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내향적'인데 성공한 사람들?!

조회수 2018. 1. 19. 08: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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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GIPHY

학교나 회사 등 사회 생활 하다보면 외향적 성격의 사람이 소심하고 내향적인 사람보다 더 주목받고 '성공한다'고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일단 언행 자체가 눈에 띄기 때문에 주목받고 모임에서도 주도적으로 행동하다 보니 대체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이쯤되면 '성격을 고쳐야 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소위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죄다 외향적이진 않다고 합니다. 내향적인 성격인데도 성공한 사람들, 누굴까요?

출처: 랜덤하우스코리아
책 <청소년을 위한 콰이어트 파워>

미국 변호사이자 작가인 수전 케인(Susan Cain)은 저서 <청소년을 위한 콰이어트 파워>를 통해 "내향형의 조용한 태도를 제대로 활용하면 강력한 힘이 된다"면서 몇몇 사례들을 소개했는데요.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내향형 인간이라고 합니다.

'코' 때문에 진화론 안 나올 뻔?!
출처: Wikimedia Commons
다윈은 내향내향해~

다윈은 청년 시절 혼자서 오랜 시간 산책하기를 좋아했습니다. 몇 시간씩 홀로 낚시를 하곤 했죠. 내향적인 성격 때문에 낭패를 당한 적도 있는데요. 고국 잉글랜드의 시골 길을 걷다 생각에 너무 깊이 잠긴 나머지 길이 아닌 곳으로 발을 헛디뎌 2m가량 굴러 떨어졌습니다. 많이 아팠겠죠.

심지어 성격 때문에 진화론 연구에 큰 지장을 받을 뻔하기도 했습니다. 1831년 여름 영국 정부는 남미 탐사를 위해 비글(Beagle)호 출정을 계획합니다. 당시 선장 로버트 피츠로이(Robert Fitzroy)는 지형을 살피기 위해 지질학자를 탑승시키려 했는데요. 이 선장에게 다윈을 가르쳤던 교수가 다윈을 추천했고 다윈 역시 배에 오르기로 결정했습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다윈이 타고 간 비글 호.

그런데 선장은 다윈의 내향적 성향이 못 미더웠습니다. 승선을 내키지 않으려 했다고 하네요. 이 선장은 "겉모습, 특히 얼굴 생김새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면서 "다윈 같은 '코'를 가진 관상은 항해를 끝까지 버틸 만한 에너지와 결의가 없다"고 단언했다고 합니다. 

출처: GIPHY

우여곡절 끝에 비글호는 다윈을 데리고 1831년 12월 출항했습니다. 항해 중 관찰한 신기한 생물들은 다윈이 훗날 진화론을 집대성하는 데 도움을 줬죠. 이 탐사는 다윈으로 하여금 '모든 종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발전해 왔을 것'이라는 진화론의 토대를 제공했습니다. 과학계 역사상 가장 중요한 탐사가 된 셈이죠. 

이밖에도 내향형 사람들만이 가진 관찰력과 경청하는 능력, 차분한 기질을 바탕으로 큰 성공을 이룬 예술가, 발명가, 과학자, 운동선수, 재계 리더들이 있습니다. 그 중 유명한 몇 명을 소개해드릴게요.

1)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
출처: Wikimedia Commons
간디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콰이어트 파워> 책을 보면 인도의 위대한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는 어린 시절 수줍음이 많고 겁쟁이였다고 합니다. 특히 남들과 어울리길 힘들어 했는데요. 반 친구들 과 어울리지 않으려고 종이 울리기 무섭게 학교에서 집으로 달려갔다고 하네요.

출처: GIPHY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기본적인 본성을 그대로 지키면서 평화롭고 비폭력적인 저항으로 투쟁을 벌였습니다. 자신의 조국 인도를 자유의 길로 이끈 간디는 역사에 남을 위인이 됐습니다.

출처: 문명
문명이라는 게임에도 평화(?)롭게!
2) 카림 압둘 자바(Kareem abdul jabbar)
출처: Wikimedia Commons
압둘 자바는 혼자 독서하길 즐겼대요.

NBA 통산 최다 득점 기록 보유자인 카림 압둘 자바는 밤마다 수만 명의 시선을 받으며 sky hook(상대의 머리 위를 넘겨 공을 던지는 슛)을 던지곤 했지만 환호를 받는 것과 주목받는것을 즐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압둘 자바는 역사 책 읽기를 아주 좋아했고 스스로도 "어쩌다 보니 농구를 잘하게 된 범생이"라고 털어놓았다고 하네요. 혼자 조용히 지내는 시간에는 글을 즐겨 썼습니다. 소설과 회고록을 출간하기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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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욘세(Beyo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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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내향적이었어!?

미국 유명 가수 비욘세는 콘서트를 열면 매진 기록을 세우기로 유명합니다. 말이 필요 없죠. 뮤직 비디오가 유튜브에서 10억뷰를 달성할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섹시 디바죠.

이러한 그녀 또한 스스로를 '내향적인 아이'였다고 회고했는데요.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전 세계 팬들 앞에서 공연을 한다고 해서 조용한 기질을 바꾼 것은 아니랍니다. 실제로 그녀는 이런 말도 했어요.

“저는 남의 말을 잘 들어주고 관찰하길 좋아하는데 때때로 사람들은 그런 제 모습을 보고 수줍음 타는 걸로 생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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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엠마 왓슨(Emma Watson)
출처: Wikimedia Commons
파티가 너무 부담스러워 화장실에 쉬러 간적이 있답니다.

영화 <해리포터>시리즈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엠마 왓슨도 수줍음이 많은 내향형으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진짜로 수줍음 많고 사교에 서툰 내향형이에요. 사람들이 북적이는 파티 자리는 너무 부담스러워요. 잘 못 견디고 중간에 화장실을 찾곤 해요. 잠시라도 휴식이 필요해서요" 

출처: GIPHY

<해리포터> 촬영 당시 인터뷰에서는 "전에는 이런 생각을 했어요. ‘어떡해. 나한테 문제가 있나봐. 왜 나는 다른 친구들처럼 밖에 나가 놀고 싶지 않지?’”라고 고백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성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걸까요? 연기 뿐만 아니라 여권 신장 등 사회적 목소리까지 볼륨을 높이는 그녀. 누구도 그녀가 내향적이라고 문제 삼지 않습니다. 

5)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출처: Wikimedia Commons
호우!

팝의 제왕 마이클 잭슨도 여기에 포함됐습니다. 수 많은 무대에서 문워크 댄스를 추며 능숙하게 공연을 펼친 그가 내향적이었다니 의외인데요.


그에게는 '소아 성애자'라는 꼬리표가 생전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불명예 낙인처럼 따라다닙니다. 마이클 잭슨은 관련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늘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실제 법적 처벌을 받은 적도 없죠. 어느 기자의 아들을 성추행했다는 폭로에 합의금을 물긴 했지만 정작 아들은 "어떤 일도 당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전 주치의는 그가 엠마 왓슨과 결혼하길 원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는군요. 하지만 이런 의혹들 마저도 그의 내향적이고 소심한 본래 성격과 무관해 보이진 않습니다.

'소심한 할리우드 스타'가 나올 수 있는 이유

무대나 카메라 앞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로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스타가 어떻게 소심하고 내향적인 성격일 수 있을까요?

하버드 대학교(Harvard University) 심리학자 브라이언 리틀(Brian Little) 박사는 '자유특성이론(Free Trait Theory)'을 통해 이 현상을 설명합니다.

출처: Brian Little .com
사람의 특성이 생물학적, 사회적 , 개인적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는 자유특성이론.

자유특성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타고난 성격에 따라 살지만 중대한 일이 닥칠 경우 정말로 필요한 순간에 새로운 성향을 채택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외향형인 사람만 무대에서 매력 발산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향적인 사람만이 조용히 앉아서 신문기사를 탐독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누구나 의욕을 크게 자극 받으면 평상 시 자신과 반대되는 특성을 보일 수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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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건 이 이론을 만든 리틀 박사 자신도 상황에 따라 여러 성향을 보였다고 합니다. 혼자 지낼 때는 내향적인 성향이지만 학교에서 강의를 하거나 학생들을 상담해줄 때에는 외향형 사람처럼 활달하게 행동했다고 하네요. 그 덕분에 리틀 박사는 교내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인기인는 교수로 꼽혔다고 합니다.

내향적이기만 하거나 외향적이기만 한 사람은 없다

<청소년을 위한 콰이어트 파워>의 저자 수전 케인은 전적으로 내향적이거나 전적으로 외향적인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두 가지 면을 가지고 있으며 그녀의 경험에 따르면 조용한 사람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 하네요. 특히 조용한 태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저력이 된다고 합니다.

잠시 수전 케인의 과거 테드 영상을 보실까요? 자막이 필요하신 분은 유튜브 안 자막 버튼을 누르시면 됩니다. 어쩌면 '콰이어트 파워'는 그녀 자신의 이야기 아닐까 싶네요.

학교나 직장에서 자신의 모습 그대로 조용히 두각을 드러내고 싶으신 분들은 <청소년을 위한 콰이어트 파워>를 통해 다른 자세한 내용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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