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소품 컬렉터의 이야기가 담긴 집

조회수 2017. 9. 20. 15: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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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평대 / 아파트 / 빈티지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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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의류브랜드에서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고 결혼한 지는 1년 반 정도 됐어요. 신랑은 패션회사에서 가방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어요. 둘 다 디자인 계통의 일을 하다보니 집에서도 업무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둘의 관심사가 비슷하니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좋아요.

저는 빈티지를 좋아해서 여행이나 출장을 가면 잊지 않고 빈티지샵에 들리는데요. 이번 여름휴가 때 다녀온 코펜하겐과 베를린에서도 역시 대부분의 스케줄이 빈티지샵 방문이었어요.
저희의 신혼집은 신랑이 결혼 전부터 살던 집을 리모델링 한 거에요. 제가 선택한 집은 아니지만 제 취향으로 하나씩 채워가고 있어서 애착이 가요.

지은지 20년 정도 된 아파트이지만 리모델링을 한 번 거친 집이라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서 최대한 집을 고치지 않는 방향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래전에 한 리모델링 때문에 문제점이 많더라고요. 가령 화장실 천장에 팬 구멍을 막아버려 곰팡이가 생긴다거나, 확장된 거실에서 베란다로 나가는 문에 문제가 있어 난방에 취약하다든지, 또 바닥이 유광타일로 되어 있어 미끄러울 수 있다는 점도 위험요소였죠.

갑자기 결정하게 된 공사라서 시간이 가장 문제였어요. 지금도 시간이 부족했던 게 참 아쉬워요. 여유가 있었다면 더 찾아보고 고심해서 잘 할 수 있었을텐데…


많은 부분을 즉석에서 결정하다 보니 공사가 진행될수록 시공업체 실장님만 괴롭힌 것 같아요^^; 집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공사기간 뿐만 아니라 리서치를 하거나 스스로 충분히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현관은 깔끔하게 시공했어요. 자주 신는 신발을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해 신발장을 바닥에서 살짝 띄워서 설치했어요.
텔레비전은 침실에 두고, 거실엔 대신 스피커를 뒀어요. 저희 집에서 가장 환한 곳이 거실인데 소파에 앉아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신랑과 이야기 하거나 책 보는 걸 좋아해요. 그럴때면 제대로 쉬고 있다는 기분이 들죠.

워낙 음악 듣는 걸 좋아하는지라 집에 있을때면 대개 음악을 틀어놓고 지내요. 특별히 장르를 따지진 않고 그때 그때 기분에 따라 다양하게 찾아서 듣는 편이에요.
액자를 굉장히 좋아해서 여행가서도 인쇄물이나 포스터를 많이 사와요. 현재는 해외에서 구입한 빈티지 인쇄물과 포스터가 대부분이고, 몇 개는 국내 편집샵에서 구입한 석판화와 어머님께 받은 회화작품들이에요.

아직 화구통에 보관 중인 빈티지 포스터들도 꽤 있어요. 빈티지는 때를 놓치면 똑같은 걸 다시 찾기 힘들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걸 발견하면 꼭 사려고 해요. 이번 여름에 코펜하겐에서 구입한 빈티지 포스터들도 아직 다 액자를 맞추지 못 했어요. 제가 자주 가는 단골 표구 액자집이 있는데 프레임을 고를 때 마치 디자인을 하는 것처럼 재밌어요.

집이 작아서 원하는 액자들을 다 걸진 못 하지만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져요. 이번에 베를린에서 사온 아르누보 문양의 타일과 액자 프레임을 이용해서 거울을 제작해보려고 생각 중이에요.
저는 각각 다른 시대와 스타일의 빈티지 제품들이 만나서 만들어내는 분위기를 좋아해요. 1881년도에 독일에서 제작된 촛대와 1980년대에 미국에서 대량 생산된 램프. 전혀 다른 시대에, 다른 장소에서 만들어졌지만 그런 것들이 조화를 이루며 내는 묘한 분위기를 즐기는거죠.

물론 객관적인 가치 면에 있어서는 각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제겐 그저 모든 물건에 담긴 하나하나의 스토리가 궁금해지는 소중한 컬렉션이에요.
빈티지 소품들과 더불어 식물들도 꽤 있어요. 예전엔 식물을 키웠다하면 죽이기 일쑤였는데, 이 집에선 어쩐 일인지 식물들이 아주 잘 자라줘요. 키가 큰 극락조는 몇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정성이 통했는지 지금은 잘 자라주고 있어요.
무엇보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식물은 몬스테라에요! 저는 거실 사이드보드 위에 놓았는데 볼 때마다 뿌듯하게 해주는 착한 식물이에요. 키운지 1년 좀 넘었는데 벌써 잎이 5개나 더 생겼어요.

언젠가는 산과 나무가 보이는 전망을 가진 숲세권에 살고 싶어요. 지금은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이렇게 집 안에서 여러 식물들과 함께 하는 걸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어요.
리모델링 할 때 제일 신경이 많이 쓰인 곳이 주방이에요.

일단 거실과 주방이 분리가 되어있지 않은 게 가장 마음에 걸렸어요. 그래서 거실 분위기와도 이질감이 없이 어울리는 걸 가장 염두에 두고 공사를 진행했어요
주방 타일은 화이트 유광으로, 싱크대는 화이트 무광 페인트로 도장했어요. 그리고 조명과 소품은 주로 우드제품으로 채워서 자연스럽게 거실 분위기와 이어질 수 있도록 했어요.
거실과 주방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저희 같은 구조의 집들은 주로 소파 옆으로 냉장고가 위치할 수밖에 없기에 결국 냉장고 2개를 붙박이로 넣고, 싱크대장과 동일하게 문을 짜 맞춰 달았어요.
그리고 작은 주방에서 주로 보이는 사이즈의 아일랜드 식탁이 아닌 좀 더 넓은 사이즈로 제작해서 벽쪽으로 붙이지 않고 주방 중앙에 위치하도록 했어요. 아일랜드 식탁 아래 부분에 전기공사를 해서 코드를 연결할 수 있게 한 다음, 전기밥솥과 전자레인지 같은 전자제품들을 안으로 넣었어요.

아일랜드 식탁은 대부분 싱크대와 같은 높이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관상 가장 안정적이긴 해요) 저는 너무 높은 아일랜드 식탁은 사용하다 보면 아무래도 불편할 것 같아서 조금 낮췄어요.

바의자도 보통의 식탁의자보다는 높지만 일반적으로 쓰는 바체어보다는 낮아요.
주방 반대편으로 보이는 보이는 복도에는 결혼할 때 시어머님이 주신 함을 세워뒀어요. 주문제작으로 맞춘 함에 어머니께서 직접 그림을 그리신거라 제겐 특별한 물건이거든요.

그 위에 액자는 친정어머니께서 주셨어요. 자수 액자인데 오랜된 세월의 흔적들이 있지만 그 자체로 의미가 있어서 마음에 드는 물건이에요.
함 뒤로 보이던 문을 열면 욕실이 나와요. 욕실은 크기가 작다보니 최대한 밝고 깔끔하게 꾸며서 넓어보이게끔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좁은 욕실이 조금이나마 덜 답답해 보이도록 욕실 벽 윗쪽으로 서랍장을 설치하지 않고 세면대 아래에 일체형으로 서랍장을 맞춰서 설치했어요.
욕실은 다른 공간보다 변화를 주기가 더 제한적이잖아요. 그런 욕시에서 분위기를 쉽게 바꿀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중 하나가 샤워커튼인 것 같아요.

다음은 침실이에요. 침실은 쉬는 공간인만큼 편안한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신경 썼어요.

침실에 있을 땐 천장에 달린 메인조명 보다는 상황에 따라 여러 무드등을 바꿔가며 사용해요. 침실에 여러가지 조명이 있는데 다 은은한 정도의 밝기거든요. 

저희 집에 있는 액자들은 전부 아크릴이 아닌 유리를 끼운 액자들이에요. 유리액자는 무겁고 깨졌을 때 위험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아크릴보다 깨끗하고 선명하게 그림을 보여주는 장점이 있죠.

침대 위 액자도 유리지만 괜찮아요. 천장에 액자걸이 레일을 설치해서 와이어를 연결한거라 튼튼해요!
여긴 서재 겸 작업실의 공사 전 모습인데요, 저희 집이 방 3개 중에서 안방을 제외하면 나머지 2개 방은 크기가 많이 작은 편이에요. 처음엔 붙박이장이 있는 이 방을 드레스룸으로 쓰려고 했어요.

근데 생각해보니 따로 옷장이 없는 저희 부부는 방 하나를 전부 드레스룸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붙박이장 하나가 있고 없고가 중요한 문제는 아니더라고요

작은 방에 책장과 책상이 다 넣어야 한다는 게 부담이 커서 붙박이장 문을 떼어내고 목공으로 가다듬은 후 선반을 달아 그 공간을 책장으로 바꿔줬어요. 좁은 방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붙박이 책장의 효과는 정말 만족스러워요. :)

사실 서재는 신랑을 위한 공간이에요. 종종 집에서 처리해야 하는 그래픽 관련 업무를 보죠
집에 있으면 생각도 행동도 느려지는데, 그렇게 조금은 게을러지는 제 모습이 싫지 않아요. 집에서만큼은 조금 풀어져도 괜찮잖아요? :)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집은 제게 조금은 게으른 제 자신도 괜찮다 말해주는, 가장 편안한 곳이에요. by 인스타@cecilia_pi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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