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하니까 자꾸 배고픈데..괜찮나요?"

조회수 2018. 5. 6. 13: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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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청년'들 묻고, '채식의사' 황성수 박사 답하다

‘돌아온 육식가’


다시 육식으로 돌아가는 일부 채식인을 두고 외국 언론들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채식을 중도 포기하는 배경은 여럿이죠.

채식에 대한 지식과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고요, 또 채식이 사회적으로 널리 지지를 받지 못해서이기도 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채식을 지키는 건 진짜 어렵다"는 하소연도 참 많이 듣게 됩니다.

출처: 채식한끼
20~30대 청년 40여명이 최근 경기도 과천 주암동에 있는 한 채식뷔페에 모였어요. 채식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또 궁금한 것도 많고 고민도 많은 분들이죠.

일단 이 분들은 모여서 열심히 먹었고요..ㅎㅎ
출처: 채식한끼
(고기가 든 메뉴는 하나도 없습니다. 채식뷔페니까요!)

그러고 나서, 이 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출처: 채식한끼
바로, 황성수 의학박사.

황 박사도 27년째 채식을 지키고 있는 분입니다. 현미를 중심으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식단을 고집한다고 해요.

그는 채식이란 말 대신에 ‘현미 식물식’이란 표현을 씁니다. “채식이라고 말하면 마치 채소만 먹는 것으로 오해한다”는 이유에서죠. 


리얼푸드는 지난해 황성수 박사의 인터뷰 기사를 싣기도 했어요.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황성수 박사는 청년 채식인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이날 자리했는데요, 청년들이 이날 모인 진짜 목적이었죠. 


이날 행사에서 나왔던 주요 질문과, 대답을 정리했어요. 


채식하면 몸이 좋아진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느낄 수 있나요?

A. 아침에 일어날 때 머리가 맑고 개운하고 활기가 있어요. 대소변 냄새도 순해집니다. 빠지는 머리카락 숫자도 줄어들고 얼굴 피부가 부드러워져요. 반대의 현상도 생길 수 있어요. 몸이 새로운 식단에 적응하지 못해서 변비가 생기거나 속이 더부룩하다고 호소하기도 해요. 피부가 가렵다는 사람도 있고요. 자연식에 적응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박사님은 채식을 어떻게 하시나요?
비밀이 아니라면 알려주세요.

A. 비밀 아닙니다(웃음). 저는 익힌 것을 먹지 않아요. 물에 불린 현미쌀, 생채소, 과일이 기본이고요 미역, 다시마도 생으로 먹습니다. 식사 중간중간 말린 대추를 하나씩 먹어요. 입맛을 돌게 하는 효과가 있거든요. 소금은 전혀 먹지 않아요. 


커피나 달콤한 음식도 피합니다. 이런 것들은 몸에서 칼슘이 빠져나가게 만듭니다. 물론 사회생활을 하면서 생채식을 철저히 지키긴 어렵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려서 먹을 땐 익힌 밥이나 채소도 먹습니다.


생식할 때 현미만 먹어도 되나요?
다른 곡물을 선택하면 어떨까요?

A. 저는 현미만 먹습니다. 다른 잡곡을 굳이 먹을 필요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세상엔 다양한 곡식이 있고, 저마다 특성이 다 다릅니다. 곡식의 다양성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꼭 필요합니다. 다만 그 다양성이 전제된다면, 사람은 한 가지만 골라 먹어도 됩니다. 잡곡의 성분은 대개 비슷합니다. 이것저것 종합해서 먹어야만 완전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게 아닙니다.

채식을 시작한 뒤 식욕이 커져서 걱정입니다.

A. 순수하게 식물식을 실천하면 아무래도 음식을 많이 먹게 됩니다. 그래도 날씬합니다. 식물성 식품은 부피가 크지만, 열량은 낮습니다. 식욕을 좌우하는 건 혈당이에요. 혈당이 떨어지면 뭔가 계속 먹고싶죠. 극단적으로 떨어지면 “가죽소파를 씹어먹고 싶을 정도”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섬유질이 풍부한 현미 등 잡곡을 먹으면 허기를 달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섬유질 덕분에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기 때문이죠. 곡물을 중심으로, 충분한 채소를 섭취하세요.

음식의 유혹이 있을 때 어떻게 이겨내세요?

A. 물론 유혹을 느낍니다만, 잘 넘어가진 않습니다. 저 음식엔 무슨 결함이 있고 먹으면 나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자세히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유혹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는 것’입니다. 잘 알면 유혹에 잘 넘어가지 않아요. 책을 보면서 공부를 해도 좋고 이것저것 먹어보면서 몸소 느껴도 됩니다. 뭘 먹었을 때 내 몸이 어딘가 안 좋아지면 그건 나에게 좋지 않은 음식이란 얘기죠. 

임신한 상태에서 채식해도 괜찮나요?

A. 그럼요,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날 거에요(웃음). 태아의 성장을 위해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하는 의사들이 있죠? 하지만 따져보면 태아의 몸무게에서 단백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적어요. 현미밥 한 숟가락이면 보충할 수 있는 정도예요. 그러니 굳이 고기를 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단백질 식품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아토피 같은 질환을 가지고 태어날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불러올 수 없습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질문이 많이 쏟아졌어요. 주로 채식과 건강 사이의 관계에 관한 내용들이었죠. 


황 박사는 끝으로 청년들에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저는 마흔살이 되어서 식물식을 시작했어요. 그 전엔 고기든 뭐든 다 먹었죠. 환자들에게도 고기 먹으라고 권했죠. 그렇게 배웠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습니다. 여러분들은 아직 젊습니다. 그 나이에 벌써 음식을 가려먹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축복입니다.”

[리얼푸드=박준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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