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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 BRAKE or RIM BRAKE, 당신의 선택은?

조회수 2018. 1. 31. 11: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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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참으로 잘 어울리는 한 쌍임에도 로드바이크와 디스크브레이크의 만남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로드바이크용 림브레이크와 비교할 때 디스크브레이크는 많은 장점을 가졌음에도 아직 ‘완벽한 브레이크’는 아니다. 아직은 디스크브레이크의 단점이라 여겨지는 부분들도 있고, 특히 프로사이클링의 세계에서 로드바이크에 디스크브레이크를 도입하는 것은 여전히 찬반양론으로 치열한 토론이 벌어지는 주제다.


 

제동력만 본다면 디스크브레이크가 뛰어난 성능을 가졌음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국제사이클연맹(Union Cycliste Internationale, 이하 UCI)는 지난 2016년부터 일부 레이스에서 ‘시험적으로’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자전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파리-루베 레이스에서 큰 낙차사고가 발생했는데, 한 선수가 무릎을 크게 다쳤고 부상의 원인이 디스크브레이크 때문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테스트가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디스크브레이크 사용이 금지된 것은 아니다. UCI는 2017년부터 다시 디스크브레이크 사용금지조치를 풀며 테스트를 재개했다. 올해인 2018년 역시 디스크브레이크 사용을 허용할 방침이다. 레이스에서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완전히 금지하는 것도 아니라는 ‘분위기’다.


 

그런데 디스크브레이크와 관련된 황당한 해프닝도 있었다. 작년 미국의 ‘사일런스 프로 사이클링(Cylance Pro Cycling)’이라는 팀이 캐나다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했는데, 출발선에 서지도 못하고 기권할 뻔했다. 이유인즉 미국에서는 ‘UCI가 금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캐나다에서는 ‘UCI가 허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디스크브레이크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팀은 다른 팀에서 자전거를 빌려온 다음에야 레이스에 나갈 수 있었다.


 


 


 

디스크브레이크 - 자전거 시장의 뜨거운 감자

지금까지 로드바이크는 몇 십년간 림브레이크를 써왔다. ‘림브레이크면 충분하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는 셈이다. 그런데 잘 쓰던 림브레이크 대신 왜 갑자기 디스크브레이크가 뜨거운 감자로 도마에 올랐을까?

디스크브레이크는 우수한 제동성능을 내지만, 림브레이크보다 무게가 늘어난다. 로드바이크는 가벼운 무게를 무척 중요하게 여기는 자전거다. 기존의 림브레이크로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다면, 더 좋은 제동성능을 낼 수 있더라도 무게를 늘리는 것이 꼭 바람직한 것만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카본소재가 널리 사용되면서 자전거 자체의 무게가 굉장히 가벼워졌다.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하여 무게가 늘어난다고 해도 별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다.


 

또 다른 이유로 ‘카본 휠세트’를 들 수 있다. 대부분의 카본 휠세트는 열에 약하다. 림브레이크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열로 브레이크트랙 표면이 손상되거나 휠이 뒤틀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카본 휠 열변형’을 막기 위한 기술도 개발되고 있지만, 디스크브레이크라면 애초에 열변형을 걱정 안 해도 된다.

림브레이크도 디스크브레이크도 각각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 자전거를 고를 때, 어떤 브레이크를 장착한 자전거를 골라야 할지 결정하려면 각각의 특징을 잘 파악해야한다.


 


 


 

디스크브레이크의 제동력은 과하지 않다


 

“디스크브레이크는 제동력이 너무 강해서 오히려 위험하다.”

“디스크브레이크를 꽉 잡으면 앞바퀴가 잠겨 뒷바퀴가 들리면서 앞으로 넘어질 수 있다.”

디스크브레이크에 대한 흔한(?) 오해다.  

이미 MTB의 디스크브레이크는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MTB용 디스크브레이크의 강력한 제동력을 경험해봤다면, 로드바이크엔 과한 것 아닐까 우려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로드바이크에는 당연히 ‘로드바이크용 디스크브레이크’가 장착된다. 크로스컨트리 MTB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으로 조절된 로드바이크용 디스크브레이크에 과한 제동력에 대한 걱정을 미리 할 필요는 없다.


 

참고로 로드바이크용 디스크브레이크와 림브레이크의 제동력은 의외로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이 부분은 타이어와도 관련되어 있는데, 브레이크가 바퀴를 아무리 강하게 잡아도 타이어가 땅에서 미끄러진다면 제대로 멈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떤 브레이크를 사용하더라도 어차피 ‘타이어의 한계 안에서’ 제동력을 낸다.


 


 


 

손힘이 약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디스크브레이크


 

여성라이더 중 유독 내리막길이 무섭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내리막길이 무서운 이유가 용기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자전거의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아서라면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여성라이더가 상대적으로 손으로 레버를 움켜잡는 힘이 약할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손힘이 부족해서 브레이크가 제동력을 충분히 내지 못한다면,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유압식 디스크브레이크는 손가락 하나로 레버를 가볍게 눌러도 힘을 증폭해서 꾸준하고 일정하게 브레이크가 제동력을 낼 수 있게 해준다. 브레이크를 꽉 잡느냐가 아닌, 얼마나 깊이 레버를 눌렀느냐에 따라 제동력이 일정하게 늘어나고 줄어들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림브레이크의 단점을 커버하는 디스크브레이크


 

림브레이크는 브레이크패드가 휠을 직접 움켜잡으며 마찰하는 구조다. 그런데 이 브레이크패드는 마른 날씨에는 초반 제동력이 약하다가 급격하게 제동력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브레이크레버를 잡는 힘의 가감이 중요한데, 브레이크패드의 종류나 케이블 세팅 방법 등에 따라 성능의 편차가 심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카본 휠세트를 사용하는 라이더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카본 휠세트에는 전용 브레이크패드를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카본 휠용 브레이크패드는 주위 환경, 특히 물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젖은 날씨에는 제동력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때로 산악구간에서 브레이크 제동력 문제로 위태로운 라이딩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디스크브레이크는 림브레이크보다 악천후에 강하다. 브레이크패드와 로터에 오일이 묻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물에 젖은 정도로는 다소 삑삑거리는 소음을 발생시키긴 해도 제동력 자체는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물론 비오는 날에는 브레이크의 제동력 뿐 아니라 타이어와 지면의 마찰력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마른 날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디스크브레이크도 장시간 사용할 때 브레이크패드와 로터에서 열이 발생한다. 시마노와 같은 메이커에서는 브레이크패드나 로터에 방열판을 설치해 냉각성능을 높이며, 스램은 열에 강한 브레이크용 오일을 사용하는 등의 다양한 기술을 사용한다.


 

베테랑 라이더들이 “림브레이크면 충분하다”고 말한다면, 이런 브레이크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로드바이크를 시작하는 라이더의 입장에서 본다면, 디스크브레이크의 성능은 림브레이크의 모든 단점을 해결해줄 수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다.


 


 


 

디스크브레이크는 무겁고 비싸다?

일단 무게만 보면 디스크브레이크는 림브레이크보다 무겁다. 브레이크 캘리퍼의 무게가 더 나갈 뿐 아니라, 바퀴의 허브에 ‘로터’라는 금속판이 부착된다. 로터는 보통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를 사용하는데, 경량화를 위해서는 알루미늄 스파이더에 스테인리스스틸 링을 부착한 로터를 사용하기도 한다.

어떤 브레이크 모델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자전거는 동급의 림브레이크 장착 모델보다 300g 정도 더 무거운 경향이 있다. 300g이 어느 정도 무게인지 잘 모르겠다면, 대략 ‘핸들바/스템/시트포스트를 알루미늄에서 카본소재로 바꾼 정도’의 차이라고 상상해보자.


 

디스크브레이크는 레버 안쪽에 오일 실린더가 들어가고, 브레이크캘리퍼와 유압 호스로 연결된다. 레버를 꾹 잡으면 캘리퍼의 피스톤이 튀어나오면서 브레이크패드를 누른다. 금속 케이블로 연결된 림브레이크보다 정밀하고 복잡한 구조덕분에 가격도 더 비싸다.

디스크브레이크용 브레이크패드의 가격은 일반적인 알루미늄 휠용 림브레이크용보다 비싸지만, 수명은 두 배 이상 오래 간다. 특히 카본 휠세트와 림브레이크를 사용하는 라이더라면 대부분 알루미늄 휠보다 두 배 이상 비싼 브레이크패드를 사용할 텐데, 패드 수명은 무척 짧다. 이와 비교한다면 디스크브레이크의 패드 유지비용은 꽤 경제적이다. 주행거리가 길어도, 보통 연간 한두 번 패드 교체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자가정비를 한다면 디스크브레이크를 정비하는 기술이 더 복잡하고 어렵다. 그러나 숍에서 정비를 맡긴다면, 고급 림브레이크용 케이블을 교체하는 정도 비용으로 디스크브레이크의 오일 교환이나 정비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디스크브레이크는 로드바이크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주요 자전거 메이커들의 디스크브레이크 사랑은 편애수준이다. 더 우수한 성능의 자전거를 만들기 위해 고성능 부품을 선택한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고, 디스크브레이크가 로드바이크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곳도 있다. 분명한 것은 트렉을 비롯해 로드바이크 시장을 선도하는 주요 자전거 메이커들이 판매량이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디스크브레이크 장착 모델을 선보여 왔다는 점이다.



아직 프로 선수들이 사용하는 ‘경량’ 로드바이크에는 림브레이크가 사용된다. 반면 거친 장거리 코스를 달리는 ‘인듀어런스’ 모델을 중심으로 디스크브레이크가 장착되었고, 심지어 트렉과 같은 메이커에는 아예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 라인업에서 디스크브레이크 장착 모델만을 내놓기도 한다. 이는 디스크브레이크가 차세대 로드바이크의 브레이크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 아닐까?


 

의외로 철인삼종경기나 타임트라이얼용 자전거에 디스크브레이크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디스크브레이크와 로드바이크의 전면 공기저항은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측풍에서는 디스크브레이크가 휠에 장착된 로터의 면적 때문에 조금 불리할 수 있지만, 림 높이가 높은 에어로 휠세트를 사용할 정도의 환경이라면 브레이크 로터로 인한 바람의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이 자전거 메이커들의 설명이다.

오히려 디스크브레이크는 고속에서 안정적인 제동력을 낼 수 있고,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와 변속 케이블을 자전거 안쪽으로 수납하더라도 유압 방식의 특징인 부드럽고 일정한 브레이킹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마 다음 세대의 에어로 로드바이크 모델 중에는 디스크브레이크 장착 모델을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자전거 메이커는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프레임을 만들면서 체인스테이의 브레이크 브리지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더 유연한 체인스테이를 통해 노면 진동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디스크브레이크와 함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은 ‘스루액슬’ 방식 휠세트는 프레임과 포크의 전체적인 강성을 높이는데 큰 도움을 준다.


 

단, 포크의 경우에는 디스크브레이크 장착 시 캘리퍼 장착부의 보강으로 인해 지나치게 단단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스프린터를 위한 에어로 로드바이크의 경우 단단한 포크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유연한 포크를 장착하는 자전거의 경우 디스크브레이크로 인해 승차감이 나빠질 수 있다고 한다. 향후 자전거 메이커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디스크브레이크와 림브레이크, 내게 어울리는 로드바이크는?

무게를 제외하고 브레이크의 성능만을 본다면 디스크브레이크의 압승이 분명하다. 자전거 메이커들도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로드바이크의 출시에 집중하고 있으니, 머지않아 확실한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잠깐 필자의 이야기를 하겠다. 현재 여러 대의 로드바이크를 보유하고 있는데,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모델이 없다. 최근에 구입한 자전거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다음 자전거를 구입할 때는 어떤 자전거를 구입할지를 놓고 꽤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 같다.

더 가벼운 무게로 힐클라임에서 날아오르게 해줄 초경량 로드바이크를 원하는 라이더라면 여전히 림브레이크가 훌륭한 선택지다. 심지어 무게 1kg 이하의 초경량 휠세트도 나오고 있고, 이제는 선수가 아닌 일반 동호인 라이더가 무게 6kg이 안 되는 극초경량 자전거를 구입하는 것도 꿈이 아니다.

디스크브레이크를 망설이게 되는 또 다른 이유는 ‘디자인’이다. 로드바이크가 자전거가 달리는데 필요하지 않은 군더더기를 모두 제거한 ‘미니멀리즘’의 매력을 보여준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아주 심플하고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자전거를 꾸미는데 있어 디스크브레이크의 투박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것은, 최근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스터즈 사이클링 투어’ 같은 레이스가 활발하게 열리고 있는데, 대회 출전이 목적이라면 구입하고자 하는 자전거가 대회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수의 선수가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레이스에서는 자전거에 대한 규정을 엄격하게 정해놓고 있으며, 팀이나 중립 서포트카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선수들과 장비를 통일하는 편이 유리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는 디스크브레이크보다 림브레이크가 더 유리하다.

아직까지는 자전거메이커들이 디스크브레이크와 림브레이크 장착 모델을 모두 출시하고 있다. 기술과 성능을 원하는 라이더라면 디스크브레이크를, 감성을 중시하는 라이더라면 림브레이크를 선택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앞으로는 레이스바이크 또한 디스크브레이크를 표준으로 장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하고도 이미 충분하고 남을 만큼 가벼운 무게의 자전거를 만들 수 있고, 자전거의 제동성능 뿐 아니라 다양한 길을 달릴 수 있는 범용성에 이르기까지 많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트렉이 작년 공개한 경량 올라운더 에몬다 디스크와 같은 모델은 이런 차세대 로드바이크의 콘셉트를 잘 보여준다.

어쨌거나 가장 중요한 것은 무조건 주변의 지인이나 숍이 추천해주는 자전거를 선택하기보다, 라이더 스스로가 자신에게 필요한 자전거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답은 정해져있지 않다. 충분히 스스로를 위해 고민해서 결정한 자전거라면, 분명 그만큼 큰 만족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물론 이런 선택도 가능하다. “당장은 아니지만, 다음 자전거는 디스크브레이크.”



글: 장낙규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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