지라도) 
운명인가 생각하기도 하고요. 

그럼 내 사랑이 누가 봐도, 
객관적으로 더 멋지고 
엄청난 것이 되니까요.




코넬 대학의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 교수는 
이 낭만적 운명론을 
Fatuous Love라고 이름 지었어요. 
(Sternberg, Robert J., 1997) 

직역하면 '얼빠진 사랑'! 
펄펄 끓는 사랑을 
자기 자신도 주체할 수 없어 
얼빠진 상태가 된다는 뜻인데요.


 


이런 사랑에 몰입한 사람들은 
상대를 향한 열정은 물론, 
인연에 대한 확신도 
매우 강하다고 합니다. 

운명을 믿을 만큼요! 

사랑을 막 시작한 사람들에게 
특히 많이 나타나는 모습이죠.   


사랑했다는 증거


쑥스럽지만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약 5년 전, 
A를 소개팅으로 만났는데요. 

A와 연애를 막 시작했을 때, 
이런 상상을 한 적 있거든요. 

- 내가 A와의 소개팅을 거절했다면? 
- 3개월 전 다른 남자의 고백을 받아줬다면? 
- A와 내가 다른 학교에 다녔다면? 
- 주선자가 A와 같은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 내가 이 소개팅을 스무살 때 했더라면? 
- A가 만약...... 

쓸데없는 공상임을 알면서도 
이런저런 가정들을 나열하다보면 
이 인연이 진짜 더욱 
로맨틱하게 다가오는 거예요. '

신기해! 이런 게 운명은 아닐까?' 
맹세코, 저는 원래 
운명론자도 아닌데 말이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그 분과 사랑에 빠진 '운명'을 
어떻게 설명하시겠어요? :) 

좀 바보 같아 보이면 어때요. 
연애를 하는 누구나, 
사랑을 한다면 누구나 겪는 일인 걸요.


(그 분을 사랑한다는 증거랍니다.) 

p.s. 

로버트 스턴버그 교수는 
'낭만적 얼간이' 말고도 
사랑 유형 8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지금 당신이 어떤 타입의 
사랑을 하고 있는지, 

스턴버그 교수의 이론으로 만든 
<사랑 유형 테스트>로 확인해 보세요.
참고문헌
*Sternberg, Robert J. "A triangular theory of love." Psychological review 93.2 (1986): 119. *Sternberg, Robert J. "Construct validation of a triangular love scale." 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27.3 (1997): 31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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