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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게이머, 어떻게 다를까?

조회수 2018. 5. 14. 17: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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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사람은 백인백색이긴 합니다만..

한국, 중국, 그리고 일본. 

지리적으로 그리 멀지 않은 탓에 종종 '동아시아 국가들'로 묶여서 거론되는 나라들입니다. 악의가 있어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가끔은 '생판 다른 나라들을 왜 세트메뉴처럼 취급하냐'라며 울컥할 때가 있긴 합니다. (그러는 저도 북유럽, 남미 이런 식으로 싸잡아(?) 부르곤 하니 딱히 남말 할 처지는 아니군요.)

여느 때처럼 스토어에 그득그득한 모바일 게임을 무작위로 맛보던 어느 날. 문득 어떤 게임은 Made in China라고 써붙여 놓은 것만 같고, 또 어떤 게임은 "저는 일본 게임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물론 100% 맞는 건 아닙니다만.

게임의 대략적인 인상만 접해보고도 어떤 나라 게임인지 느낌이 온다? 어쩌면 그건 그 나라만의 '어떤 특성'이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부분은 자세하게 파자면 천일야화 뺨칠 이야깃거리가 될 테니… 얕게, 아주 얕게, 개인적으로 느꼈던 부분에 대해서만 짤막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 모로 보고 뒤집어 보고 자고 일어나 다시 봐도 이쪽 계통(?)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랄까요.

일본을 먼저 보겠습니다. 일본은 전세계적으로도 게임 역사가 비교적 길고, 관련 이야깃거리도 많은 나라입니다. 소니와 닌텐도라는 글로벌급 하드웨어 업체의 본산이며, 여전히 콘솔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큰 편이죠. 오타쿠(Otaku, 御宅)라는 단어를 탄생시킬 만큼 혼자서 게임에 몰입하는 전문가(?)도 부지기수입니다.

혼자서 게임을 즐긴다는 건, 게임의 세계관이나 설정, 스토리와 내용 전개 등을 중요시하는 유형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게임을 플레이함으로써 새로운 관점이나 경험을 얻고, 그 안에 몰입해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는 것에 높은 가치를 매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잘 팔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들 하죠. (5월 11일자 일본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좌측이 구글플레이 스토어, 우측이 애플 앱스토어 - 자료 출처: 게볼루션)

여기에 '과금에 대한 태도'를 연결해볼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게임에서 랜덤 뽑기 시스템의 대명사로 쓰이는 가챠(Gacha, ガチャ)라는 표현이 있죠. 

'랜덤 뽑기 = 가챠'라는 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건 그만큼 널리, 혹은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는 뜻일 겁니다. 바꿔 말하면 이 말이 쓰이던 곳, 즉 일본의 유저들에게는 별 거부감이 없다는 뜻도 되겠죠. 애당초 시장의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보였다면 금세 사라지고 말았을 테니까요.

일본 유저들의 경우 과금을 통해 얻게 되는 결과가 일관되지 않게 지멋대로 나타나는 것에 비교적 덤덤한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거부감이 없는 수준을 넘어, 재미를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알려졌을 정도죠. 물론 그들 나름대로의 적정선은 있겠지만.

▲ 눈깔사탕 한 번 쏘는데 오브 5개. 만약 오브 5개를 낱개로 산다고 가정한다면 5,000원 되겄슴다. (출처: <몬스터 스트라이크>)

이에 비해, 중국의 게임 유저들이 최우선으로 따지는 건 '편리함'인듯 합니다. 

중국 하면 떠오르는 말로 '만만디'가 있는데요. 사전적으로는 '천천히'라는 뜻이고, 보통 '굼뜨다' 혹은 '느리다'의 의미로 쓰인다고 합니다. 중국 쪽 전문가나 학자들은 '겉으로는 게을러 보이지만 속으로는 부지런히 검토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 말하기도 합니다만… 딱히 게임에 적용할 수 있을 만한 분석은 아닌 듯합니다.

중국 유저들은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인내심이 부족한 편이라고 합니다. (저도 들은 겁니다… 중국 분들 릴렉스…) 각자 접해보신 중국 게임을 떠올려보시죠. 보통 지나치게 친절(?)하고, 플레이에 큰 허들이 없으며, 불편하거나 귀찮은 과정은 가급적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을 겁니다. 그 배경에는 아마 '만만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 한없이 까다롭던 이 아이(?)가 불현듯 떠오르더군요. 후…

한 마디로, 게임 플레이하는데 있어 고민 같은 걸 하게 만들지 말라는 게 중국 게임의 특성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중국 게임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VIP 시스템. 그 구조를 보면 싫어하는 일, 성가신 일을 스킵할 수 있게 해준다거나, 그러한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점점 더 많이 얹어주는 식으로 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쉬운 말로 하자면 '점점 더 편하게'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시대가 변하면 게임도 바뀌는 만큼, 요즘은 여러 모로 변형되거나 아예 배제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요.

▲ 한 기획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중국어를 전혀 몰라도 게임 진행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편리함'이라고. (출처: http://tophet.tistory.com/)

중국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에서는 익히 알려진 2~3개 회사가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장 자체의 점유율도 압도적으로 편중돼 있죠.

국내에서도 특정 회사가 구축해놓은 자체 플랫폼에 한 번 가입해놓으면 이후 그 회사에서 내놓는 신작들을 보다 '편리하게' 즐길 수 있곤 하는데요. 이런 면 역시 편의성을 추구하는 성향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흠… 사실 이 부분은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기도…

▲ 5월 11일자 중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 에라이, 니들끼리 다 해먹어라! (자료 출처: 게볼루션)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요? 이 질문에 대해서는 저마다 할 말이 무진장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짤막하게 써야할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플레이 과정과 디테일에 몰입하는 경향'이라고 정리하고 싶네요.

정리한답시고 써놓으니 오히려 말이 어려워진 것 같은데요. 쉽게 말하자면 액션이나 타격감, 혹은 전략전술이나 스킬트리와 같이 플레이 과정의 특정 요소에 유독 관심이 높다는 뜻입니다. 디테일이 잘 돼 있다고 해서 무조건 게임의 성과도 잘 나온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반대로 성과가 잘 나오는 게임들은 보통 디테일이 갖춰져 있는 경향이 있더군요.

저는 한국에서 특히 PvP 콘텐츠의 선호도가 높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요. 커뮤니티 등에서는 스펙을 공유한다거나 전략전술 정보&스킬트리 정보 등을 묻고 답하는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욱 강해지곤 합니다. 대중적으로 보자면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게임을 즐기려는 성향도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 너도나도 국민트리로 대동단결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입니다만, 한국 유저들은 과금 성향에서도 효율성과 합리성을 추구한다고 봅니다. 랜덤 뽑기의 확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그에 관한 담론이 확산되는 모습을 종종 보는데요. 당연한 것 아닌가 싶다가도 다른 나라 유저들의 과금 행태를 보면 이 또한 '특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즉, '과금의 결과는 무조건 플러스(+)여야 하고, 그 값은 보편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범위에 있어야 한다'라고 하면, 위 두 가지 특성을 반영하면서도 어느 정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정리가 아닐까 싶네요. 이 주제는 여기까지만!

▲ 어… 이렇게 보니 합리성과는 거리가 먼 것 같기도 하고…? (출처: 게볼루션 5월 11일자 국내 매출 순위.)
▲ 딱히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은 아닌 것 같지만 아무튼…

서두에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혀두긴 했지만, 그래도 특정 국가의 보편적 특징을 추려낸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저 자신이 한국 유저고 주위 사람들도 죄다 한국 유저이니 편견이나 선입견이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겠죠. 바꿔 생각하면 일본이나 중국 게이머 입장이 궁금해지기도 하는 대목입니다.  

사람은 저마다 다르다고들 하죠. 게다가 전체 인구 수로 보나 게임 내수시장 규모로 보나 일본은 한국보다 좀 더, 중국은 한국보다 훠~얼씬 큽니다. 한국 유저들의 성향을 일반화하기가 어렵다면, 중국과 일본은 당연히 더 어려울 수밖에 없겠죠. 그저 개인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니 이런 부분이 보이더라 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언급한 특징들이 옳든 틀리든, 특정 국가나 지역에 사는 유저들 사이에 어느 정도의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만큼은 여전히 확고합니다. 게임 시장의 글로벌화와 함께 국가별, 지역별 특징이 서로 섞이거나 희석되는 경향이 있다 해도, 여전히 어떤 장르의 게임을 어느 국가에 출시할 것이냐에 따라 시장 전략을 달리 해야 한다는 건 이미 널리 통용되는 사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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