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빈티지와 사랑스러움 그 사이 #15평_투룸빌라

조회수 2017. 9. 27. 12:00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10평대 / 빌라&연립 / 빈티지 스타일

오늘의집 1boon은 오늘의집 앱에서 소개된

회원분들의 인테리어 제보로 만들어집니다♪

제보 : 인스타그램@오늘의집


안녕하세요. 저는 필름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사람이에요.

그 밖에도 좋아하는게 굉장히 많아요. 손재주는 부족해도 뭔가 끄적이거나 만들어 보는 것을 좋아하고 사부작 거리느라 혼자 있어도 심심해하질 않아요. 또 ‘한국기행’이란 프로그램을 좋아하는데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걸 좋아해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생각도 많이 생각해보고요.

직업적으로는 7년동안 앱 서비스 기획자로 UI/UX 기획을 하며 ‘오늘의집’처럼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서비스들을 만드는 일을 했었어요. 2달 전쯤 퇴사를 했고, 지금은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지우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

지금부터의 목표는 재밌게 사는 거예요. 당분간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면서 재미있게 살고 싶어요.
지금 집은 10년 정도 된 빌라인데요, 처음에는 무작정 집을 보러 다니면서 힘을 뺐어요. 그러다가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서 필수조건 몇 가지를 정하기로 했죠.

첫째는 채광이에요. 예산 내에서 가장 빛이 잘 들어오는 곳을 구하고 싶었어요. 이 집의 경우 2층이라 채광이 엄청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제 예산 안에서 구할 수 있는 집들 중 채광이 좋은 편에 속했어요.

둘째는 구조! 다녀본 집 중 지금 집이 가장 ‘가정집’ 같은 구조였어요. 동선을 생각해봤는데 살기 편할 것 같더라구요.

셋째는 고양이가 허락되는 집이었어요. 고양이가 있다고 하면 계약을 못 하겠다는 분들이 꽤 있으시더라고요. 이 집은 고양이도 허락되고 아랫집이 없어서 리리가 뛰어놀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어요.
처음 이 집에 들어왔을 때 채광과는 상관없이 집안 분위기가 어두웠던 기억이 나요. 사랑받은 집은 아니었구나 하는 느낌이랄까요? 제가 사랑을 듬뿍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모든 공간의 벽지가 오래돼서 색이 누렇게 바랬고 특히 거실은 꽃무늬 벽지까지 있어서 마음에 안 들었어요.
일단 도배를 하고 현관도 밝게 페인팅 했어요. 애정을 담아 가꾸니 완전히 다른 집이 된 것 같아요.
"날 생각하면 무슨 색이 떠올라?"

집주인분이 집 꾸미는 거에 있어서 (페인트 칠이나 선반 설치) 상관없다고 하셔서 여러가지 시도를 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원래는 일반적인 회색 현관이었는데요, 현관과 거실의 구분이 없는 빌라라서 현관도 예쁘면 더 좋겠더라고요.

제 이미지와 어울리는 색으로 칠하고 싶어서 주변 사람들한테 '날 생각하면 무슨 색이 떠올라?' 라고 물어봤는데 핑크색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막연히 핑크색 계열로 해야겠다 생각하고 페인트 가게에 갔는데 색깔이 정말 다양했어요.
최종적으로는 핑크와 오렌지 느낌이 들어간 던에드워드 페인트의 '오렌지 오러' 색을 칠하게 됐어요. 3번 정도 페인트 칠을 했는데 예쌍보다 훨씬 예쁜 색이 나왔어요. 원래 현관 모습은 기억도 안 날 정도로요. :)
거실엔 소파도 두고 싶고, 테이블도 두고 싶고.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집에 와서 편하게 쉴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포근한 소파를 선택했죠. 그런데 소파가 있으니 하루종일 눕게 되더라고요. 이건 제가 바라는 모습이 아니었죠.
어차피 주방이 좁아서 거실이 주방의 연장선이 되야겠다는 생각을 했기에 뒤늦게 식탁을 들이게 됐어요. 원래 넓은 테이블이 로망 중 하나였기에 6인용 식탁을 사서 유용하게 쓰고 있어요. (소파는 큰 방으로 보냈어요!)
이 식탁에서 간식이나 간단한 식사를 올려놓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블로그를 하는 시간이 참 좋아요. 상상만 해도 좋은 시간이죠? :)
테이블 위에는 이케아 단스탠드를 뒀는데, 혼자 있을 땐 조명을 조금 낮추고 아늑하게 있는 걸 좋아하는 제게 저렴한 가격대에 예쁜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는 이케아 조명은 참 고마운 제품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에는 TV가 없어요. 지금까지 자취하면서 TV를 집에 둔 적이 없기도 하고요. 왠지 집에 두기 싫은 것들이 있는데 저한텐 그게 TV와 전자렌지에요.

보고 싶은 건 따로 찾아서 다 볼 수 있기에 딱히 불편함은 없어요. 계속 TV가 없는 생활을 별다른 불편 없이 해왔기에 이 생활에 대해 생각해본적은 없는데, 만약 TV가 있다면 안 봐도 되는 것까지 보느라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대신 CD플레이어를 애용하고 있어요. 중고등학생 때, 용돈을 받으면 '이번 달은 무슨 앨범을 사지?' 생각했던 학생이었어요. 그 때의 추억 때문에 CD플레이어를 다시 사게 됐어요. 좋은 앨범은 소장하고 싶다는 욕구도 있었고요.
20대 중반에 자취를 시작하면서 돈이 필요할 때 거의 다 팔아서 지금은 앨범이 많이 남아있지 않지만, 하나씩 다시 모으는 재미가 있네요.

제 공간을 보고 어떤 음악을 듣냐고 물어보시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저는 가사가 좋은 노래를 좋아해요. 제 블로그 이름이 '물이 되는 꿈'인데 '루시드폴' 노래제목이에요. 가사가 예쁜 노래 듣는 걸 좋아해요.
꽃시장을 자주 가는 편인데 못 참고 데려온 아이들이 많아서 집안 곳곳에 초록이들이 많아졌네요.

다행히 고양이 리리도 가끔 초록이들 잎을 뜯거나 하는 소소한 일만 있지, 크게 사고를 치는 일은 없어요. 부모님 댁에 살 때는 사고를 많이 쳤는데 이 집에 와서 리리가 확실히 편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리리한테는 캣그라스를 심어서 먹이는데 리리가 정말 좋아해요. 캣그라스 먹을 때 내는 소리가 있는데 참 귀여워요. :)
운명처럼 만난 나의 리리

리리와 만난지는 1년정도 됐어요. 예전에는 고양이를 무서워했는데 우연히 3년 전쯤에 길고양이들 밥 주기를 시작하면서 고양이에 푹 빠지게 됐죠.

그러다 고양이들이 정말 예뻐서 뭘 해도 고양이 생각만 나던 때가 있어요. 우연히 버스를 타고 가다가 '리리헤어'라는 간판을 봤는데 그냥 이름이 확- 꽂히더라고요. '나중에 고양이랑 함께 살게되면 이름을 리리라고 지어야겠다'고 생각한 그 날 오후에 운명처럼 리리를 만났어요.
정말 더웠던 작년 여름, 하천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된 차 중 한 대 아래에서 서럽게 울고 있는 고양이가 있었어요. 친구 말로는 어제부터 그러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차주분께 전화를 드렸고 오실 때까지 4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119에 구조요청을 해서 꺼냈어요.
대형트럭도 많이 있는 주차장이라서 고양이가 혼자 살기엔 위험하겠더라고요. 그래서 119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데려가서 같이 살아야겠단 결심이 섰죠.
리리를 만나 많은게 바뀌었어요. 리리 때문에 독립도 하게 됐고 이렇게 온라인 집들이도 하게 됐네요. :)
곰팡이, 안녕? 안녕!

작은 방과 큰 방은 곰팡이가 피어 있었어요. 처음에 집을 보러 갔을 땐 붙박이장으로 다 가려져 있어서 몰랐는데, 짐이 빠지고 가서 보니.. 좀 놀랍더라고요.

집주인분이 도배를 새로 해주셨는데 곰팡이 처리도 없이 대충 가리기만 했더라고요. 게다가 곰팡이 있는 쪽과 없는 쪽 벽 색이 다르게 도배가 되서 방 상태가 최악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다 뜯어내고 페인트 가게에서 곰팡이 방지 제품을 사와서 처리했어요. 그리고 도배는 도배업체에 부탁드려 마무리 하고요.
내게 가장 좋은 배치를 찾아서

위에도 잠깐 말했지만 저희 집은 큰 방, 작은 방 이렇게 방이 2개에요. 대개 이런 경우라면 큰 방을 침실, 작은 방을 작업실이나 옷방으로 쓰실 거에요. 처음에는 저도 큰 방을 침실로 써서 침대와 책상을 두고, 작은 방을 옷방으로 썼어요.

그런데 그렇게 3개월 정도 지내보니 큰 방이 대로변쪽이라 작은 방보다 소음이 크고, 1층이 음식점인데 냄새도 좀 올라와서 침실로 적합하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옷방을 따로 둘만큼 옷이 많지도 않고, 그렇다고 옷에 관심이 많아 앞으로 옷이 많아질 것도 아니라서 이렇게 공간을 쓰는게 합리적이지 않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작은 방으로 침실을 옮겼는데, 아직까지는 지금의 구조에 만족해요. 침실에 딱 침대만 두니 훨씬 포근하고 아늑해진 것 같고요.
침대 옆에 있는 테이블은 침실용으로 나온 게 아니라 원래는 야외 테이블이에요. 큰 방에 두고 이것저것 올려두려고 산 건데, 막상 받아보니 예상보다 사이즈가 커서 그 방에 둘 공간이 마땅치 않더라고요. 어떻게 활용할까 하다가 작은 방 침대 옆에 뒀는데 꽤 잘 어울리더라고요.
그래서 이 위에 책도 두고, 일기도 써야겠다 생각했어요. 이렇게 원래는 협탁으로 나온 제품이 아니지만 아이디어를 내서 활용하는 것도 재밌는 것 같아요.
여기에 책도 두고 영화 볼 때는 빔을 올려두고 영화를 보고 있어요.
사이드 테이블은 안 쓸 때는 벽 쪽에 붙여두고 필요할 때만 써요. 영화 볼 때 간식거리를 올려두기도 하고, 노트북을 올려두기도 해요.
그리고 이 작은 방은 창문도 작아서, 만약에 답답하고 무거운 커튼을 하게 되면 방이 더 답답해 보일 것 같았어요. 창 느낌 그대로 살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았고요.

그래서 지금의 커튼을 달았는데, 사실 이 커튼으로 세로형으로 긴 창문에 쓰는건데 전 한 장만 가로로 달았어요.

커튼 링에 집게를 달아서 쓰는 걸 선호하는 여기도 커튼 봉에 집게가 달려있어서 커튼 천만 집게로 찝어주면 돼죠. 이런 가벼운 느낌이 좋아요. 하지만 이제 날이 쌀쌀해지니 좀 두껍고 빈티지한 느낌의 다른 패브릭으로 교체 해주려고요.
작업실이 된 큰 방이에요. 이 공간을 뭐라 부를지 고민하다가 그냥 '작업실'로 표현했지만, 사실 직업적으로 뭔가를 작업하는 공간은 아니에요. 지금은 그냥 책상 있는 방, 제가 노는 공간이죠.
사진편집도 하고, 기타연습도 하고, 가끔은 영화도 보는 곳이에요. 앞으로 더 다양한 것들을 이 곳에서 해보고 싶어요.
커튼 뒤로는 작은 이불장과 행거가 있어요. 이불장 안에는 이불과 겨울 옷들이 들어가 있는데 옷이 많진 않아요.

옷장 같은 가구는 마음에 드는걸로 맞추려면 가격대가 꽤 비싸기 때문에 가구를 새로 사서 쓰시는 신혼집이 아닌, 저 같은 자취생이라면 행거를 많이 이용하실 것 같아요. 관리만 잘하면 행거가 옷 찾기도 편하고 보기에도 예쁜 것 같아요.
큰 방 창가 쪽에 있는 바테이블은 원래는 리리를 위한 공간으로 만든거에요. 창 사이즈에 맞게 상판을 주문하고 다리도 사서 조립해서 완성했어요. 리리가 편하게 바깥 구경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리리가 워낙 겁쟁이라서 낮엔 아예 여기에 가지 않고, 안아서 올려줘도 후다닥 도망가기 바빠요. 사람이 안 다니는 새벽에만 잠깐 바깥 구경을 하는 정도로 있더라고요. 제 예상만큼 자주 사용해주진 않아서 아쉬워요.

그래서 여기가 집에서 빛이 잘 들어오는 공간이라, 최근 비가 많이 오던 때에 식물들이 그나마 빛을 더 볼 수 있도록 잠시 여기 올려뒀었어요.
빈티지와 사랑스러움, 그 사이의 어딘가

저희 집을 보면 아기자기한 구석도 있는데, 또 빈티지한 느낌도 있어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해놓고 보니 두가지 느낌이 오묘하게 조화되어 있더라구요.

근데 저라는 사람의 취향이 그렇더라고요. 아기자기한 느낌과 빈티지한 느낌을 좋아하지만 너무 아기자기한 건 또 싫고 그렇다고 너무 빈티지한 것도 싫거든요. 제 취향은 아마 빈티지와 사랑스러움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것 같아요. 화려한 집보다는 일드에 나올법한 아기자기 하면서 소박한 느낌의 집들이 좋아해서인지 저도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공간이 주는 힘을 믿어보세요

식물이나 동물을 돌보다 보면 제가 애정을 준만큼 건강히 잘 자라는 게 눈에 보여서 신기해요. 공간 역시 마찬가지에요. 제가 사랑을 주니 공간이 제게 힘을 줘요.

집은 정말로 그 공간에 살고 있는 그 사람을 닮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이 공간을 보면서 제 성격과 취향이 보인다고들 해요. 제 자신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집을 꾸미면서 몰랐던 제 취향도 발견하고 제가 더 다듬어지는 느낌이었어요.
생활을 다듬어 나가면 예쁜 집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게 예뻐보이기 위한 인테리어 보다는 제 생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저를 닮은 집이 완성됐어요. 일단 그렇게 저를 닮은 집에서 지내니 심적으로도 많이 안정되고 제 생활도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선순환이 일어나요.
누군가는 '인테리어? 돈 많이 드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희집도 침대, 수납장, 책상 등 예전부터 쓰던 것들이 대부분이고 제 마음에 100% 드는 제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애정을 갖고 제 스타일로 꾸며보려고 노력한거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공간을 꾸미는 행복함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전 언젠가는 원목가구들로 집안을 채워서 살아볼 거에요. 원목이 주는 따스하고 소박한 감성이 좋거든요. 제게 올 그 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 by 인스타@ifitsnows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콘텐츠의 타임톡 서비스는
제공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