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여 포기하지 말지어다, 고양이 구강 관리 열전

조회수 2018. 2. 20.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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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꾸준히 해주어야 하는 건강관리는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1. 털 빗기

2. 운동 

3. 발톱 깎기

4. 구강 관리


구강 관리에만 줄이 그어져 있는 것 같다면 기분 탓...이 아니라 맞다. 인정한다. 고양이 구강 관리는 정말이지 몹시 어렵다.


난이도로 따지자면 병원에 데려가기 전 레벨의 준 보스급 이벤트다. 개묘차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고양이는 구강 관리를 질색한다. 이를 앙 다문 고양이와 반려인의 실랑이도 종종 목격되곤 한다. 

하지만 고양이야말로 구강 관리, 칫솔질이 꼭 필요한 동물이다. 종종 고양이의 무병장수는 치아와 구강관리에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특히 어릴 때부터 오래, 꾸준하게 관리할수록 빛을 발한다. 고양이가 싫어한다는 이유로 양치를 소홀히 하면 구내염 등 구강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고양이는 병을 얻고, 집사는 시간과 돈에 블랙홀이 생기는 경험을 하게 된다. 선배 집사들이 눈물을 흘리며 칫솔질에 목숨을 걸라고 조언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난이도 별 고양이 구강관리법이다. 얄궂게도 난이도가 높을수록 효과도 올라간다. 고양이의 순함과 집사의 노련도를 측정하여 점점 더 높은 난이도를 공략해보자. 천운으로 구강 관리도 군소리 없이 받는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는 제외다. 전생에 나라를 구했음이 분명하니 이번 생을 즐기도록 축복해주자. 

[난이도 1] 물에 타 먹거나 뿌리는 구강 청결제


액상 형식의 물에 타 먹는 구강 청결제는 가장 쉬운 난이도를 자랑한다. 스프레이 제형을 물에 좀 타도 도움이 된다. 성격이 무던한 고양이라면 냄새 한 번 맡고 물을 마셔줄 수 있으니 희망을 가지자. 물론 20cm 바깥에서도 눈치를 채고 물그릇을 덮는 시늉을 할 수도 있다. 



스프레이 제형이라면 입 안에 뿌리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이론적으로. 향후 1개월간 멸시를 받을 확률도 무시할 수는 없다. 우리가 함께 사는 동물이 그런 존재들이다. 그래도 포기하지말자. 고양이의 장수와 당신의 지갑을 위해.


[난이도 2] 발라서 관리해주는 구강관리 젤


난이도 1에서 레벨업 한 당신. 축하한다. 이제 막 튜토리얼을 끝낸 셈이다. 본격적인 냥이 구강관리에 돌입해보자. 칫솔질에 자신이 없다면 젤 타입의 바르는 제품을 추천한다.


묽은 젤 타입의 제품은 칫솔질을 하지 않고 치아에 손가락으로 문질러주는 것으로 관리가 가능하다. 칫솔질에 비해 편리하고 간편한 것이 장점이다. 정면으로 손가락을 집어넣는 것보다 측면으로 공략(?)하면 뱉거나 구역질할 확률이 줄어든다. ​

 

[난이도 3] 손가락 칫솔, 일회용 구강 관리 물티슈 


슬슬 먹고 뿌리는 치약에 익숙해졌다면 실제 고양이 치아를 만져가며 관리해 줄 차례다. 단번에 난이도 3을 통과하는 집사도 있지만 대부분 천천히 시도해야 성공률이 높아진다. 마지막 난이도-고양이용 칫솔로 하는 칫솔질-에 실패해서 난이도 3을 도전하는 경우도 있다. 손가락이든 칫솔이든 가만히만 있어주면 집사는 기쁘다. 


손가락 칫솔은 칫솔질이라는 행위에 대하여 고양이가 거부감을 줄이도록 고안되었다. 먼저 반려묘가 안정된 상태에서 입 주변을 만지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하자. 그 다음에 손가락 칫솔에 반려묘가 좋아하는 냄새나 맛을 뭍혀, 그것을 핥게해 점차 적응시키도록 하자.   


송곳니부터 점차 어금니쪽으로 이동하며 놀이하듯 즐거운 분위기에서 닦아주자. 잇몸도 부드럽게 닦아주면 좋다. 단계마다 고양이를 칭찬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익숙해졌다면 전용 액상치약을 이용해 관리를 해주자. 


(또는 클렌저 성분이 함유된 일회용 구강 관리 물티슈를 손가락에 감싸 마찬가지로 살살 달래가며 간편하게 구강관리를 해줄 수 있다.)



[마지막 난이도] 고양이용 칫솔


먼 여정이었다. 마지막, 가장 고난이도이자 종착지가 치약을 고양이용 칫솔에 뭍혀 양치질해주는 행위다. 사람에게는 평범한 행동이 가장 고난이도인 셈. 


시중에는 다양한 맛의 치약이 존재한다. 바닐라 향을 입힌 것부터 민트 향까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고양이도 있는가 하면 향을 맡자마자 도망가는 고양이도 있다. 애교와 칭찬으로 구슬려보자.


치약에 조금 익숙해지면 치약을 고양이 전용 칫솔에 짜서 먹여보자. 칫솔질은 아직 이르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칫솔 위에 짜서 천천히 먹이자. 더 큰 그림을 위해서다. ​

보통 고양이 칫솔은 ㄱ자로 비스듬하게 구부러진 모양이 많다. 고양이의 잇몸과 치간에 최적화된 모양이다. 크기도 아주 작은 편이다. 


3단계까지를 무난하게 해냈다면 떨리는 마음으로 치약을 칫솔에 묻혀 고양이의 이빨을 부드럽게 칫솔질 하면 된다. 솔이 큰 것 보다 작은 쪽이 고양이에게도 수월하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치킨 맛 치약’이다. 기호성 최강을 자랑해 모든 집사들의 찬양을 받는 아이템으로 칫솔질에 거부감을 줄여줄 확률이 높다. 사람으로 치면 초콜릿 맛 치약, 치즈케이크 맛 치약 정도 된다.


호불호가 거의 갈리지 않고 고양이라면 다 좋아한다. 다만 너무 좋아해서 금방 사라지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거부감 없이 고양이용 칫솔에 적응하게 하고 싶다면 추천할만한 아이템이다. 


마지막 난이도를 클리어 한다면 이제 구강 관리 마스터로 인정한다. 고양이의 선홍빛 잇몸 미소를 지켜줄 수 있게 되었다. 고양이의 안녕과 집사 마음의 평화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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