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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라이트 위험성? "그 정돈 아냐"

조회수 2017. 9. 18. 2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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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giphy.com
블루라이트, 위험하다?!
출처: JTBC 화면 갈무리(上), 다비치 공식 홈페이지(左), EYELUCY(右)

전자기기를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이라면 블루라이트를 차단해준다는 광고를 한 번쯤 보신적 있을 겁니다. "스마트시대의 필수 아이템" 혹은 "청색광 차단률 ~%"라는 홍보 문구를 보면 마치 블루라이트는 인체에 크게 유해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블루라이트는 언론의 단골 소재기도 합니다. <JTBC>의 건강 관련 프로그램은 “블루라이트는 수정체에서 흡수되지 않고 망막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황반 변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뉴욕타임즈>에는 'Your Sleep Schedule is Making You Sick'라는 제목으로 블루라이트가 수면 리듬을 망칠 수 있다는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애플은 지난 2016년 iOS 9.3 버전을 업데이트하며 블루라이트를 줄여주는 ‘나이트 시프트’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나이트 시프트 기능은 iOS 기기의 시간 및 위치 정보를 통해 일몰 시간을 감지해 해가 지면 자동으로 기기의 색온도를 조절해 블루라이트를 차단하고, 아침이 되면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는 원리입니다.



블루라이트 '정확히 뭔데?'
출처: High performance optics

블루라이트는 가시광선 파장 내에서 파란색을 띠는 380~500nm 사이의 빛을 말합니다. 우리말로 청색광(靑色光)이라 부르기도 하죠. 하버드 의과대학은 블루라이트를 “고에너지 가시광선(High-Energy Visible Light, HEV Light)대의 블루와 바이올렛 스펙트럼”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사실 블루라이트는 태양광에도 있는 흔한 빛이었지만, 2010년도 이후 스마트기기가 본격 보급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TV와 컴퓨터 모니터, 스마트폰의 선명하고 밝은 화면에서 푸른 빛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죠.

문제는 조명과 스크린이 너무 많다는 데 있습니다. 2012년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발표한 <Blue light has a dark side>라는 자료를 보면 “인공 조명으로 인해 현대인들은 이전보다 블루라이트에 오래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소 과장된 블루라이트의 위험성

하지만 블루라이트가 ‘눈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은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리포트> 2014년 8월호에는 블루라이트가 쥐의 시각세포를 손상시킨다는 내용이 실렸습니다. 연구를 담당한 일본 기후대학교 약학과 하라 히데아키 교수팀의 논문은 “스마트폰, TV, PC 등의 영상표시장치(VDT)에 사용되는 발광다이오드(LED)에서 나오는 불빛을 6시간 동안 쥐의 시각세포에 직접 비추자 쥐의 시각 세포가 손상됐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이 블루라이트의 유해성을 입증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양대학교 컬러테크연구소의 김환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망막상피세포와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은 무수히 많다”며 "블루라이트가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데이터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황반 변성을 유발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블루라이트와 황반변성의 관계는 아직 입증되지 않은 상태”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또한 김 교수는 "미에너지국(United States Department of Energy, DOE)의 자료에 따르면 6,500K 색온도를 사용하는 조명에서 10,000,000cd/m² 밝기가 되면 눈에 해로울 수 있다"며 우리가 일상에서 노출되는 빛의 강도와 차이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조사 결과 LG디스플레이가 제공하는 전자 제품의 화면의 평균 밝기는 2015년 기준 LCD TV가 300~500, 스마트폰이 200~700 정돕니다. 측정 과정에서 색온도 등 여러 차이점이 있겠지만 미 에너지국이 제시한 밝기와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오히려 좋은점도 있다
출처: 아마존

블루라이트를 치료법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해가 짧은 북유럽 등지에서 인공적으로 푸른 빛을 만들어 ‘낮의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라토닌 분비를 유도하는 겁니다. 제조사인 필립스사의 설명에 따르면 “은은한 푸른 빛은 몸을 낮으로 인식하게 한다”며 “멜라토닌과 세라토닌의 균형이 깨진 사람의 경우 제품의 빛을 이용하면 무기력감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자기 전엔 피하자

블루라이트가 수면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전문가들은 자기 전에는 블루라이트를 피하는게 좋다고 조언합니다.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팀은 "잠들기전 블루라이트에 노출된 피실험자는 녹색 빛에 노출된 사람보다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이 약 2배 적게 분비됐다"고 말했습니다.


블루라이트의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컬러테크연구소의 김환 교수는 “청색광의 인체 유해성 여부는 증명된 바 없다”며 “(사람에게) 입증되지 않았지만 마케팅을 위해 유해 가능성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일종의 ‘공포 마케팅’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만 건강을 이용한 과도한 상술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출처: giph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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