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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기다리다 한 장면을 목격했다

조회수 2017. 10. 19.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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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따라 왜 그리 춥던지..그런데 버스를 기다리다 흐뭇한 장면을 목격했다.

직장 동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시간이 없어 부득이 발인할 때 문상을 갔다. 장례식장까지 족히 두 시간은 걸려서 새벽에 집을 나섰다. 그날따라 왜 그리 춥던지…….그런데 버스를 기다리다 흐뭇한 장면을 목격했다.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어르신이 자판기에서 커피 두 잔을 뽑으셨다. 그러고는 “날씨가 무척 춥지요?”라며 환경 미화원에게 한 잔을 건네셨다. 추위에 떨며 청소하다가 커피를 받아 든 환경 미화원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나를 감동시킨 이야기가 또 있다.


유난히 더운 날이었다.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종점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운전기사가 5분이 넘도록 출발하지 않고 동료와 잡담을 나눴다. 10분이 지나서야 출발했지만, 더워서 예민해진 승객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학생들 방학이라 배차 간격이 늦어졌다고 해명해도 소용없었다. 미리 안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네 정거장이 지나도록 승객들의 불평은 그치지 않았다. 계속 시달리는 운전기사가 안쓰러웠다. 그런데 다섯 번째 정류장에서 중년의 승객이 “날씨도 더운데 일 끝나고 막걸리나 한잔하시죠.”라면서 만 원짜리 한 장을 주고 내리는 게 아닌가. 엉겁결에 돈을 받아 든 기사는 어쩔 줄 몰라 했고, 버스 안은 조용해졌다.


조금만 신경 쓰면 얼마든지 남을 배려할 수 있는데, 그동안 외면하고 살았던 건 아닌지 되돌아보았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김유래 님이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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