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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바나나를 주셨다

조회수 2017. 10. 31.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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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할아버지가지하철역에서 바나나가 가득 든 비닐봉지를 힘겹게 들고 서 계셨어요.
어떤 할아버지가지하철역에서 바나나가 가득 든 비닐봉지를 힘겹게 들고 서 계셨어요.

바나나를 파는 줄 알고 “얼마예요?”하고 여쭈자 “받은 거라서 모르겠는데.”라고 말하셨어요. 순간 너무 창피했어요. 무거운 짐을 든 어르신에게 “들어 드릴까요?”라고 말하기는커녕 장사하는 분으로 오해했으니까요. 할아버지는 제게 바나나 하나를 주셨지요.
잠시 뒤 지하철이 도착했어요. 지하철에 올라탄 할아버지는 옆자리에 앉은 아주머니한테도 바나나를 주셨어요. 많이 선물 받았다면서요.
두 분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셨어요. 아주머니는 할아버지 연세가 일흔여덟 살이란 말에 아직 정정하시다, 그러니까 그렇게 많은 바나나를 들고 갈 힘이 있으시다,라고 말했어요.
할아버지는 다음 역에서 올라탄 다른 분에게도 바나나를 건네셨어요. 내심 바나나가 하나도 안 남을까 걱정됐어요.
그런데 바나나가 줄어들 때마다 할아버지는 싱글벙글 웃으셨어요. 나는 아깝지 않느냐고 여쭈었어요. 그러자 힘들게 들고 가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으냐고 하셨어요.
얼마 뒤 할아버지는 잘 가라고 손 흔들며 내리셨어요. 비닐봉지가 한결 가벼워 보였어요.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윤영숙 님이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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