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이 꼭 닮은 부부의 원룸 오피스텔

조회수 2017. 11. 30.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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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평대 / 원룸&오피스텔 / 내추럴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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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1년이 되는 신혼부부입니다. 저희 부부는 각자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 일을 하는데 부부가 '디자인'에 대해서 이야기 나눌 수 있다보니 일에 있어서도, 취향에 있어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것 같아요. 집에 대해서, 좋아하는 건축, 디자인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죠. 부부가 공감할 수 있는 공통의 주제가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 같아요.

시간이 나면 전시를 보러 가거나 주변에 관심이 있는 공간을 방문하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어느 곳보다 편안한 집에서 각자 관심 있는 책을 읽거나 테이블에 간단한 간식을 차려놓고 영화를 보거나 노닥노닥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해요.
처음에 신혼집을 찾으러 여러 곳을 방문했는데 다 비슷한 평수였지만 작은 평수에 여러개의 룸으로 잘게 나눠진 걸 보니 굉장히 답답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지금 집은 원룸이지만 애매한 공간 없이 탁 트여있고, 전면에 큰 창이 있어 시원해 보이는 구조라 좁거나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아요.
그렇게 지금의 집이 신혼집으로 정해지고 어떻게 하면 이 공간을 저희 부부에 맞게 잘 만들 수 있을까 같이 고민했어요. 저희는 이 곳이 편안하게 서로의 취향이 녹아있는 공간이 되길 바랬어요. 삶이 묻어있는 그런 공간이요.

신혼집에 대한 로망은 저 역시 갖고 있었지만, 늘 그렇듯 예산의 한계라는 게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무리하기 보다는 단계별로 계획을 세웠고, 지금도 그 계획은 현재진행형이에요.

평수가 10평 정도밖에 안 되기에 오피스텔이고 임대이기에 구조적으로 손을 댈 여지도 없었죠. 대신 기존 마감이 양호한 편이라서 결이 고운 화이트 컬러의 도배로 깔끔하게 베이스만 정리했어요.
처음엔 계획이 잡히지 않은 상태라 텅 빈 집에 매트리스 하나와 작은 좌식상 하나만 있었어요. 그렇게 하루 이틀 살면서 이 집에 산지 3-4개월만에 저희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가구를 제작했어요. 불편한 게 없었다고 한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그런 불편을 감수했기에 저희에게 맞는 가구를 제작할 수 있었고, 덕분에 주어진 환경 안에서 만족할만한 공간을 얻게 됐어요.
원룸 구조이다 보니 현관에서 들어서자마자 주방이 있어요. 주방은 수납공간이 부족한 점이 있어서 꼭 필요한 조리도구만 두고 여분의 그릇과 도구들은 냉장고 옆에 있는 수납장에 보관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쓰고 있어요.

집에서 요리를 많이 하지 않아서 크게 불편함은 없지만 요리를 할 때면 조리대 공간이 부족해서 과정별로 정리를 하며 조리를 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요즘은 여러 메뉴를 요리 할 때를 대비해서 주방 트롤리를 사용하려고 눈 여겨 보는 중이랍니다.
이 수납장은 저희가 직접 디자인해서 만든 거에요. 손잡이가 없이 문틈이 손잡이 역할을 해 주죠. 틈 사이로 품목을 확인하기 쉬운 정리도구함 같은 디자인인데 문틈 사이로 트레싱지 등 도구들이 조금 나와도 자연스러워요.
수납장 오른편에는 직접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걸려있어요. 결혼하고 처음 맞이한 크리스마스를 기념해서 만들었어요. 작은 공간에 거대한 트리를 두는 건 부담스러워서 전구를 이용해서 저희만의 트리를 만들어봤어요.
건축, 디자인, 여행, 요리 등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서적을 좋아해서 책을 모으는(?)데 디자인이 좋은 책은 책 자체로 훌륭한 소품이 돼요. 장식을 위한 장식품 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도구들이 그 자체로 소품이 되는 걸 좋아해요.
TV는 한 번 틀면 화면만 보게 되는 마법의 물건이다 보니 대화가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죠. 반면에 라디오나 음악은 들으면서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를 하거나 다른 일들을 할 수 있어서 라디오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집에 TV보다 라디오 겸 오디오를 먼저 들였어요.

클래식한 티볼리 오디오를 좋아하는 저를 위해 신랑이 마련한 첫번째 혼수품이에요. :) 블루투스 기능도 있어서 휴대폰 어플로 선곡해서 듣기도 해요.
저희 집의 가구는 의자와 거울 겸 행거를 빼고는 모두 저희에게 맞춰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거에요. 책상 역시 공간에 맞추어 디자인 하다보니 일반적인 책상보다는 작은 사이즈에요. 다리 하나도 두께나 각도 모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디자인 했어요.
여긴 저희집에서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지인들이 왔을 때는 편안한 카페로, 업무시간에는 홈오피스로, 남편과 둘이 있을 때는 펜던트 등 하나만 밝히고 분위기 있는 바처럼, 편안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곳이죠.
하루 일과를 마치고 이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때로는 불빛 하나만 밝혀두고 둘만의 고민이나 생각들을 이야기 해요. 잘 풀리지 않는 일들이 있는 날에도 여기에서 같이 마주하고 이야기 하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껴요. 분명 평범함 일상의 한 순간인데, 순간순간 의미를 갖게 되죠.
저희는 같이 무언가 하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넓은 집은 아니지만 지인들이 놀러 왔을 때 편하게 이야기를, 그리고 맛있는 걸 펼쳐 놓을 곳이 필요했어요. 쿠션이 있는 소파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이런 걸 할 무언가를 각각 두기에는 공간이 협소하고, 시중에 파는 소파는 높이가 낮고 깊이가 깊어서 테이블과 함께 사용하기 어려워 카페의 붙박이 소파 같은 의자식 소파를 제작했어요. 소파쿠션은 깊이가 꽤 있어서 평소에는 데이베드로 사용하거나 편안하게 기대어 책을 읽기 좋아요.
그리고 소파 하부에는 수납력이 꽤 넉넉한 수납장을 구성했어요. 기존에 수납공간이 적다보니 공간 곳곳에 수납공간을 계획했거든요.

다행히 아직 신혼이라 짐이 많지 않고, 많은 물건을 구입하기 보다 한 가지라도 내 취향인 물건을 하나씩 모으는 성격이라 쓸데없는 물건은 두지 않는 습관이 있어요. 그렇게 필요한 물건만 두는 게 수납의 1차적 과정인 것 같아요.
테이블 위에 있는 펜던트 조명은 신혼여행의 추억이 가득 담겨 있는 물건이에요. 둘 다 건축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서 신혼여행을 핀란드 헬싱키로 다녀왔는데요, 그 곳에서 이 ph5 조명을 구입했어요. 이걸 한국으로 가져오려고 한 고생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요. 이 테이블에 앉아서 펜던트 등을 볼 때면 어김없이 그 때의 이야기가 나오죠.

이 다음에 자녀에게도 이 조명을 물려 줄 생각인데 그 추억도 함께 물려주려고 해요. 많은 집에서 볼 수 있는 조명이지만 저희만의 이야기가 담기다 보니 저희에겐 둘 도 없는 특별한 물건이 됐어요.

게다가 디자인은 말할 것도 없고 이 등 하나로 공간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그래서 꼭 ph5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취향이 묻어나는 조명을 집안 곳곳에 두시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소파 등받이는 등받이 겸 침대헤드에요! 작은 공간에 벽을 세우는 건 너무 답답하고, 공간의 구분은 필요해서 고민하던 차에 침대와 소파 사이에 침대헤드 겸 소파 등받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낮은 가벽을 뒀어요.

원래는 매트리스 하나만 놓아 나지막이 사용하길 원했는데 매트리스를 바닥에 그대로 놓게 되면 매트리스가 손상 될 수 있어서 최대한 낮은 프레임을 짜서 올려뒀어요. 이 나지막한 침대에 누우면 다른 방에 들어온 것처럼 또 하나의 아늑한 침실이 된답니다.
그리고 이 등받이 겸 침대헤드에는 물건을 올려둘 수 있게 선반 역할을 하는 여유공간을 뒀고,
그 안에는 콘센트 라인을 넣었어요. 핸드폰 충전선 라인은 커버 사이의 작은 구멍을 통해서 꺼낼 수 있어요. 라인이 매트한 소재라서 밑으로 빠지거나 하진 않아요.

커버를 열면 멀티 콘센트가 있고 멀티콘센트 헤드를 하단으로 꺼내서 벽면 콘센트에 연결했어요.
침대 옆에는 빨래건조대가 있어요. 무인양품 제품인데 좀 작은 사이즈에요. 다행히 저희는 빨래 양이 적은 편이라 소량을 자주 세탁해서 잘 이용하고 있어요. 작은 빨래들은 집게가 달린 행거를 추가로 걸어서 사용하고 있구요. 라이트 그레이 컬러라서 주변 가구들과도 잘 어울려요.
전면 창의 커튼은 직접 패브릭을 골라서 제작했어요. 그레이 컬러는 암막, 베이지 컬러는 린넨 소재로 제작했는데 이렇게 이중으로 커튼을 설치하면 기능+분위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낮에는 린넨커튼만 살짝 보이게 하면 린넨 특유의 조직 사이로 햇살이 은은하게 퍼지는 느낌이 좋아요. 그리고 밤에 잘 때나 영화 볼 때는 암막 커튼을 이용해서 빛을 차단할 수 있어요.
제게는 전신거울이 꼭 필요한 아이템이었는데 행거와 함께 할 수 있는 스마트한 제품을 찾아서 큰 고민 없이 이걸로 구매했어요.

거울 후면에 있는 행거는 주로 손님들 옷을 걸 때 사용해요. 대부분 손님들 오시면 옷을 바닥에 내려 놓거나 가구에 걸어두기 쉬운데, 손님들 옷을 받아서 이렇게 행거에 걸어두면 마음을 다해 대접하고, 대접 받는 느낌이 들어요. :)

그리고 평소에는 한 두가지 자주 입는 옷만 이 곳에 걸어둬요.
요즘은 무엇을 하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제일 행복해요.
얼마 전까지 직장을 다닐 때는 야근이 잦아 집에서는 잠만 자고 나갔어요. 이따금씩 함께 저녁을 먹고요.

요즘은 제가 사무실을 오픈하고 집을 잠시 오피스로 사용하면서 차도 마시고 여유롭게 책도 읽고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저만의 시간을 온전히 누리고 있어요. 차는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마시고 싶은데 직장에서는 시간이 나도 그게 안 되더라고요. 확실히 좋은 공간은 마음의 여유까지 가져다 주는 것 같아요.
내 취향의 밀도를 쫀쫀하게

요즘은 주변에 워낙 좋은 공간과 참고할만한 레퍼런스가 넘쳐나요. 그리고 전문가 못지 않게 관심과 지식을 갖춘 분들이 많죠. 그래서 왠만한 레퍼런스만 갖고도 보기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공간들이 오랜 시간 내게 좋은 공간일지는 장담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이미지만 모방한 공간엔 쉽게 지치게 되어 있거든요.

유행을 따라가기 보다 오랜 시간동안 검증된 내 안목으로 나만의 취향을 만드는 게 필요해요. 취향으로 채워진 공간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아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애정을 갖고 가꾸게 되어 있어요. 남들은 몰라줘도 문고리 하나에도 내 취향이 담겨 있다면 그 문고리를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질 거에요.

집이 몇 평인지 그 테이블이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건 ‘얼마나 애정이 담겨있는가?’죠. 그렇게 내가 있는 공간에 나만의 취향의 밀도를 쫀쫀하게 높여가는 거에요.
작지만, 작기에 큰 것

아주 작은 부분일지라도 내가 있는 공간을 가꾸고, 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주변에서 소중함을 발견하는 순간들이 많아지면 좋겠단 생각을 해요. 제가 디자인을 할 때 고민하는 중심이기도 하고요.

집은 또 다른 제 자신이에요. 나를 볼 수 있고, 우리를 완성시켜 주는 곳이죠.

눈에 보이는 것들도 중요하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그것들에 담겨지는 우리의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집에는 그 속에 담겨진 이야기와 정서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집에서 위로 받기도, 휴식을 얻기도 하는 것 같아요. 다른 공간에서는 얻기 힘든 것들이죠.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더라도 우리의 취향과 추억이 쌓인, 저희만의 삶이 묻어나는 공간을 만들어 가고 싶어요. by 인스타@yourdocu
http://bit.ly/2mYGm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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