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작사부작, 셀프인테리어가 주는 즐거움

조회수 2018. 5. 22.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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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평대 / 아파트 / 내추럴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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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고, 사진 찍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프리랜서 에디터 부부 주황별과 하늘이음, 그리고 꼬꼬마로 구성된 세 식구 한 가족입니다.

저희는 5년 전 제주로 이주했고, 2014년 봄 무렵부터 지금 집에 살고 있습니다. 이사할 당시, 전문 인테리어 시공을 고려하다가 간단한 터치만으로 마무리하고 대신 절약한 공사비로 가구와 소품에 주력했습니다. 그러다 올봄부터 아이 방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셀프 인테리어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무엇이든 스스로 터득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DIY 작업을 두려워하지 않는 편입니다. 10년 이상 네이버에 주황별과 하늘이음 블로그를 운영 중이며, 세 식구의 일상 이야기는 블로그 내 [원픽스토리]라는 카테고리에 기록 중입니다.
방을 고친 순서대로 소개하는 것보다는 공간별로 소개하는 게 나을 듯하여 현관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보여 드리겠습니다.
Before : 현관
출입문을 열고 들어오면 중문이 바로 보이고, 스타일 역시 보통의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입니다. 바닥을 제외하고는 다 어두운 톤의 타일이 붙어 있어서 전반적으로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였죠.
붙박이 신발장은 바닥 타일과 톤이 비슷했고, 출입문을 들어섰을 때 보이는 좌측 벽에는 흔히 '두꺼비 집'이라 부르는 배전함과 통신 단자함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어두운 공간을 환하게 바꾸기 위해 페인트칠을 하기로 했습니다. 페인팅 과정의 반 이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마스킹 작업부터 꼼꼼히 시작합니다.
Ing
어두운 타일 위에 젯소를 과감하게 칠하는 것을 시작으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갑자기 난입한 제 작업 메이트 꼬꼬마가 잠시 쉼표를 찍어주기도 합니다.
작업 중간중간,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빛을 잃어 내가 괜한 일을 벌인 건 아닌가 라는 우려와 함께 우울한 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젯소 2회, 페인트 2회 칠을 마치니 집을 나갔던 자신감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석양 사진이 끼워져있던 배전함엔
가지고 있던 액자를 걸어주는 것으로 쉽게 해결했습니다.
이제 분리해두었던 중문을 칠할 차례입니다.
요즘 나오는 페인트는 워낙 발림성과 흡착력이 좋아 시트지 재질이었던 중문 위에 젯소를 덧칠하든 젯소 칠 없이 바로 페인팅 하든 큰 차이 없이 정말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페인팅을 마친 중문 유리창엔 최종적으로 '고방 유리 시트지'라 불리는 불투명한 유리 느낌의 무늬 시트지를 정성스럽게 붙여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After : 현관
현관 벽 페인팅 이틀, 중문 페인팅 이틀. 총 4일 정도의 시간을 들여 완성한 현관입니다. 바꿀 건 바꾸고 더할 건 더하고 남길 건 남겨서 전반적으로 편안한 느낌의, 원하던 현관을 얻은 것 같습니다.
Before : 거실
거실엔 큰 책장이 한 벽을 채우고 있었는데 새 학기를 맞이해 꼬꼬마의 방에 책장 두 폭을 나누어 주기로 하면서 변화가 불가피 했습니다.

4년 전 책장으로 덮어둔 황금빛 포인트 벽지의 민낯과 마주해야 했거든요. 암담한 황금빛 포인트 벽지는 역시나 페인트칠을 하기로 했습니다.
황금빛 벽지를 포함해 눈에 거슬리는 부분은 전부 흰색 페인트(젯소 2회 + 페인트 2회)를 칠하고 세 폭으로 줄어든 나머지 책장은 눕혀서 가로로 길게 배치를 했습니다.
After : 거실
그 외에 나머지 공간들은 가지고 있던 가구, 오브제들의 방향을 바꾸거나 재배치해서 모든 공간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꽤나 고심하여 완성했습니다.
거실은 여러번의 변화가 있었지만 집의 중심이자 온가족이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에 최대한 앉고 싶은 공간과 자리를 많이 만드는데 신경을 썼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서로 대화하고 마주보는 시간을 늘릴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이번 거실 인테리어의 핵심은 작아진 책장을 눕히고 그에 맞춰 꾸민 거실의 왼쪽 벽이 아닐까 싶습니다.
창가쪽은 작업실에 있던 조명들을 가지고 나와 달았고, 확장형 테이블은 8인용으로 고정하여 북카페 느낌이 들도록 했습니다.

부분 페인팅과 가구 재배치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손쉽게 집안에 변화와 활력을 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듯 싶습니다. :)
Before : 주방
이사 당시에 찍어둔 주방 모습입니다. 와인색 꽃무늬 싱크대 상하부장과 엘레강스한 주방등까지..
심지어 냉장고 수납장까지 와인색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대로 사용할 수 없기에 선택한 방법이 시트지 리폼!
Ing
리폼 할 싱크대의 폭과 작업의 속도, 질을 고려해서 시트지 선택은 제가 하고 시공은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께 부탁드렸습니다.

다시 생각홰봐도 작업을 부탁드린 건 정말 잘 한 일이었습니다. 번개 같은 손놀림으로 해주신 덕분에 금방 끝났거든요. 제가 했다면.. 꼼꼼히 하는 건 자신있지만 2박 3일은 걸렸을 거에요.
After : 주방
그렇게 바뀐 주방의 모습입니다. 새로 맞춘 게 아닌데 완전 다른 주방 같죠?

전체를 다 우드톤으로 할까 했지만 그러면 바닥까지 더해져 너무 어두울 것 같다는 생각에 화이트와 우드를 섞어서 진행했습니다.
상하부장만 시트지 작업을 하고 상판은 블랙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하부장의 짙은 우드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이에요.
평소 세 식구만 생활하는 편이라 식사는 주로 바테이블에서 해결합니다.

제주에 살다보니 손님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손님이 오시면 그 때는 거실 쪽 테이블을 파티 혹은 다이닝 테이블로 활용합니다.
수납공간이 많은 주방이라 되도록 물건 없이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 수납장은 원래 침실에서 거울을 놓고 사용하던 것을 싱크대 위를 차지하는 물건들이 하나씩 늘어가길래 자연스레 주방에 추가로 수납공간이 필요하게 되었고, 그런 이유로 이 수납장이 주방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아침식사로 주로 커피와 빵을 먹는 편이고 집에서 작업하는 시간도 많아서 커피와 관련된 제품들이 몇 개 있는데 그것들을 이 위에 올려두고 있습니다.
Before : 아이방
책상만 두고 장난감과 옷을 수납하는 용도로 사용하던 작고 길쭉한 방을 아이방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2학년이 되면 나도 혼자 자볼까?"라고 먼저 말을 꺼내더라고요,

연한 베이지 톤의 실크 벽지와 우드 몰딩이 군더더기 없는 방이긴 하지만 좀 더 깔끔해 보이도록 벽과 천장, 몰딩 모두 흰색 페인트를 칠하기로 했습니다.
Ing
방학을 맞은 꼬꼬마가 아주 의욕적으로 도와주는 바람에 조금 힘들었지만(?) 훨씬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늘 롤러와 붓으로 페인트칠을 하다가 이번에 처음 사용해본 패드는 정말 날개를 단 듯한 신세계였습니다. 작업 속도가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되었을 뿐 아니라 그 결과 또한 매우 만족스러웠답니다.
젯소를 2회 정도 칠하고 그 위에 아이방에 적합한 친환경 페인트로 두 번 정도 덧칠해 마감했습니다. 흰색 페인트로 톤만 정리했을 뿐인데 전보다 한결 밝아진 느낌이 마음에 드네요.
After : 아이방
라이트 민트색으로 칠한 방문 너머로 꼬꼬마의 방이 살짝 보입니다.
오른쪽 안쪽에 책장 보이시나요? 저게 바로 거실에 있던 두 폭 짜리 책장을 분리해 넣은 그 책장입니다. 붙여서 사용했던 책상 2개를 이번엔 따로 떼어서 배치했습니다.
방 입구에서 봤을 때 왼편의 책상은 그림 그리기와 만들기를 좋아하는 꼬꼬마를 위한 작업 책상입니다.
가지고 있던 소품들과 오브제를 배치만 달리해 분위기에 작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입구에서 봤을 때 오른쪽 책상은 어질러지기 쉬운 작업 책상과 의도적으로 떼어놓은 학습용 책상이구요.
머리 위쪽에는 우연찮게 아주 좋은 가격에 중고로 손에 넣은 그레이 색상 스트링 포켓에 꼬꼬마가 좋아하는 피규어들을 나란히 정리해주었습니다.
원래 수납용 방이었기에 침대가 없었습니다. 침실에서 사용하던 싱글 침대를 이 곳으로 옮겼고, 침대 가드 역시 기존에 사용하던 것입니다.
발바닥 모양의 도어 스토퍼는 이 방의 깨알 같은 재미라면 재미일 수 있겠네요. :)
완벽하지도 아주 화려하지도 않지만, 천천히 둘러보니 지금 이 모습이 아홉 살 언니가 된 꼬꼬마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방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도 변화무쌍한 공간이길.
집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그 집에 사는 구성원 각자의 가치관과 행동습관뿐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담고 있는 그릇과 같죠.

저희의 경우 집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특히 많기 때문에 집은 다양한 기능이 가능한 곳이어야 합니다. 손님에게는 부티크 호텔 같은, 저희에겐 레스토랑이자 카페, 직장이자 작업실, 그리고 집이죠. 앞으로도 변화무쌍한 공간으로 꾸며가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쭉 우리 가족에게 집에 머무는 시간은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으면 하는 큰 바람도 있고요. by 블로그@snh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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