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의 3선 시의원, 정의당 유일의 경기도의원에 도전하다 – 경기도의원 후보 김혜련 인터뷰

조회수 2018. 6. 9. 20: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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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지방선거 특집: 경기도의원 후보 김혜련 인터뷰

이승환(ㅍㅍㅅㅅ 대표, 이하 리): 어쩌다 나오셨습니까?


김혜련(경기도의원 후보): (웃음) 1등을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도의원은 한 명을 뽑으니까. 제가 시의원 3선을 했는데, 전국적으로 봐도 여기가 당선 가능성이 제일 높거든요. 당선 가능성 높은 곳에서 계속 편하게 있을 수는 없잖아요?

난 정치가 좋은데 꼭 1등을 해야 해요.

리: 너무 어려운 곳 아닌가요? 


김혜련: 너무 어렵진 않아요. 지금 박빙이에요. 균열이 어디선가 일어나야 해요. 심상정, 노회찬은 이름이 있으니까 당선된다 치고, 그 밑에서 되는 게 더 중요하죠. 여기에서 통해야 정의당이 전국 정당이 될 수 있다고 봐요.



스물일곱에 첫 기초의원이 되다


리: 시의원은 어쩌다 시작하시게 됐어요?


김혜련: 정치가 중요하니까요. 제가 스물여섯에 출마 결정을 했는데 그때가 2002년이었어요. 민주노동당 이름도 없을 때고 노회찬, 심상정 같은 이름 아무도 모를 때거든요. 그때 제가 환경운동연합에 있었는데, 활동가들이 우리도 출마하자 그래서 제가 나가게 됐어요.


리: 왜 선택되신 거예요?


김혜련: 그때도 여성이 나가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고, 제가 정외과 출신으로 정치에 대한 고민도 있었죠. 또, 사실 운동에서 정치로 가는 게 무척 힘들어요. “너 정치하려고 운동했니?” 이런 질문을 계속 받아야 하거든요. 오래 활동하신 분들은 이런 부담이 더 심해요. 그런데 저는 활동한 지 1년 반 밖에 안 돼서 부담이 별로 없었던 거죠. 그런데 덜컥 기초의원에 당선이 됐어요.


리: 그때는 무슨 당이었어요?


김혜련: 아까 말씀드렸듯이 그땐 정당공천이 없었어요. 그때는 기초의원이 명예직이던 시절이었어요. 한 달에 55만 원 받았거든요. 안 쓰고 살았죠.


리: 당선 이후엔 어떤 활동을 하셨어요?


김혜련: 지금 녹색당의 초기 모델인 초록정치연대에서 김현 같은 분과 같이 활동하기도 했고, 대학원도 다녔어요. 그때 회의를 1년에 70일 나가면 하루 수당이 7만 원이었어요. 그렇게 450만 원 회의비에, 월정액 55만 원. 어디 강연가면 20만 원 받고 무슨 위원회 나가면 10만 원 받고. 그렇게 한 달에 100만 원 정도로 살다가, 결혼하면서 생활이 나아졌죠. 남편이 돈을 버니까.

참으로 빠듯한 생활을 했다 한다

리: 처음 시의원으로서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김혜련: 초선 때는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공무원들 많이 깠던 것 같아요. 공무원들이 저 어린 애한테 왜 이런 얘기까지 들어야 하냐, 막 그러기도 했어요. 그때만 해도 여기가 다 논밭이었거든요. 시에서 농약을 막 나눠주고 그랬어요. 그래서 그런 거 하지 말고 친환경 농업 하라고 막 그랬죠. 어린이집도 지금 같은 시스템이 전혀 없었거든요. 여성 민우회 언니들이 어린이집에 전화 다 돌려서 보육비 얼마 받는지 조사하고 그랬어요.


리: 두 번째 선거 나갈 때는 어떠셨어요?


김혜련: 저는 바로 재선 도전을 안 하고 남편이 포스코 장학생으로 미국에 가게 되어서, 임기 마치자마자 미국에 가서 1년 있다가 왔어요.


리: 귀국 후에는 어떤 일이 있었나요?


김혜련: 민주노동당 활동하던 선배한테 전화가 왔어요. 아이 때문에 밖에 잘 못 나가니까 집으로 오라고 했더니, 심상정 보좌관하고 같이 왔더라고요. 심상정 의원이 여기 고양에 출마하는데 좀 도와 달라고. 당원도 아니고 초록정치연대 사람인데 좀 그렇지 않겠나, 생각해보겠다 했는데요. 얼마 뒤 심상정 의원님이 직접 보고 싶어 한다는 전화를 받았어요. 크리스마스 이브날 또 집으로 오라 그래서(웃음), 그때 처음 뵙고 일을 돕게 됐죠.


리: 심상정 의원을 돕다가 자연스럽게 재선에 도전하게 된 건가요?


김혜련: 재선은 쉽지 않았어요. 2010년도에 선거구가 확 바꾸었어요. 제가 처음 시의원 했던 곳이 화정2동이었는데 여긴 야권이 강한 곳이었어요. 그런데 거기랑 고양시에서 가장 보수적인 동네가 한 선거구로 묶여 버린 거예요. 그렇게 3인 선거구가 되었는데, 그때 현 시의원이 3명 출마하고 저를 포함해서 전 시의원이 둘 출마했어요. 거의 비슷하게 가다가, 제가 시의원했던 곳에서 표가 많이 나와서 막판 뒤집기로 당선됐죠.


리: 재선 때는 무슨 당으로 나가셨어요?


김혜련: 진보신당으로 나갔죠.


리: 추억의 진보신당… 그걸로 당선되신 거예요?


김혜련: 네. 그러니까 공무원들이 얼마나 짜증이 났겠어요. 저걸 달고도 당선이 되네 하고(웃음).


리: 재선 때는 어떠셨어요?


김혜련: 재밌었어요. 그때 제가 가장 중점을 뒀던 게 심상정을 총선에서 당선시켜야 한다는 거였어요. 시골 마을을 다 돌았어요. 마을 지리 익혀가며, 행사마다 심상정 손 잡고 다니고.



심상정을 낳은 사람


리: 심상정을 낳은 사람이네요.


김혜련: 그런 셈이죠. 저 같은 의원이 없으면 통장 회의가 언제 어디서 있는지도 몰라요. 그런 활동을 해본 적이 없는 당이니까.


리: 본인이 당선될 때가 좋았나요, 아니면 심상정이 당선될 때가 좋았나요?


김혜련: 심상정이 될 때가 훨씬 좋았죠.


리: 원래는 심상정을 도울까 말까도 망설였던 분이 어쩌다가…


김혜련: 그래도 심상정은 소중하니까요(웃음). 170표 차이로 당선될 때 개표장에 있었는데 긴장해서 쓰러질 뻔했어요.

출처: SBS 뉴스 갈무리
170표 차이의 기적적인 당선이었다

리: 재선 때 입안한 조례는 어떤 게 있나요? 


김혜련: 그때 하수도 보급률이 70%가 채 안 됐어요. 단독주택은 정화조를 통해 하천으로 나가는데, 그래서 정화조 청소를 자주 해줘야 해요. 근데 하수도 요금은 또 내요. 정화조를 쓰는 가정 입장에서 보면 정화조 청소비도 내고 하수도 요금도 내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정화조를 쓰는 집은 하수도 요금을 깎아주는 조례를 만들었죠.


리: 그분들은 팬이 되셨겠네요.


김혜련: 아마 제가 한 건지 잘 모르실 거예요. 이건 표가 되는 정책이라기보단 의미 있는 정책이라고 봐요.


리: 표가 되는 정책은 어떤 건가요?


김혜련: 마을회관 지원에 관한 조례 같은 거? 시골에 가면 마을회관들이 다 있어요. 마을 공동재산인데 시에서 수리비 지원을 안 해줘요. 그래서 제가 마을회관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어요. 마을회관에 1,500-2,000만 원씩 돈을 주는 거거든요. 이런 건 표가 되는 거죠.


리: 그렇게 3선에 성공하신 건가요?


김혜련: 아니요. 그건 3선 때 한 거예요. 재선 때는 바닥을 더 많이 뛰었죠. 건설교통위원장 하면서 마을버스에 중점을 많이 뒀고요. 버스가 시간에 맞춰 오도록, 빨리 지나가지 않도록 했어요. 시골은 버스가 30분에 한 대 있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어르신들이 시간 맞춰서 나왔는데 버스가 3분 전에 지나가 버리면 진짜 낭패죠.


리: 3선은 무난히 되셨나요?


김혜련: 네. 잘했으니까. 잘했다는 걸 알고 찍어주는 동네가 있어요. 시골 같은 곳. 여기서 많이 올랐죠. 우리 지역구에 신도시도 있는데, 제가 DMC까지 가는 마을버스를 개통시켰어요. 그러니 그 신도시에서도 1등 했고요. 사람들이 다 알아요.


리: 심상정 후광효과도 있지 않나요?


김혜련: 2010년엔 있었죠. 근데 여기 주민들이 굉장히 냉정해요. 총선 때 심상정에게 몰표가 나와도, 지방선거 때는 선호하는 당에 따라 또 달라져요. 그 표가 그대로 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리: 3선 때는 어떠셨어요?


김혜련: 훨씬 더 재미있었어요. 3선 하면서 제가 최성 시장을 제일 많이 깠어요. 일을 못 하니까. 제가 최성 시장한테 그랬어요. 그 전 시장이 일산시장만 하고 있었으니 이제는 고양시장이 되어라 그랬는데, 당신은 왜 똑같이 일산시장 하고 있냐. 그러니까 최성 시장이 충격을 받은 거예요. 회의장에서 공식적으로 그렇게 얘기한 사람은 제가 처음이었어요. 그리고 나서야 최성 시장이 덕양균형발전을 내세우더라고요.

최성 시장은 한때는 대선 경선까지 나갔지만 이번 선거에선 컷오프되었다…

그리고 작년 초에 백석동에 땅이 꺼져서 난리가 났었어요. 거기 높은 건물을 지으려고 땅을 파다가 옆 도로가 꺼진 거예요. 거기가 일산에서 서울 나가는 버스가 다 통과하는 곳이거든요. 모든 고양 시민의 문제죠. 그래서 제가 의회 역사상 최초로 임시본회의를 소집했어요. 또 요즘 미세먼지가 엄청 심각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미세먼지 특위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미세먼지 전담팀도 만들고 불법소각단속도 강화시키고, 용역 예산도 세우고 했죠. 


리: 이번에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김혜련: 항상 50 대 50이죠. 까봐야 알 것 같은데 아마 근소한 차이로 당선되지 않을까 싶어요.


리: 아주 근소한 차이로 당선되면 뉴스에 나오겠네요.


김혜련: 차이와 상관없이 당선되면 뉴스에 나올 수밖에 없죠. 밖에서 보면 민주당은 50%고 정의당은 5%니까. 하지만 지난 총선 때 우리 선거구는 정당투표율에서 민주당을 이겼어요. 지난 대선 때도 12%가 나왔고요. 지금 지지율도 민주당과 10% 차밖에 안 날 거예요. 그 갭을 후보 역량으로 메꿔야죠.


리: 심상정 의원도 선거를 도와주고 있나요?


김혜련: 저는 이 정도만 해주셔도 감사해요. 자기 동네라고 해서 더 신경 쓰고 그러면 다른 후보들과 형평성에 문제가 생기니까요. 지금 동네 분들이 심상정은 왜 안 오냐고 할 때 있어요. 그럼 제가 그분들께 저로 커버가 안 되나요? 이렇게 되묻곤 해요.



균형 발전하는 경기도를 꿈꾸다


리: 도의원이 되면 시의원과 달리 어떤 걸 할 수 있을 것 같으세요?


김혜련: 기준을 바꾸지 않고 우리 지역에 뭘 해달라고 하는 건 사실 특혜를 요구하는 거예요. 행정 기준 자체를 바꿔야 해요. 도정을 바꾸면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치겠죠.


리: 지금까지 진보정당에서 경기도의원이 몇 명 나왔죠?


김혜련: 민주노동당에서 비례대표 의원이 있었고, 2010년도에는 야권 단일화를 해서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있었죠. 수도권에서 민주당을 이기고 당선된 사람은 없어요. 그 전엔 단일화를 했으니까.


리: 도의원이 되면 뭘 하실 생각이에요?


김혜련: 경기도가 서울이나 인천에 비해 철도 분담률이 굉장히 낮아요. 경기 남부에 편중되어 있죠. 이번에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도시철도 계획을 내놨는데 경기 남부에만 다 깔렸어요. 물론 타당성만 따지만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어요. 인구가 많으니까. 하지만 철도는 타당성만 갖고 할 게 아니라, 경기 북부와 남부의 격차도 해소해야 하잖아요. 제가 가서 바꿀 거예요.


리: 도의원의 힘만으로 될까요? 되기만 하면 좋을 텐데, 어려울 것 같은데요.


김혜련: 그걸 되게 하는 게 정치의 힘이죠.



제대로 훈련받은 직업정치인!


리: 이번에 떨어지시면 뭐하실 거예요?


김혜련: 떨어지면 놀아야죠(웃음). 백수가 뭐하겠어요.

낙선했을 때 김혜련 후보의 모습

리: 정치하는 거에 대해 가족들은 뭐라고 해요? 


김혜련: 가족들은 포기했죠.


리: 요새 출마하고 싶어 하는 젊은 친구가 많은데 어떤 말씀을 해주고 싶으세요?


김혜련: 출마해라. 최고의 경험이 될 테니까.


리: 근데 아주 군소정당 아니면 젊은 친구들이 출마하기가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김혜련: 그렇죠. 그런 면에서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그래도 저는 기회가 되면 출마해보는 건 좋은 것 같아요. 본인으로서도 단련이 많이 되고.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죠. 마케팅도 생각해보게 되고. 사명, 목적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 돼요.


리: 본인에 대한 마케팅은 어떻게 하세요?


김혜련: (웃음) 미모?

“미모도 좀 돼야 하지 않을까요?”

리: 류여해가 떠오르네요. 


김혜련: 근데 거기는 주권을 위임받은 적이 없잖아요. 저는 위임받았고.


리: 직업으로 정치를 하다 보면 좀 물리지 않으세요?


김혜련: 이 직업이 얼마나 다이나믹한데요. 괜찮은 직업이에요.


리: 앞으로 국회의원까지 노리실 생각이세요?


김혜련: 그건 노린다고 되는 자리가 아니에요. 활동의 결과물이죠. 딱히 노리진 않지만 그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결과가 왔을 때 그걸 버리진 않겠죠.


리: 혹시 녹색당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어요?


김혜련: 신지예에게 10만 원 보냈습니다.


리: 오, 왜 남의 당 사람한테?


김혜련: 잘하는 게 중요하니까. 신지예 멋있잖아요. 패기 넘치고. 저도 패기가 있던 시절이 있지만, 지금 신지예만큼 유명하진 못했어요. 그땐 페미니스트란 단어를 공공연하게 쓸 땐 아니니까.


리: 그런 식으로 본인의 정체성을 한 단어로 내세운다면?


김혜련: 잘 훈련받은 직업정치인.


리: 에너지가 넘치시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과 싸우게 되는데 그 의미에 대해 좀 말씀해주시죠.


김혜련: 지금 구도가 총 도의원이 142명인데 그중 정의당 후보가 1명이에요. 제가 되지 않으면 민주당이랑 자유한국당 두 당이 나눠 먹게 되는 거예요. 1인 선거구이기 때문에 90% 이상 민주당이 당선될 수도 있어요.


리: 한때 한나라당이 다 먹은 적도 있었죠.


김혜련: 2006년에 그랬죠. 이렇게 되면 일당독점인 거예요. 지방의회엔 이런 게 진짜 심해요. 거기다 의회랑 지자체장까지 당이 같으면 사실상 단점정부인 거예요. 이걸 깨야죠. 그래서 이건 김혜련과 민주당의 대결인 거죠. 지금 여기 공무원들이 제 선거에 관심이 제일 많아요. 김혜련과 심상정이 민주당 바람을 이기냐 못 이기냐가 중요한 거예요.

출처: 한겨레 갈무리
일당독점이 일어났던 2006 지방선거. 그리고 지방의회는 헬게이트로…

리: 민주당 도의원이 장악하는 거랑, 정의당 1명이 끼어 있는 거랑 많이 다를까요? 


김혜련: 저는 민주당이 그렇게 훌륭하고 좋은 정당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자기들의 이익을 지키는 데 충실한 정당이죠. 시의회에서도 제가 반대하는 거랑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는 거랑 다르게 받아들여요. 도의회에도 제가 들어가서 활동하면 민주당 의원들이 더 긴장하게 되겠죠. 지금 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당 지지율 이상의 표를 스스로 만드는 사람들이 없어요. 1-가를 받으면 당선되는데 1-나를 받으면 떨어져요. 당 지지율에 기대 정치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근데 우리는 당 지지율이 4-5% 이래도 15% 이상 받아서 당선되는 사람들이 있어요.


리: 시의원이나 도의원도 아주 중요한 자리인데, 기대치가 그렇게 높지 않아요.


김혜련: 그러니 문제에요. 1명 뽑으면 수십억 세금을 아낄 수 있는 자리인데요. 의원들이 지역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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