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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저옵서예" 제주에 살기로 했어요

조회수 2017. 11. 22. 20: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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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평대 / 빌라&연립 / 모던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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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 인스타그램@오늘의집

안녕하세요! 제주도 서귀포에서 자유영혼 4살 딸과 세식구가 살고 있는, 제주도 서율이네입니다.

한 때는 일밖에 모르던, 일이 세상의 전부이던 여자에서 지금은 엄마와 아내로 가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삶의 균형을 맞춰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소규모 지역라디오 PD로, 언론사 기자로, 잡지 에디터로 오지랖 넓은 삶을 통과하며 일해오다가 출산과 육아를 거치며 잠시 모든 일을 내려놓고 지냈고, 2년 전부터 현재까지는 마케팅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쁘게만 살던 예전에는 집을 제대로 돌아볼 틈이 없었던 것 같아요. 아주 가끔 밥을 먹고, 잠만 자는 공간이었죠. 하지만 아이를 낳으면서 인생이 180도 달라졌어요. 집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애틋하고 매일 매 순간 들여다보면서 그 공간을 지켜나가는 게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

밖을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았던 제가 알고보니 어마어마한 집순이더라고요. 제주도로 이사오고 부터는 예전엔 미처 몰랐던 행복, 어쩌면 알면서도 놓치고 지났을 삶의 틈새들을 채우면서 인생에 좀 더 여유를 부리는 워킹맘으로 나의 집, 나의 공간에게 그동안 못 준 애정까지 다 쏟아주고 있어요.
저희는 제주에 입도한지 두 달여 되어가는 초보 제주도민이에요.

남편의 육아휴직 기간 중 뭐라도 하나 도전해보자 싶어서 지난해 11월 즈음 제주도에 한달살이를 하러 내려왔어요. 그런데 지내다 보니까 제주도가 저희 가족과 너무 잘 맞고, 제주에서의 삶이 너무 좋아서 쉽게 떠나지 못하고 숙소를 계속 연장하다가 결국에는 두 달을 보내다가 올라갔어요.
그 후 일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온 가족이 오랫동안 제주앓이를 하게 되었고(그건 정말 앓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거에요), 마침내 더 큰 용기를 내서 5월부터는 아예 제주도로 이주하여 살게 되었어요.

제주살이를 하면서는 아이가 어린이집 하원 한 뒤, 그리고 주말에, 어디를 가야할지 고민할 일이 사라졌어요. 현관을 열고 나가기만 하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자연이란 선물이 펼쳐지거든요.
그 후 일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온 가족이 오랫동안 제주앓이를 하게 되었고(그건 정말 앓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거에요), 마침내 더 큰 용기를 내서 5월부터는 아예 제주도로 이주하여 살게 되었어요.

제주살이를 하면서는 아이가 어린이집 하원 한 뒤, 그리고 주말에, 어디를 가야할지 고민할 일이 사라졌어요. 현관을 열고 나가기만 하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자연이란 선물이 펼쳐지거든요.
제주도 이주를 결심했을 때, 가장 먼저 마당이 넓은 주택을 찾았어요. 오랜 로망이었거든요.

그런데 제주도는 지역적인 특성상 도시와 다르게 전세 매물이 매우 희박하고 년세와 매매 위주에요. 그렇다고 초보 제주도민 입장에서 급하게 집을 매매해버리자니 뭔가 불안하고 그만큼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고, 전세금을 놔두고 년세로 구하자니 돈이 조금 아까운 기분도 들었고요.

그래서 일단 아파트, 빌라, 주택 구분없이 2년간 전세로 사는 동안 향후의 진짜 우리집을 차근차근 마련하자고 결심하면서 이 집과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거실엔 식물이 많은 편이에요. 플랜테리어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요. 공기정화 등의 기능적인 역할들도 있겠지만, 꼭 그게 아니더라도 초록빛의 파릇파릇한 색감과 모양새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굉장히 편안해져요. 집 분위기도 훨씬 싱그러워지고요.

특히 이 집에서는 높은 건물이나 막히는 것 없이 앞이 저 멀리 바다 수평선까지 탁 트여있다보니까 해가 정말 잘 들고 바람도 잘 통해요. 요즘엔 장마 기간이라서 쨍쨍한 햇볕 만나기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제주도의 따뜻한 기후 자체가 식물들이 자라기에 참 좋은 듯 해요.
(거실 창으로 보이는 모습이에요. 몇 번을 봐도, 볼 때마다 마음이 탁-하고 트이며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에요.)
식물을 사 올 땐 환경이나 흙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집에서는 그 동안 식물이나 화분에 벌레가 생긴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요, 보름여 전 즈음에는 알로카시아 새 줄기부분을 시작으로 진딧물이 대거 출몰하는 일이 처음으로 생겼었어요. 얼마나 놀랬던지 시간만 나면 들여다봤어요.

진딧물의 천적이 무당벌레라기에, 아이와 숲에 갔다가 무당벌레 서너마리를 잡아다 두었더니 살짝 줄어드는 것 같았지만 큰 효과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동네 화원에 가서 스프레이형의 약을 사서 칙칙 뿌려줬더니 간단하게 끝. 그 후로 아직까지는 평화롭게 자라고 있어요.
거실테이블은 저 뿐만 아니라 남편과 아이도 참 좋아하는 가구에요.

거실에서 저희 세 식구가 함께 간식을 먹고, 놀이를 하는 등 무엇을 하든 꼭 필요하고 유용한 제품이거든요. 특히 이 거실테이블은 그냥 테이블이 아니고, 안쪽은 작은 테이블이 하나 더 숨어있는 덕분에 쓰윽- 빼면 더 넓게 쓸 수 있는 원목 확장형 테이블이에요. 심플하면서도 공간활용에 최고지요.

평소엔 기본 사이즈로 사용하다가, 아이랑 찰흙놀이를 하거나 책을 보거나 테이블을 여유있게 사용하고 싶을 때에는 원하는 만큼 확장할 수 있으니 정말 편리하고 좋아요. 이따금 손님이 오셨을 때에도 마찬가지고요.
소파는 아무래도 아이가 있는 집이다 보니까 얼룩지지 않고 닦아내기 편한 가죽소파를 선호했었는데요. 이번에 큰 마음 먹고 이케아 패브릭 소파로 바꿔보았어요.

처음엔 걱정이 많았지만, 의외로 얼룩이 잘 생기지 않고 아이가 무엇을 흘려도 물티슈로 쓱쓱 닦으면 잘 닦이더라구요, 커버 벗겨서 세탁기에 돌리면 깨끗하게 세탁되고 잘 건조되서 기대 이상으로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답니다.
거실의 러그는 선택 할 때 고민이 참 많이 됐어요. 아이와 함께 생활하다보니 이런저런 제약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지금의 이 러그를 골랐는데요. 순면 소재라서 아이가 뒹굴며 놀기에도 촉감이 무척 좋을뿐더러, 세탁기와 건조기 사용이 모두 가능한 덕분에 뭘 쏟거나 흘려도 부담 없이 집에서 세탁할 수 있어요.

그리고 커튼 같은 경우는 일반적인 화이트 암막커튼은 아일렛형 고리부분이 실버의 고리로 되어있는데, 이 제품은 아일렛 부분까지 화이트로 깔끔하게 마감처리되어서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자랑해요. 때가 잘 타지 않고, 작은 얼룩들은 물티슈로 쓱쓱 닦아주기만 해도 잘 지워지고요.
아무래도 아이가 있는 집이다 보니 가구나 소품을 고를 때 청소나 세탁이 쉬운가를 잘 살펴보게 되는데요. 가전제품 역시 마찬가지에용. 청소기를 하루에도 몇 번씩 수시로 자주 사용하게 되는데, 1년 넘게 사용중인 이 무선청소기 덕분에 부담 없이 쉽게 청소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작고 가벼우면서도 탁월한 성능 덕분에 집이 더욱 깨끗해지는, 효자 아이템이랍니다. :)
저는 라탄 소재의 가구와 바구니들을 선호하는데요. 집을 꾸밀 때 화이트와 내추럴 원목의 느낌 위주로 따뜻한 분위기를 내고 싶었고, 집안 곳곳에 식물들을 많이 배치하는 플랜테리어도 적절하게 섞고자 했어요.

그런 분위기에 가장 잘 어울릴만한 소재가 바로 라탄이었죠. 라탄은 그 자체가 친환경 나무소재인 덕분에 자연 친화적이면서 내추럴한 느낌을 잘 살려주어 좋아요.
제주도 이주를 준비하면서 여러 커뮤니티에 가입해 정보를 구했는ㄷ데요, 그때 제주 이주시 미리 육지에서 꼭 사와야 할 필수 아이템 1위가 가구, 2위가 제습기였어요. 가구는 아무래도 제주도가 배송이 쉽지 않기 때문에 배송비가 제품 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나오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웬만하면 미리 필요한 가구는 꼭 사와야 한다는 조언들이 많았고요.

그 다음으로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제습기! 제주도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기에 도시에서 경험하는 습기와는 차원이 달라요. 가끔은 영화에서처럼 온 섬을 집어삼킬 듯 물안개가 자욱해서 놀랍기도 하고요.

저희 집은 바다가 보이기는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해안가는 아닌, 해안가와 중산간 사이 즈음인데요. 제주도는 그런 것 상관없이, 특히 여름 장마기간에는 어딜 가나 습도가 높은 편이에요. 그러다보니까 도시보다 더 절실하게 필요한 제품이 제습기인데, 제습기는 빨래 세탁시나 건조 시에도 아주 유용하답니다.
우리 가족이 집에 딱 들어섰을 때 여기가 편안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공간이었으면 했어요. 그러다보니까 원목 위주의 가구와 소품들을 다수 활용하게 됐는데요. 원목도 저마다 컬러나 무늬가 천차만별이기에 자연스럽게 서로 어우러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의외로 어렵더라고요. 그 때 생각한 게 ‘그럴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자’ 였어요.

집의 분위기를 가장 먼저 좌우하는 큼지막한 가구들은 되도록 가장 기본이 되는 내추럴한 원목 컬러로 들였고, 나머지 작은 가구나 소품들은 그 컬러 안에서 같은 계열의 톤으로 맞춰보다보니까 얼추 분위기가 맞아 떨어졌어요.

그리고 벽에 걸어두는 자잘한 소품들도 이왕이면 원목과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도록, 컬러 뿐만 아니라 직접 말린 꽃이나 이파리, 나뭇가지나 돌 등의 자연 소재가 최소한 한 개 이상씩 들어가게 해보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집의 주방 구조와 컬러가 무척 만족스러워요. 거실 분위기가 이어지는 화이트와 원목 컬러가 군더더기 없이 조화스럽고, 특히 싱크 쪽 하얀색 타일과 화이트 주방 레일 등은 건축업체의 센스에 박수치고 싶을 만큼 제 마음에 쏙 들었어요. (원래 집 자체에 있던 것들이에요!)

식탁은 정말 가성비 최고의 가구에요. 살짝 가벼운게 단점이라면 단점이겠지만, 식탁을 자주 움직일 일도 없고 오히려 가격은 저렴하면서 제품의 질이나 디자인은 만족스러워서 부담없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주방 분위기를 살리는 1등 아이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이 펜던트등 하나만으로도 주방 분위기가 확 살아나요. 낮에도, 밤에도요.
어릴 적부터 일본 드라마나 영화들을 좋아해서 제법 챙겨본 편인데, 그 때마다 일본의 집과 주방 분위기에 자주 매료되곤 했어요. 집에 관심을 갖고 살림에 재미를 붙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저도 그런 느낌을 살리고 싶었고요.

일본 제품의 실용적이면서도 자연스런 색감과 소재를 좋아하는데, 살림도구 역시 마찬가지예요. 나무 소재의 그릇과 도구들은 기분까지 좋아지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일본에 들를 때나 국내의 작은 온라인 편집샵들을 통해서도 야금야금 사모으곤 해요. 미니멀라이프를 꿈꾸면서 자꾸만 맥시멀라이프의 욕망이 꿈틀거리는 곳이 바로 주방이죠.
이 집을 처음 봤을 때 다용도실이 넓은 부분도 무척 좋았어요. 베란다, 다용도실, 화장실은 모두 건식으로 사용하는데요, 그래서 다용도실 역시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겠더라고요. 앵글을 사이에 두고 세탁기와 건조기를 직렬로 배치하면서 그 옆에는 5단짜리 앵글선반을 두어서 각종 세제와 행주, 걸레, 옷걸이 등의 자질구레한 것들을 보관하고 있어요. 앵글 옆에 남는 공간에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청소도구와 종이봉투들을 두었고요.

그리고 그 위에는 천정에 압축봉을 연결해서 화이트 커튼을 달아 깔끔하게 가려주었어요. 이렇게 하니 자칫 애매하게 남겨질 수 있는 자투리 공간들이 알찬 수납공간으로 활용됨과 동시에 시각적으로도 단정하게 정리 되니까 일석이조인 것 같아요.
또, 이사오면서 원래 사용하던 뚜껑식 김치냉장고를 작은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로 바꿨는데요. 어른 둘에 아이 하나만 살다보니까 전혀 부족함 없이 딱 좋아요.
특히 5단짜리 철제 앵글을 설치해서 맨 아래칸에 김치냉장고를 넣고, 그 위의 공간 역시 버리지 않고 화이트 바구니와 정리함 등을 활용해서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이 또한 참 효율적이랍니다.
저희집은 책이 정말 많은 편이에요. 이사할 때마다 책들을 처분하곤 하는데, 이번에 제주로 이사오면서 역대 최고로 많은 양의 책을 알라딘 중고서점에 보내고 왔어요. 사진 속에는 책장이 두개이지만, 저 맞은편에 큰 책장 하나가 또 있다는 사실!

서재는 거의 남편의 공간으로 내어주고 있어요. 아이를 키우며 알게 된건데, 아이가 있는 집에서 부모만의 공간이 존재한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특히 아이가 어린 경우에는 더욱더요.
물론 지금도 자기방 두고 굳이 서재에 와서는 엄마 아빠와 같이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기 좋아하는 네 살 딸이지만,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거나 밤에 일찍 잠든 시간에는 서재에서 컴퓨터로 업무처리도 하고, 책도 보고 한답니다.

서재 창밖으로 멀리 바다가 보이고, 구름 없는 밤에는 하늘의 별도 보이고 해서 참 좋아요. 어른들에게도 꿈꾸는 공간은 필요하잖아요. :)
서율이 방은 언제나 가장 어려운 공간이에요. 첫째도, 둘째도, 수납이 관건인 곳이니까요. 아무리 정리를 해도 서율이가 들어가는 순간, 10분이면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말거든요. 하하.
아이방은 좁고, 물건은 훨씬 많다 보니까 시각적으로도 뭔가 정돈된 느낌을 주기 위해서 자잘한 유아물건들은 화이트 톤의 수납함으로 비슷하게라도 통일을 해서 정리했어요.
특히, 블록 같은 것들은 개별적으로 저마다 알록달록 다른 색깔이던 본래의 케이스를 버리고 이케아에서 따로 구입한 바퀴 달린 화이트 케이스로 모두 바꿨고요. 그렇게하니까 덜 답답해보이고 깔끔해졌어요.

제주로 이사오고 나서 서율이 방은 비교적 차분하게 유지되는 편이에요. 왜냐하면 어린이집 하원하고 나면 집으로 곧장 오기보다는 바다로, 숲으로, 자연속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 즈음에 들어오거든요. 그러면 바로 저녁밥을 먹고 목욕을 하고 잠옷을 입은 뒤, 서율이는 자기 방에서 아주 잠깐씩만 머물게 됐죠.

그러다보니까 예전에는 하루도 안 되서 어지러워지던 서율이 방이 요즘에는 그나마 며칠정도 얌전한 상태로 유지 중이에요 엄마 입장에서는 흐뭇하죠. :)

(사진 왼쪽에 보이는 책장은 회전형 책장인데, 책은 많은데 공간이 부족해서 고민인 분들게 강력추천 하고 싶은 제품이에요. 특히 이 책장은 밑에 바퀴도 달려있어서 이동이 가능해서 편리하고요, 아이가 책장을 돌리며 원하는 책을 꺼내 볼 수 있으니 여러모로 활용도가 만점이랍니다. 3단의 회전책장인데 200여권이 넘게 들어가요)
저희 세 가족은 안방에서 같이 자요. 싱글과 퀸 사이즈 침대를 붙여서 쓰고 있고요. 커튼도 일부러 암막커튼으로 달았어요. 그렇다고 너무 어두운 색깔이면 저희집 분위기와 맞지 않을 것 같아서 짙은 베이지 색으로 했어요.
안락하게 잠만 자는 평온한 공간이길 늘 소망하는데, 아이가 잠이 없어서 매일 밤마다 씨름하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잠자기 전 독서시간은 짧게라도 선택이 아닌 필수에요. 꿈나라로 떠나기를 거부하는 아이의 마지막 놀이이자, 한권 두권 쌓여갈수록 잠을 불러오는 비장의 무기이기도 하니까요!

침대 옆 협탁 위 스탠드 조명은, 무인양품에서 본 디자인의 조명과 상당히 비슷한데 무인양품 제품은 아니에요. 무인양품에서 사려고 보니 가격이 너무 비싸더라고요. 그러다가 자주에 들렀는데, 거의 비슷한 디자인에 가격은 정말 착했어요. 가성비가 우수하죠. 무인양품 조명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계시기도 할 만큼 디자인이나 느낌이 비슷해서 좋아요.
원래는 안방 베란다를 온전히 테라스처럼 활용하고 싶었으나, 짐을 줄인다고 줄여도 수납공간이 또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안방베란다의 한 쪽 움푹 들어간 공간에 5단짜리 화이트 앵글을 설치하고 수납함들을 놓아 자잘한 물건들을 정리해둔 뒤 다용도실과 마찬가지로 압축봉을 이용해 화이트 커튼으로 가려줬어요.

주방 다용도실에서도 그랬지만 앵글선반과 가리개커튼을 잘만 활용하면 깔끔하면서도 비밀스럽게 나만의 수납공간을 만들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자잘한 집기들과 물건들을 깨끗하게 정리해주니까 시각적으로도 훨씬 여유로워보이고요.
그리고 바닥에는 룬넨마루를 깔고 라탄 소재의 테이블과 의자를 놔두고 여기서 책도 보고 커피 한잔도 마시며 미니멀한 테라스 기분도 내보곤 해요.

날씨 좋은 날, 여기에 앉아서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와 하늘, 감귤밭을 보고 있으면 ‘아, 내가 정말 제주도에 살고 있구나’하며 문득 더 행복해져요.
제주에 와서 가장 좋은 점은, 아이가 누리는 환경인 것 같아요. 도시에서 다니던 아파트 1층의 가정 어린이집 대신에 넓은 잔디밭과 텃밭, 과일나무, 놀이터가 있는 제주의 어린이집부터 참 마음에 들었어요. 어린이집 잔디마당 한 켠에서 앵두를 따서 먹기도 하고요, 작은 텃밭에선 직접 채소들을 키우기도 하고요.

여름에는 아이들이 붓에 물만 묻혀서 마당 돌담에 신나게 물그림을 그리기도 해요. 그리고 체육활동이 일주일에 두번이고, 또 하루는 선생님과 동네를 걸어서 숲체험도 가요. 도시에서는 숲놀이유치원을 따로 보내기도 한다던데, 여기서는 모든 게 자연스러운 일상인거죠.
어린이집 하원 후, 그리고 주말에 아이와 함께 어딜 가야하지 고민하는 일도 줄었어요. 저와 남편이 제주이주를 결심한 이유 중 큰 부분이기도 했는데요. 도시에 살 땐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아이를 데리고 갈 곳이 정말 한정적이었거든요.

동네 놀이터, 키즈카페, 공원. 마트 등이 주요 코스였고 그나마 주말에는 근교로 나가더라도 어딜 가나 사람 많고, 차도 많이 막히고, 아이를 마음껏 풀어놓은 채 같이 보고 누릴 것도 부족했고요.

하지만 제주도로 이사 오고부터는 가까운 동네만 돌아도 바다가 있고, 숲이 있고, 자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으니 360도 사방이 우리를 위한 선물같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아이를 생각하면 더욱 더요.

물론 엄마와 아빠의 생각과 기준이 중요한데, 저희 부부는 둘 다 아이를 자연에서 키우고 싶다는 바람이 컸어요. 미세먼지 가득한 회색빛 도시가 아닌, 자연의 품에서 아이가 아이답게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예전보다는 제주 역시 수치가 다소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도시보다는 청정 자연임은 분명하니까요.
물론 얻는 것이 있으면 내려두고 비워야 하는 것이 있듯, 제주살이의 단점도 당연히 있어요.

도시에서 누리는 다양한 서비스와 편의성은 여전히 부족해요. 간단한 장보기는 동네 하나로마트와 초록마을을 이용하고, 공산품 위주의 생필품은 15분 거리의 대형마트로 가서 구입해요.

배달되는 음식 또한 중국집, 치킨, 회, 족발 딱 이 정도 뿐이다 보니 배달전문 어플은 무용지물이고, 늦은 밤이나 24시간 야식 배달은 전혀 안돼요.

인터넷으로 물건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배송비용이 더 드는 경우가 많고, 배송기간도 더 걸리죠. 도시에서는 다음날이면 뚝딱 도착하던 로켓배송도 제주에서는 2박 3일이 걸려요. 심지어 어떤 제품들은 제주 및 도서산간 지역은 아예 배송이 안된다고 해서 좌절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그렇다보니 도시에서는 좀처럼 쉽지않던 미니멀라이프가 제주에서는 가능해지는 것도 같아요. 배달음식 대신 홈메이드 집밥을 원하시나요? 진정한 미니멀라이프를 꿈꾸시나요? 그렇다면 제주로! 배달 안되니 먹고 싶어도 못 먹고, 배송 안되면 사고 싶어도 못 사요. 하하!
아무리 제주라 하더라도 일과 육아가 이뤄지는 곳이다 보니,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오롯이 아무 생각 없어도 되는 시간에 혼자 만들어 먹는 커피 한 잔의 쉼은 꼭 필요해요.

예전엔 가족들 모두 잠든 뒤 늦은 밤 혼자 마시는 맥주 한 캔이 가장 맛있고 행복했는데요, 요즘은 다이어트를 우해 자제하고 있어요. 그래서 야밤의 혼맥 대신,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오기 직전 짧고 굵은 혼커(혼자 커피타임)가 요즘은 세상에서 제일 좋네요. :)
내 삶을 채우는 매 순간이 날 것 그대로 기록되는 곳, 그 곳이 바로 집인 것 같아요. 평범한 것 같은 일상이 차곡차곡 쌓이는 익숙한 공간이야말로 나와 우리 가족이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이자, 삶의 진짜 기록이 되니까요. 집은 가장 편하고 자유로운, 그래서 더 빛나는 공간이잖아요.

아무리 멋지고 좋은 곳을 여행하고 와도 늘 빠뜨리지 않고 “역시 집이 최고지~”라고 반복해 말하게 되는 것처럼, 어쩌면 그걸 깨닫기 위해 떠남을 선택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건 아닐까요.

그 어떤 공간보다도 가장 특별하고 소중한, 촘촘하고 선명하게 나와 우리 가족의 인생이 비로소 완성되는 우리집.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아끼고 애정하며 채워가길 소망합니다. by 인스타@yoon_h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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