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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불, 탄생의 신비 밝혀졌다?!

조회수 2018. 3. 21. 07: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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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채널A '잘살아보세' 갈무리
개불 먹는 탈북미녀!

국내 연구진이 '거시기'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는 해양 생물 '개불' 탄생의 비밀을 밝혀냈다고 합니다. 지난 15일 해양수산부는 세계 최초로 개불(Urechis unicinctus)의 발생 단계별 발현 유전체(전사체)를 해독해 개불 증식 연구의 학술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출처: 해양수산부
개불(Urechis unicinctus)의 성체.

'개불'은 개의 성기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책 <바다맛 기행2>를 보면 개불은 몸길이가 10∼30㎝ 정도입니다. 주둥이는 짧은 원통형이고 몸 빛깔은 붉은 색이 도는 유백색인데요. 꼬리의 항문 부근에는 9∼13개의 센털이 에워싸고 있습니다.

출처: Giphy
'개불'은 개의 성기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보통 연안에 서식하는 개불은 항문으로 물을 뿜어 땅 속에 구멍이 두 개인 U자형 터널을 만들고 그 안에서 삽니다. 구멍의 지름은 1cm 정도이며 자세히 보면 땅 속에서 물을 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출처: 채널A '잘살아보세' 갈무리
개불 서식 모습 단면.

개불은 국내에서 연간 약 1,400톤(2012년 기준) 정도가 소비되고 있는데요. 숙취 해소 및 간장 보호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아스파라긴산이 다량 함유돼 있고, 불포화지방산(오메가-3)도 풍부해 고혈압 예방에 좋습니다. 대표적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죠. 기관지 천식에도 좋아 미세먼지가 많은 날 먹으면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생긴 건 '거시기' 해도 개불의 맛은 아시는 분들은 아실텐데요.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이 일품입니다. <바다맛 기행2>에 따르면 개불은 달달한 맛이 난다고 하네요. 이렇게 달짝지근한 맛이 나는 이유는 글리신과 알라닌이 포함돼 있기 때문인데요. 이 성분 영향으로 씹으면 은은한 단맛과 감칠맛이 나며 바다 향기가 감돈다고 합니다.

출처: 채널A '잘살아보세' 갈무리
물을 뿜기도 하는 개불.

이번 연구에서는 개불이 수정란으로부터 유생에 이르기까지의 14개 발생 단계별로 발현되는 총 20,300여 개의 전사체 정보를 해독해 개불 성장에 필요한 발현 유전체의 설계도 초안을 완성했습니다.

참고로 전사체란 '전사(transcription)'와 전체를 의미하는 접미어 '체'가 뭉친 표현인데요. 생명과학대사전을 참고하면 전사란 유전자 형질발현의 1단계에서 유전자DNA의 뉴클레오티드배열을 상보적 RNA로 복사하는 반응이라고 합니다. 참고만 하시면 됩니다.

출처: 해양수산부
개불이 수정란에서 유생에 이르는 14가지의 발생 단계.

이화여대 박중기 교수팀과 전남대 박춘구·충북대 조성진 교수팀이 이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했다고 하네요. 

출처: 해양수산부
박춘구 교수(좌), 박중기 교수(우)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발생 단계별 발현 유전자의 해독정보를 이용해 개불의 호르몬을 조절하고 성장을 촉진시킴으로써 향후 양식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윤두한 해양수산부 해양수산생명자원과장은 "앞으로도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양식기술이나 품종개량기술 등 생명자원 관련 연구를 적극 지원하여 해양생물의 활용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성과는 유전체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기가 사이언스> 2018년 3월호 온라인 판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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