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독립, 아직은 집과 친해지고 있어요.

조회수 2018. 1. 18.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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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평대 / 아파트 / 모던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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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일매일 백수를 꿈꾸는 30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직장에서 평생교육과 문화행사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평소에는 뒹굴뒹굴 게으름을 피우다가 뭐 하나 꽂히면 반짝!하고 열중하길 좋아하는 얄팍한 취미부자&귀차니스트에요.

영화나 책, 만화책 등 상상 속 허구의 세계에 파묻히기 좋아하고, 아주 가끔 필 꽂히면 게으름을 떨쳐내고 미싱이나 공예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기도 해요. 뒤늦게 독립한 4개월차 따끈따끈한 초보 자취생이랍니다. :)
예전부터 독립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작은 동네에 살고 있다보니 본가를 두고 나와 따로 나와 산다는 게 여러모로 쉽지 않았어요.

그러다 올 여름 문득, 이젠 진짜 독립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독립선포 하루만에 급하게 집을 구하게 됐습니다.

생애 첫 독립이라 경황이 없어서 실은 많은 부분을 체크하지는 못했어요.
일단은

1. 초 저렴한 전세금
2. 직장과의 최단거리
가 이 집을 계약한 이유였어요. 이 집을 놓치면 독립은 영영 못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에 급하게 이 집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독립결심, 집 계약, 이사까지.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일어났기 때문에 집을 어떻게 꾸밀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늘 입버릇처럼 회사 관두고 지인들과 까페, 떡볶이집, 공방 등을 차리고 싶다고 했기에 이 공간에서 그런 모든 것이 가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대리만족이 가능한 나만의 놀이터 같은 공간! 온갖 취미생활들을 다 펼쳐 놓고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벽이 없는 정사각형 구조의 집이기에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용도 별로 공간의 컬러를 다르게 구성해서 조금이나마 구분을 만들었어요.
제가 사는 아파트는 특이하게 회사랑 계약을 해요.. 그래서 집을 약간 손 보는 것과 관련해서 관리소장님에게 허락을 받았어요.

처음에는 조금 꺼려하셨지만 깔끔하게 작업하겠다고 말씀 드렸더니, 유지보수 차원이라며 오케이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관리소장님이 바뀌면 뒤엎어질 수 있는 구두허락인데다가, 계약서에 계약 해지시 원상복구에 대한 체크조항이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나갈 때는 물어주고 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제가 사는 동안은 제 마음에 들게 꾸미고 싶어서 쿨하게 진행한 부분이에요.
평소 인테리어를 할 일이 없기에 관련 지식이 별로 없었고 그냥 '집은 무조건 올화이트' 라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제가 머무를 공간을 구하고 보니 올화이트로 꾸미면 너무 휑할 것 같았어요. 일단 전체적인 컬러를 고민한 뒤, 원룸의 공간분할을 어떻게 할지 구상했습니다.

벽에 페인팅만 하고 바로 이사를 했고 거의 3개월 동안은 퇴근 후 조금씩 보수작업을 진행하고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하면서, 조금씩 느리게 집을 정리해 나갔습니다.

8월 초에 이사했는데 추석이 지나고서야 조금씩 집의 모습을 갖추게 됐어요. 집주인이 게을러서.. 아직도 진행 중인 미완성 집이에요.^^;
첫 독립이라 가전, 가구 모두 새로 장만해야 하는데 나중을 생각해서 짐을 많이 늘리면 안 될 것 같았어요. 새로 살 가구들도 되도록이면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그리고 나중에 버리고 가도 괜찮을 것들로 구입하고, 최대한 기존의 것들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본가에서 쓰던 15년 넘은 책상이랑 책장, 화장대, 선반, 침대 프레임, 스탠드 등을 리폼 해서 쓰기로 했어요. 사실 리폼하는 게 귀찮은 일이기도 해서, 새 제품으로 사서 채울까 고민도 했었지만 완성품을 보고 나니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책상, 화장대는 자주 사용하는 가구인데 저는 워낙 물건을 막 다루는 (?) 스타일이라 밝은 계열의 가구는 스크래치나 오염 등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어요. 원래도 블랙 계열의 다크한 색상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어두운 컬러가 집 전체 컬러인 화이트&그레이에 포인트가 되어줄 것 같아서 에보니 컬러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커다란 창문이 난 곳이 동북쪽인데요.. 아침햇살이 제법 짱짱해요.

사실 집을 보러 왔을 때 이웃사촌이 이쪽 방향의 집은 어둡고 춥다고 얘기를 해줬지만, 당장 집을 구해야 하는 제게는 그 말이 크게 와 닿지 않았어요.

게다가 어차피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들어오는데 그게 크게 상관이 있나 싶기도 했구요. 집구하기 초보자라 남향의 중요성을 몰랐던 거죠!! (-_ㅠ)

초록이들을 키우게 되고, 겨울이 되니까 남향집이 아닌 것이 많이 아쉽기는 해요.
본가에 살 때부터 한쪽 벽에 찬넬 선반을 달고 책이랑 소품, 취미 재료들을 수납했었어요, 좁은 공간에 찬넬 선반은 정말 한줄기 빛이에요!

이 집은 혼자 살기엔 넓은 편이지만 통 원룸 형태라 공간활용이 아쉬웠고, 자잘한 짐이 워낙 많은 저는 벽을 활용해 소품이나 살림들을 수납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콘트리트 벽에도 찬넬 선반을 달아봐서 작업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데, 알고 보니 이 집이 사방으로 석고벽이더라고요. 콘크리트 벽보다 석고벽이 작업하기 더 어려웠어요..-_ㅠ
찬넬선반 밑으로는 피아노와 책상을 일자로 배치해서 한 세트 같은 벽면을 완성했습니다. 가구의 컬러톤을 비슷하게 맞췄더니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피아노는 우울한 날이면 헤드셋을 연결해서 치곤 하는데, 잘 치는 건 아니지만 감정을 담아 건반을 두드리면 왠지 제가 근사한 연주가가 된 기분이 들어요.
컴퓨터는 주로 영화 볼때만 사용하는데..빔프로젝터용 스크린을 설치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 일단은 32인치 모니터로 대신하고 있어요.

퇴근 후 은은하게 스탠드 켜놓고 커피 마시면서 영화 보는 시간이 제일 평화로운 것 같아요. 이사하고 나서 한동안은 갑자기 혼자가 된 게 외로워서 1일 1영화를 실천했었어요.
원래는 찬넬선반 위에 책을 보관할 계획이었는데, 벽이 쿠크다스 석고보드인 탓에 무거운 책을 올려놓는 건 걱정됐어요.

그래서 기존에 갖고있던 책장에 (이 책장 역시 15년 넘은 가구를 리폼한 거에요) 수납했어요.

이 자리는 찬넬선반을 달고 남은 공간인데,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가 책장만 두기는 허전해서 좋아하는 스타일의 이미지들로 벽을 꾸몄어요.
피아노와 모니터 책상 뒤로 있는 소파와 러그가 있는 이 공간은 제가 집에서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에요.

여기에 누워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고 노래를 틀어놓고 뒹굴뒹굴 거리면서 있는 시간이 제일 좋아요. 가끔 소파에 기대서 멍 때리고 누워있거나 기타를 치기도 해요. 따듯한 담요를 덮고 스툴에 다리를 뻗은 채 소파에 누워있으면 정말 세상 행복해요.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데 이 공간에서만큼은 무장해제 되는 것 같아요.
소파 뒤로는 식탁이 있는데 그 옆에는 자잘한 짐들과 제 반려식물들을 올려두는 원목선반이 있어요.

이사하면서 새로 구입한 것들 중 이 원목선반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공간차지를 많이 하지 않으면서도 활용도&수납력도 좋고 커버링 하는 원단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져서 지인들한테도 여럿 선물했어요.
그리고 초록이들!

본가에서는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데요, 독립하면서 반려견을 데려오지 못 해 허전한 마음에 키우기 시작했는데 확실히 집에 초록이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정말 큰 것 같아요. 식물을 가꾸면서 혼자라는 우울감을 조금 덜어낼 수 있었어요.
대신 주말이나 쉬는 날에는 본가에서 반려견 루이를 납치해와서 같이 뒹굴거려요. :)
소파 뒤쪽에 있는 이 큰 테이블은 식탁 + 취미작업공간으로 쓰고 있는 곳이에요. 이것저것 취미가 많다보니 예전부터 작업용 큰 테이블을 갖고 싶었는데, 이웃사촌이 자기가 산 테이블이 너무 크다며 흔쾌히 넘겨준 덕분에 완전 저렴하게 득템했어요,

덕분에 지인들과 홈카페 놀이를 할 때도 유용해요.
퇴근 후 소파에 있지 않을 때는 주로 이 테이블에서 시간을 보내요. 향초를 켜놓고 노래를 들으면서 이것저것 사부작 거리기도 하고요. 이 커다란 테이블에서 지인들이랑 모여 각자의 취미생활을 공유하는 공방 같은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본가에 살 때는 제가 외로움을 타는 편이라는 걸 몰랐는데, 자취를 해보니 혼자 있는 시간에 매우 적막하더라고요. 제 공간에서 북적북적 따뜻함이 공존하는 시간이 보다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주방은 아직 손을 못 댄 공간이에요. 하부장 색상이 몹시 마음에 안 들지만 시간도 없고, 체력도 딸려서 일단은 깨끗하게 정리만 해서 쓰고 있어요.

싱크대가 너무 작아서 바로 앞쪽에 놓은 큰 테이블을 보조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동선을 배치했어요. 독립하면 매일 매일 근사한 요리사로 살 줄 알았는데! 현실은 늘 계란후라이와 김이네요..^^;;
여기는 이사올 때부터 있던 붙박이장 + 책상인데요, 색상도 마음에 들지 않고, 위치도 너무 어중간해서 이 집에서 제일 마음에 들지 않던 공간이었어요.

최대한 손 대지 않고 어떻게 활용을 할까 하다가 비슷한 컬러의 선반을 주문해서 붙박이장 벽에 이렇게 달아준 거에요. (저는 정말 선반을 사랑하는 것 같아요 ^^;;)

싱크대 수납공간이 부족해서 선반 위에는 자주 쓰는 컵들을 올려놓고, 아래쪽에는 타공판을 부착했더니 그럭저럭 집에 어울리는 공간이 됐어요.
이 부분은 제가 이 집에서 제일 애정하는 홈카페 공간이에요. 커피를 좋아해서 몇 년 전에 취미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기도 했는데요, 그 뒤로 하나 둘 모은 커피 소품들을 여기에 쪼르르 올려놨더니 마음에 쏙 드는 예쁜 공간이 됐어요.

15년 된 못난이 나무를 화이트로 칠해서 벽에 고정해서 선반으로 활용, 아래에 커피머신이 올려진 선반장은 10대 때부터 쓰던 공간박스를 9개로 재활용 해서 만든 거에요.

예쁜 가구를 새로 구입하는 것도 좋지만, 버릴 것들을 활용해서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진 가구로 재구성하는 작업은 정말 뿌듯한 일인 것 같아요. :)
현관 옆에는 시야 차단을 위해 각목과 mdf 합판을 주문해서 무작정 셀프로 가벽을 만들었어요. 현관에서 한 눈에 집이 다 오픈되는 게 싫었거든요. 처음 만들어 본 가벽 치고는 예쁘게 결과물이 나와서 뿌듯 + 만족이에요. (저도 만들어 놓고 스스로 깜짝 놀랬다는!)

재활용한 철망을 달아주고, 택배상자와 원단을 활용해서 만든 액자를 올려놓으니 예쁜 포토존이 됐어요.
제일 고민했던 침대 위치에요.

이사하면서 퀸사이즈의 침대를 사서 뒹굴거리고 싶었는데, 통 원룸이라 침대 놓을 곳이 마땅치 않더라고요.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 침대가 시야에 보이는 것도 싫고, 공간이 휑하니 넓으니 잠잘 때 안정감이 들지 않을 것 같아서 본가에서 쓰던 침대를 우선 구석으로 배치하고 마음에 드는 원단을 구입해서 커튼을 만들어서 달았더니 벙커처럼 아늑한 공간이 됐어요.
겨울이 되니 커튼이 찬 공기도 막아줘서 난방텐트의 역할도 해주니 1석2조랍니다. ^^* by 오늘의집@루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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