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에 버려졌던 강아지의 견(犬)생역전

조회수 2018. 5. 26.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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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눈 내리던 날, 경상남도 거제시의 한 쓰레기장에 버려진 강아지가 구조됐다.


전 주인은 강아지를 이동장에 담아 유기하면서 행여 얼어 죽을까 걱정이라도 됐는지 담요와 함께 단열 에어캡으로 바람을 막아 놓았다.


하지만 간신히 1킬로가 넘는 강아지가 버티기엔 힘든 날씨였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강아지는 운 좋게 구조돼 거제도 보호소로 옮겨졌다.


이후 '2살 된 믹스견'으로 입양 공고가 올라온 그 강아지를 우연히 보게 된 정현 씨.


까맣고 동그란 눈에 유난히 착해 보이는 녀석에게 한눈에 반하게 됐다.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던 정현 씨는 믹스견이 아니라 포메라니안 같다고 생각했고, 이렇게 예쁘고 어린 품종견이라면 굳이 본인이 아니어도 좋은 곳으로 쉽게 입양이 될 거라는 생각에 마음을 접었다.


이미 유기견과 유기묘 9마리를 키우고 있었기 때문에 식구를 늘리는 게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날 밤 정현 씨는 그 아이와 함께 뛰노는 꿈을 꾸게 됐다.


잠에서 깨자마자 보호소에 연락을 했고 강아지에 대한 추가 정보를 얻게 됐다.

강아지는 2살이 아니라 8살~10살로 추정되는 수컷으로, 구조될 때부터 혈뇨를 보는 등 건강이 심각하게 안 좋은 상황이었다.


늙고 아픈 아이가 보호소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또 버틴다 해도 입양이 되지 않을 게 불 보듯 뻔하다 여긴 정현 씨는 결국 입양을 결정하게 됐다.


서울에서 거제도까지의 거리는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조금 더 아껴서 거두면 된다는 마음뿐였다.

직접 만난 강아지의 모습은 처참했다.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고 한자리를 빙글빙글 돌다 피 소변을 봤고, 눈도 보이지 않는지 밥그릇을 찾지 못하며 이곳저곳 몸을 부딪히고 다녔다.


'쪼식이'라는 이름은 지어줬지만 가족들 모두 쪼식이가 오래 살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보호소 측에서 검진 시 중성화를 시키지 않아 전립선염이 생겼다고 해 바로 수술을 시키려고 했으나 거절당했다.


나이도 많고 체력적으로 바닥인 아이를 수술 시키다 잘못될 수도 있고 그 외 다른 치료들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쪼식이는 심장 사상충 3기라는 진단을 받았고, 치료 중에 죽을 수도 있다는 설명과 함께 긴 치료를 시작했다.


비용도 시간도 많이 들었지만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족들은 그저 감사했다고.

쪼식이는 지금도 열심히 병과 싸우고 있다.


다행히 심장 사상충은 점점 나아져 7월쯤이면 완치 판정도 가능할 것 같다고 한다.


최근 정현 씨가 참여한 SNS 이벤트에 1등으로 당첨된 쪼식이는 어버이날 어머니께 상품권을 선물로 드린 효자이기도 하다.

“유기견이었던 반려견을 하늘로 보내고 다시는 강아지를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훗날 아프더라도 지금 당장 살릴 수 있는 생명은 하나라도 더 살려보자는 마음”이라는 정현 씨.


“몸과 마음의 병이 나아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금전적인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을 만나게 된 것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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