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시골마을 속, 귤밭 속 돌담집

조회수 2018. 1. 10. 13:00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20평대 / 단독주택 / 모던 스타일

오늘의집 1boon은 오늘의집 앱에서 소개된

회원분들의 인테리어 제보로 만들어집니다♪    

제보 : 인스타그램@오늘의집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웹디자이너로 일을 하다가 강아지 네마리와 제주도에 입도한지 7개월 된, 새내기 도민입니다.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는데 제주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서, 짧게는 2주에 한번씩 길게는 3달에 한번씩 제주도를 오가다 결국은 제주도로 생활의 터전을 옮기게 됐어요.

공사를 진행하면서 오늘의집을 많이 참고했었는데 이렇게 소개를 하게 되니 신기하네요!
제주도는 집 구하는 것과 함께 인테리어 업체 찾는 것 역시 전쟁이라 작은 공사는 개인이 총괄 해야만 가능했고 비용도 그리 싸지 않더군요.
한 번에 반한 집이었기에 그냥 두고 싶지 않아 예산을 초과 하더라도 마음에 들게 리모델링을 하고 별장처럼 쓰며 저희처럼 제주여행을 하시는 분께 빌려드리자 생각했어요. 그렇게 시작했던 계획이었는데 지금은 제주에 눌러 살게 됐으니. 역시 인생은 모르는거에요. :)
제주에 사는 건 생각도 못 하고 여행만으로 만족하며 살아야겠다 생각했을 때 운명처럼 만난 이 집이 제 삶을 바꿔놓은 거죠.
200여평 되는 부지에 한 집만 있으니 시야를 가리거나 숨길 필요가 없어 모든 곳에서 귤밭을 볼 수 있도록 창을 냈어요.

외부를 확장할 수 없으니 실내가 넓어보일 수 있도록 층고를 높이고 물건을 최소화하면서 조명은 간접조명으로만 설치했답니다.

구식과 현대식이 적절히 조화됐으면 좋겠어서 돌벽과 돼지우리 등 외부는 예전에 있던 것들을 많이 살렸어요.
불투명한 유리문을 열고 들어오면 평상이 있는 거실이 나와요.

현관문은 철문보다 답답하지 않고 단절되어 있지 않은 느낌이 드는 불투명한 유리문으로 시공했어요.
거실엔 소파 대신 퀸 사이즈의 평상을 제작했어요. 폴딩도어를 열면 뒷마당의 툇마루와 연결되는데 예쁜 새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귤나뭇잎 부딪히는소리, 풀벌레 소리들을 들을 수 있어요.
작은 소반을 둬서 뒷마당과 귤밭을 보며 보며 차를 마실 수 있어요.
평상에 누우면 천창이 보이는데 구름이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게다가 겨울이면 눈이 쌓이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답니다.
밤에 평상에 앉아 있으면 서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별들을 볼 수 있기도 해요. 벌레가 많긴 하지만 가로등 하나 없는 시골마을의 장점이죠. :)
로망 중 하나가 화이트 인테리어라서 관리가 힘들거란 업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감행했는데 환하고 넓어보여서 마음에 들어요. 많은 분들이 오가는 공간이라 때가 타고 있지만 요즘은 페인트펜이나 붓이 잘 나와서 조금씩 보수하고 있어요.
대신 실내가 전체적으로 화이트이다 보니 붕 뜨는 느낌이 들지 않게 창은 블랙으로 정했어요. 얇은 창으로 할까 했는데 돌집 자체의 벽체가 두껍고 단열 등의 문제로 잠시 머무는 곳이지만 집의 기능을 잘 했으면 해서 두꺼운 샷시로 정했어요. 제주는 육지보다 습기와 바람이 강해서 제주에서 집을 짓는 분이라면 꼭! 샷시나 벽체 보강은 튼튼하게 하시길 추천해요.
주방은 대면형으로 하고 싶었지만 외부 돌벽을 확장 할 수 없어서 작은 내부를 살리려면 일자 주방으로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최대한 지저분해보이지 않도록 화이트로 톤을 맞추고 원형식탁을 둬 둘러앉아 창밖의 귤나무를 보며 식사할 수 있게 했어요.
침실은 편히 잠만 잘 수 있게 간접조명을 달고 많이 비워낸 공간으로 꾸몄어요. 여행에서는 매일매일의 피로를 잘 풀 수 있게 숙면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매트리스도 신경 쓰고 구스침구를 준비했어요.
펜션을 준비하면서 위시리스트였던 제품들을 구입하는데 그 중 1순위로 구매한 게 바로 이 마샬 스피커에요.

저도 그렇지만 와주시는 손님들도 제일 좋아하시는 게 블루투스 스피커인것 같아요. 티비가 없어 적막할때도 있는데 좋아하는 음악을 색다른 공간에서 꽉 차게 듣는 게 또 다른 즐거움이 되더라구요.
호나에는 침실이 2개가 있는데요, 한 곳은 강아지와 함께 오실 경우 묵는 곳이에요. 그래서 이 침실엔 세탁이 쉬운 얇은 침구를 사용하고 있어요.
가족이 함께 올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어서 침실이 좀 작더라도 두 곳으로 분리했어요. 실제로도 아이와 강아지가 있는 가족,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신혼부부들이 많이 와주세요.
도시에서는 창문 없는 욕실이 일반적이잖아요. 나무에 둘러 쌓인 마을 끝집이라 오픈 된 욕실을 만들 수 있겠더라구요.

핀터레스트에서 봤던 야외 욕실도 너무 해보고 싶었지만 외부와 연결되면서 프라이빗한 느낌이 들 수 있게 벽돌을 조적쌓기 하고 화산송이를 깔아 외부정원을 만들었어요.

수전, 도기, 욕실 악세서리, 거울, 간접조명등은 제주도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전부 서울에서 구입해 공사일정에 맞춰 배송했습니다.
심심한 자유를 마음껏 느끼는 곳이었으면

요즘은 카페나 예쁜 샵들이 빠르게 생겨나고 있지만 제주도는 조용하고 느리게 흘러가는 곳 같아요.

처음에 이 집에 왔을 때 바람에 귤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나 새소리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도시소음에 익숙했는데 이제는 서울에 가면 서울의 소리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더라구요.

이 곳에서 우리가 잊고 살았던 자연의 소리들도 많이 들으시고 멍하니 구름 흘러가는것도 보시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심심한 자유'를 느끼고 돌아가셨으면 좋겠어요. by 인스타@hona962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콘텐츠의 타임톡 서비스는
제공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