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전거 베스비, 처음에는 거부했으나 결국 사랑에 빠져 버린 1년의 기록

조회수 2018. 6. 19. 11: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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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전기자전거 베스비 PSA1을 시승했다. 그때만 해도 전기자전거는 법적으로 원동기장치자전거였다. 일반적인 자전거와는 별도로 분류됐다. 오래도록 자전거를 탄 기자들은 그때만 해도 모터가 달리면 자전거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어색한 첫 만남 후 1년 동안 베스비와 함께 하면서, 상황도 생각도 참 많이 바뀌었다.

작년 7월에 전기자전거는 새로운 문물이었다. 자전거 기자들이 거부할 정도였으니 그 새로움에 대해서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그러나 이미 미래는 눈앞으로 다가왔다. 어떤 방향일지는 몰라도 머지않은 미래에 전기자전거를 다뤄야만 하리라는 예상에 거부감을 없애고 전기자전거와 친해지기 위해 장기 시승을 시작했다.

장기 시승은 PSA1으로 시작했다. 현재 베스비 전기자전거 PSA1, PS1, CF1 레나는 모두 자전거도로 이용이 가능하다. 올해 3월 시행된 새로운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자전거에 포함될 전기자전거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승을 시작하던 때 전기자전거는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매번 어디서 촬영할지 고민했고, 새로운 촬영 지점을 꽤 많이 찾아냈다.

‘모터 달린 자전거는 이단’이라던 함기자의 생각은 작년 9월 PSA1의 오르막 성능을 테스트하면서 바뀌었다. 모터 출력을 높이면 힘을 거의 안 쓰고도 급한 오르막을 시속 7km 정도로 달릴 수 있다. MTB를 타고 오르막에서 걷는 속도보다 느리게 가거나 끌고 올라가던 기억이 나면서 e-MTB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소망과 달리 장기 시승 두 번째 모델은 라이프스타일 자전거인 CF1 레나다. 타고 내리기 편한 L자형 구조의 프레임에 체인 커버와 앞뒤바퀴 펜더가 달려 있어서 평상복이나 정장, 치마 등을 입었을 때도 큰 부담 없이 탈 수 있다. 뒤 짐받이와 일체형 자물쇠가 달렸고, 전조등, 브레이크등 기능을 겸하는 후미등까지 기본으로 장착돼 있는, 모두를 위한 예쁜 자전거다.

CF1 레나를 만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겨울이 찾아왔다. 모두가 알다시피 겨울에는 자전거를 타기 힘들다. 겨울에도 자전거를 타겠다는 사람들은 롤러 트레이너를 활용해 실내에서 페달을 돌리거나, 얇고 따뜻한 고가의 기능성 의류를 입고 바람이 덜한 산속으로 들어가곤 한다. 그러나 전기자전거는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겨울에 탈 수 있다. 두꺼운 겨울 의류를 입고 일반 자전거를 타면 땀에 흠뻑 젖겠지만, 전기자전거를 타면 모터가 도와주는 만큼 힘이 덜 들고 라이딩하면서 땀을 흘리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겨울에도 전기자전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2018년 1월말부터 2월초에 걸쳐 대만 타오위안(桃園)의 베스비 공장에 다녀왔다. 전기자전거와 꽤 친해진 상태로 베스비 전기자전거가 만들어지는 곳에서 그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였다. 세계 최대의 노트북 키보드 생산 업체인 다폰(Darfon)전자는 자전거 제조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PSA1이나 CF1 레나 같은 새로운 디자인의 전기자전거를 만들 수 있었다.

기술 역시 디자인만큼이나 새롭다. 다른 전기자전거는 출발할 때 튀어나가는 느낌이 있어 깜짝깜짝 놀라지만, 베스비는 부드럽게 가속한다. 그 비밀은 바로 베스비 특유의 알고리즘에 있다. 베스비는 이질감 없는 전기자전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꾸준히 개선해 나간다. 공장을 방문했을 때에는 스마트 모드라는 새로운 기술과, 펌웨어 업데이트 버전을 공개했다.

배터리, 모터, HMI(Human Machine Interface) 등 여러 부분을 테스트하는 장비와 조립 라인에서 정밀하게 조립하고 꼼꼼하게 확인하는 모습을 보면서 베스비에 대한 신뢰가 더 커졌다. 처음에는 거부했으나 차츰 매력을 느꼈고, 이제는 전기자전거 베스비를 사랑하게 됐다.

애정이 커지면서 새로운 매력이 보이기 시작한다. CF1 레나에 아동용 좌석을 달아 어린이를 태우기도 하고, 핸들 앞 바구니를 달아 장보기용으로도 사용해 봤다. 얼마나 오래 달릴 수 있을지 알아보려고 시작했던 배터리 테스트 라이딩에서는 배터리가 부족할 때 3에서 1로 주행모드가 바뀌는 점과 경고음, 깜빡임 같은 새로운 장점을 확인했다.

전기자전거 베스비를 만나고 1년이 지났다. 전기자전거에 딱히 관심이 없었던 기자들은 사무실에 있는 베스비를 자연스럽고 편하게 활용하며, 전기자전거를 격렬하게 반대하던 기자는 어떤 걸 팔아서 전기자전거를 살지 고민하고 있다. 시작하면서 계획했던 베스비 장기 시승 기사는 이것으로 마지막이지만, 전기자전거는 이미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얻고 시장 변화의 주축이 돼 버렸다. 전기자전거 베스비는 앞으로도 우리 곁에서 멋진 친구가 될 듯하다.



글: 함태식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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