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회사원?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조회수 2018. 5. 3. 11: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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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야.'


엄마는 제게 항상 용기를 준답시고 그렇게 말했고,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나도 내 안의 가능성이 빛을 발하게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세상 모든 엄마들의 흔한 믿음 중 하나였고 나는 그 수많은 믿음만큼이나 평범했습니다.


사회로 발을 내딛으면서 내 삶은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보다는 안되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해를 거듭할 수록 할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들었고, 나는 내가 생각한 사람보다 시시하다는 사람이라는 것이 자꾸 드러나고 있었죠.


어느 새 나는 노력하는 일이 무서웠습니다. 실패하는 것이 무섭기보다는, 노력의 끝에 엄마가 그렇게 싫어하는 별볼일 없는 삶만 남아있을 것 같았죠.


하지만 커다란 저항 한 번 하지 못한 채 결국, 작은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어린시절에 내가 그렇게 우습게 알던 시시한 회사원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만원 지하철에 시달리고 점심시간에는 돈가스와 칼국수 중에 고민하고 통장을 스쳐지나가는 월급에 슬퍼하는 평범한 월급쟁이의 삶.

금요일 밤은 동료들과 술잔을 주고받으며 내가 얼마나 게으르고 유치한지, 얼마나 못났지를 앞다투어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시시할 정도로 흔한 사람이라는 걸 내 입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되니 정말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더 이상 애써 무엇이 되려고 애쓰거나 어떤 가능성을 보여주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빛나고 멋지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자, 내가 더 잘 보였습니다.

나는 시끄러운 자리를 싫어하고, 아침잠이 많으며 겁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인정해가면서 나는 비로소 내 보잘것 없는 일상에 애정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두렵지 않습니다. 포기하고 덜어 낼수록 나를 더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니까요.


우리는 빛나고 대단한 것만 좇곤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 열심히 사는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하기도 하죠. 하지만, 문득 시시하고 평범한 삶이 사실은 가장 농밀하고 충실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하루 찰나의 순간이라도 이렇게 아름다운 시선으로 시시한 모든 순간을 바라볼 수 있을까요?



영상으로도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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