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 맞으면 무슨 말인지 알아듣는 새

조회수 2017. 11. 20. 1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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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giphy.com
출처: Toshitaka Suzuki
전 새대가리지만 그 새대가리가 아니라구욧

새대가리란 단어를 아시나요? 국립국어원이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니 '새대가리'의 뜻 중 우둔한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의미가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적어도 이 새에겐 그 뜻이 통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본과 러시아 극동지방에 사는 Japanese Tits(티쯔), 우리 말로 박새(Parus minor)가 그 주인공 입니다. 

이 새는 사람들처럼 문법 규칙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의미를 파악한다고 합니다. 야생 박새들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울음이라해도 표현이 '특정 순서'로 되어있으면 그 울음 소리에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가 <Current Biology>에 실렸습니다.

박새의 '규칙 있는' 울음 소리

일본 티쯔새들은 포식자가 무리를 위협할 때 ABC와 D의 순서로 '무리 울음' 이란 것을 만듭니다. ABC 부분은 위협을 의미하고 , D 파트는 '모집 울음'인데요. 

자신의 무리에게 음식이라든지 무언가 공유할 것이 있을 때 사용합니다. 이 두 부분이 함께 전해지면 일본 티쯔새들은 일제히 모여서 침입자에게 대응합니다.

연구진은 울음의 순서가 중요한지 알아내기 위해 일본 티쯔새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인공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일본 티쯔새의 아종인 버드나무 티쯔새의 소리를 섞은 거죠. 

일본 티쯔새들이 비상 구호로 쓰는 '위협 울음' ABC와 버드나무 티쯔새들의 '모집 울음'인 taa를 조합했습니다. 근처 티쯔새 무리를 향해 커다란 스피커에 이 노래를 틀었습니다.

출처: 교토대학교 홈페이지
파란 색이 일본 티쯔새의 울음, 붉은 색이 버드나무 티쯔새의 울음소리입니다. 첫번째 노래는 일본 티쯔새가 원래 사용하는 것이고, 두번째와 세번째는 인공적으로 만든 노래소리입니다.

일본 티쯔새들이 연구진이 만든 ABC-taa 울음을 듣자 스피커에 접근하며 포식자를 향해 머리를 돌렸습니다. 일본 티쯔새의 무리울음은 'ABC-D'인데, 여기에 티쯔새의 모집울음인 'D' 대신 버드나무 티쯔새의 모집울음 taa를 넣어도 의미를 이해한거죠. 

하지만 울음 소리를 반대로 taa-ABC 형태로 틀어줬을 땐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습니다.

즉 무리 울음을 한 뭉치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ABC를 비상, D를 접근으로 두 부분으로 나눠 받아들이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문장 구조를 뒤집자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은 건 이 새들이 쓰는 문장 구조의 규칙, 즉 문법에 맞지 않는 소리였기 때문이죠. 

특정 문법에 맞으면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는 일본 티쯔새. 정말 머리 좋네요 ㅎㅎ

출처: giph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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