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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담글때 간혹 젓갈을 넣지 않는 분들도 있죠. 나트륨을 더 줄이기 위해서, 채식인이라서, 젓갈을 싫어하기 때문에... 등등 이유는 다양합니다.

하지만 젓갈은 예로부터 '유산균 덩어리'라 불립니다.
김치에 이런 젓갈을 넣지 않는다면 유산균에는 차이가 있을까요?

미국??

김치는 현재 요구르트ㆍ콤부차(kombucha) 등 다른 발효 식품과 함께 장(腸) 건강을 돕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식품으로 서구에서도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어요.

하지만 채식인이 많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젓갈때문에 김치를 멀리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래서 미국의 일부 생산자는 전통적인 김치 대신 채식주의자용 김치를 제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보면 미국에서 젓갈뺀 김치를 연구하는 것이 그리 신기한 일만은 아니죠.

연구를 진행한 곳은 미국 브라운대학 분자생물학과 면역학과 피터 벨렌키 교수팀입니다. 연구팀은 해산물 성분(젓갈) 대신 된장 등을 사용해 완전 채식용 김치를 만들었어요.

이어 해산물 대신 된장을 쓰면 김치 발효 과정에서 어떤 미생물(유산균 등)이 주류를 이루는지 추적ㆍ관찰했습니다.

브라운대 연구팀은 발효 도중의 김치와 최종 제품에서 유산균을 채취했는데요. 유전자 증폭 기술(PCR)을 이용해 김치에 존재하는 유산균 등 세균의 유형을 확인했습니다.

연구 결과 채식주의자용 김치와 전통 김치 성분의 미생물 집단(유산균 포함)은 초기에는 매우 달랐으나 점점 발효가 되면서 비슷해졌어요.

김치의 발효가 완료될 무렵엔 유산균이 거의 동일했습니다.

이에 미국의 유명 대학 연구성과를 알리는 ‘퓨처리티’(Futurity)는 ‘채식주의자용 김치가 똑 같은 ‘좋은’ 세균을 포함하고 있다‘라는 기사를 내보냈어요.

이번 연구결과는 유산균 측면에서 전통김치와 비슷한 채식주의자용 김치제조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젓갈을 넣지 않은 채식주의자용 김치의 수출 가능성도 보여주는 것이죠.

사실 김치에는 유산균을 높이는 재료들이 많이 들어갑니다. 고춧가루도 그중 하나인데요.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김칫소를 넣은 김치를 영상 4도의 냉장고에 넣고 12시간 이상 발효시킨 결과, 항암과 항균 기능이 뛰어난 '바이셀라 사이바리아' 유산균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고춧가루에서 항암, 항균역할을 하는 유산균이 발견된 것이죠.

김치에서 1% 남짓한 비중을 차지하는 마늘도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중앙대 생명과학부에 따르면 마늘과 생강, 부추, 배추 네 가지 김치 재료를 각각 세균 배양 접시에 담은후, 배양 공간에 이틀 동안 보관한 결과, 마늘에서 가장 많은 수의 유산균이 배양됐어요. 잡균을 없애는 줄로만 알았던 마늘이 유산균을 낳는 결정적 재료였던 겁니다.

젓갈을 넣지 않은 김치를 만들려면 다시마 우린 물로 감칠맛을 살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시마와 고추씨를 물에 넣고 끓인 후 김치의 속재료를 만들때 육수로 사용하면 됩니다.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젓갈을 넣지 않는 김치도 유산균이 비슷하다는 것은 알게 됐으나, 사실 젓갈은 전통 김치를 담글때 빠지면 안되는 중요한 재료입니다.

김치의 풍미를 살리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각 지역마다 다른 젓갈의 형태로 특색있는 김치를 다양하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어떤 젓갈을 넣는냐에 따라 김치의 맛이 확 달라지죠.

젓갈은 우리 조상들의 숨결과 과학이 숨어있는 전통음식입니다.

매운 맛 열풍과. 유산균 효능으로 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더욱 다양한 종류의 김치가 전 세계에 더 알려지길 기대해봅니다.

[리얼푸드=육성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