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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동안 함께하고 있는 집을 둘러보며

조회수 2017. 12. 13. 21: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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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평대 / 아파트 / 내추럴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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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 인스타그램@오늘의집

안녕하세요. 집과 그림, 아이들을 좋아하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고등학교 미술교사입니다. 둘째 아이 돌잔치를 이 집에서 했는데 지금은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었네요.


오래도록 함께한 집에 제가 틈틈이 그린 그림들을 선물로 걸고 있어요. 전체적으로는 나무로 만든 가구와 손으로 빚은 그릇들이 편안하게 어우러질 수 있게 집을 가꾸고 있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거실 사진입니다. 당시에는 아이들이 쓰기 편하게 전면책장을 사용했어요. 하지만 책의 양은 점점 늘어가는데 책장이 차지하는 부피에 비해 수납력은 너무 부족했어요.

그래서 아쉽지만 이 가구는 처분하고 새로 책장을 맞췄죠. 이 집에서 7년동안 아이들을 키워보니 가구를 구입할 때는 멀리 보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걸 몸소 깨달은거죠. (공간은 한정적인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족의 생활패턴이 변하고, 점점 커가는 아이들의 물건도 많아지고!)

그 후로 되도록 오래 두고 봐도 질리지 않을 심플한 디자인에 수납력이 좋고, 아이가 크더라도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가구를 맞추게 되었답니다.
가족의 하루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거실
깨달음을 얻고(?) 바뀐 거실의 모습이에요. 4인가족이 생활하는데 한 명이 소파에 누우면 다른 가족이 앉을 곳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의자를 놓기 시작했어요. 자리싸움(?) 없이 다들 여유 있게 앉을 수 있어 좋아요. ^^

테이블을 노트북 책상 겸용으로 맞추다 보니 높이가 있는 편이라서 당연히 의자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주말이면 아이들이 책상 위에 노트북 2대를 연결해서 멀티플레이로 마인크래프트를 해요. (저희 집엔 TV가 없어요!) 그런 면에서 형제애가 돈독해지는 구조이긴 해요.

(참, 사진에도 살짝 보이지만 이 테이블에는 서랍도 있어서 필기도구와 A4용지를 넉넉히 수납할 수 있답니다. 수납, 수납, 수납의 중요성)

소파 뒤쪽 창은 베란다인데 식물을 키우기도 하고 빨래를 너는 공간입니다.
거실 수납장에는 아이들 책이 꽂혀있는데요 자세히 보시면 책이 눕혀서 꽂혀 있어요. 저는 생각 못 한 방법인데 아이들이 아이디어를 줬죠. ^^

어느 날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 제가 "어린이 책은 색이 너무 화려해서 가구가 잘 안 보이는 것 같아. 나중에 너희들이 커서 차분한 컬러의 어른 책을 볼 때에는 가구가 좀 더 잘 보이겠지?" 했더니,

아이들이 "그럼 책을 옆으로 꽂으면 되죠!"라는 거에요! 그래서 그 때부터 책 정리는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이렇게 하고 있답니다. :)

저희집은 책꽂이가 낮아서 이렇게 수납해도 제목이 잘 보이지만 책꽂이가 아이들의 눈높이보다 높은 경우엔 이런 방식의 수납이 어려울 것 같아요.
거실과 주방 사이에 있는 이 테이블은 작업용으로 맞춘 거에요. 그림을 그리거나 자수를 놓다 보면 재료를 엄청 늘어놓게 되거든요. 처음엔 식탁에서 했는데 식사 때마다 치우는 게 작업의 흐름도 끊기고 불편해서 제작하게 됐답니다.

사용해보니 좌식테이블은 크기는 작지만 재료를 자유롭게 바닥에도 놓고 쓸 수 있으니 오히려 큰 식탁보다 쓸 수 있는 면적이 더 넓더라고요. 힘들 때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다리를 쭉 뻗고 바닥에 누울 수도 있고요.

식탁까지 하면 집에 테이블이 3개나 있지만 거실의 남는 면적을 생각해서 동선에 영향이 없도록 고심해서 사이즈를 맞췄어요. 아담한 크기라 노트북으로 하는 작업도 집중해서 하기 좋아요. 지금 이 글도 이 책상에서 쓰고 있답니다. :)
그림이나 자수를 놓을 때 고양이가 자주 등장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몸의 곡선이 자유자재로 변하는 동물이라 그런지 그리는 재미가 있어서 자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보고 또 봐도 좋은 그릇들과 함께하는 주방
그릇을 정말, 정말 좋아하는지라 주방에 수납장도 여러 개고, 그 그릇장마다 그릇들이 빼곡히 차 있어요.

대학 시절, 당시 호암미술관 부관장이셨던 선생님께 한국 도자사를 배웠어요. 컴컴한 강의실이었지만 슬라이드 속 도자기들은 너무나 아름답게 반짝이더라고요. 자려고 눈을 감아도 아른거릴 정도였어요. 선생님께서 우리 미술에 대한 눈이 뜨이게 해 주신 거죠.
그때부터 아르바이트비를 조금씩 모아 작은 것들을 하나씩 구입하기 시작했어요.

좋아하는 마음에 비해 구입은 매-우 절제하는 편입니다. 평생 모으게 될 테니 양을 조절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말로 맘에 드는 것들만 사고 있어요.
그릇 뿐 아니라 손으로 정성 들여 만든 공예품을 좋아해요. 작가님들이 작업하시는 모습을 직접 보러 가는 것도 좋아하고요.

특히 무형문화재 선생님들의 작품은 그야말로 명품이에요. 작가님들은 작품을 팔아 생활을 하시고, 작품이 많이 팔려야 더 좋은 작품을 만드시기에, 저는 ‘공예품 구매는 곧 응원’이라고 생각하고 웬만한 물건은 장인과 작가님들께 구입하고 있어요.

연로하신 무형문화재 선생님들은 평생 작업만 하시고 판매가능한 다양한 방법은 잘 모르셔서 안타까운 마음이 커요. 공예품이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에 인스타에 그분들의 작품을 종종 올리고 있어요.

(수공예품이라면 막연히 비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대량 생산되는 기성품과 비교했을 때에도 저렴한 가격의 작품이 많아요.)
자라나는 아이들과 함께 계속 변할 아이들방
시원한 파랑이 과감해 보인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 아이들 방이에요.

실은 아이들 방은 이것보다 더 과감한 오렌지색 벽이었어요. 그 때는 색채를 테스트 하던 색채 수련기(?)라 방마다 강렬한 색을 써보던 시절이었답니다. (심지어 안방은 레드였어요..^^ㅎㅎ)

하지만 몇 년 생활해보니 난색 계열의 벽은 답답하고 질리더라고요. 그래서 집 전체를 다시 페인팅 했어요. 화이트와 블루 계열로 바꾼지 4년이 되었는데 확실히 이쪽이 질리지 않고 좋네요.
저희 집에는 점점 맞춤제작한 원목가구가 늘어가고 있어요.

원목가구 같은 경우는 처음엔 무인양품 등에서 구매했어요. 하지만 용도에 맞는, 원하는 수납형태를 띈 가구를 구하기가 어려워 맞춤제작을 의뢰하기 시작했어요.

원목가구를 만드는 공방이 많지만 저는 비플러스엠의 철학과 디자인이 좋아서 쭉 이쪽에서 맞추고 있어요. 대표님들과 마음도 잘 맞고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섬세한 결과물을 만들어 주셔서 늘 만족하고 있답니다.
제가 어렸을 때 2층 침대 사다리에서 떨어져 기절한 적이 있어요. 어렸을 때에도 조심성이 많은 편이었는데 그럼에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정말 아찔했죠.

아들 둘을 키우니 애들이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게 일상이라 2층 침대는 너무 위험할 것 같아서 포기했어요. 아이들의 안전이 중요하니까요.

이 침대는 더블 사이즈인데 둘이 쓰기에도 넉넉하고, 아이들 친구들이 놀러 오면 이 곳에 둘러앉아 보드게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 있고 좋아요. 침대 높이도 아이들이 쓰기 편하도록 기존 높이에서 다리를 잘라 낮게 쓰고 있어요.
아이 둘이 함께 쓰는 방이다 보니 여러 가구를 놓기에 넉넉한 공간이 아니라 벽 선반을 제작하게 됐어요.

문을 달아서 보드게임과 잡다한 물건들은 가릴 수 있도록 했고, 오픈 된 곳은 책이나 보기에 좋은 장난감을 놓고 사용하고 있어요. 생각해보니 저희집 가구는 '가리기와 보이기'가 적절하게 어우러진 디자인이 많네요. :)
소재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안방
침실은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원목과 린넨 소재가 주는 여유로움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했어요.
화장대 위가 어지러운 걸 좋아하지 않는데 이 가구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디자인이에요.

깊은 서랍 안에 웬만한 높이의 화장품을 다 보관할 수 있으니 먼지 쌓이는 게 신경 쓰이지 않고 늘 깔끔한 화장대를 유지할 수 있어요.
나를 닮은 집이란
소박하고 정감 있는 집의 모습에서, 여러 작가님의 작품들을 따뜻하게 아끼고 사용하는 모습에서, 집 곳곳엔 제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제가 녹아있다고 생각해요.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간
주말 아침이면 친구가 로스팅 해 준 커피를 내리고 집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가구와 그릇들에 천천히 닿는 장면을 바라 볼 때 '참 좋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함께 알고 싶은 것
인터넷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 중 하나를 추천하자면, 이리스한트베르크의 염소 털 먼지떨이를 추천해요.

저는 빗자루와 먼지떨이를 좋아해서 여러 종류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 먼지떨이는 털이 정말 부드러워서 원목 가구는 물론 도자기와 식물 이파리까지 하나하나 다치지 않고 섬세하게 먼지를 털 수 있답니다. :)
우리가족의 역사가 고스란히 새겨진 집
제게 집은 가족이 먹고 자고, 웃고 싸우고 화해하고, 자라는 공간이에요.

처음 이 집에 이사 왔을 때 설거지를 하는 아빠 옆에 어정쩡하게 서 있는 돌도 안 된 둘째 사진이 있어요. 싱크대보다 키가 한참 작을 때였죠. 아이들이 가끔 사진 속의 그 자리에 서서 ‘엄마 저 이제 싱크대보다 이만큼 더 컸어요!’, ‘저는 이만큼 더 컸어요!’라는 말을 하곤 해요.

집안 곳곳에 아이들이 자라난 흔적이 있고, 웃고 싸우고 화해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우리가족의 역사, 그 자체인 셈이죠.

가족들에게 이 집이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안식처가 되면 좋겠습니다. by 인스타@ivory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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