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야, 공기가 좋구나"..직접 만든 캣워커를 바친 집사

조회수 2018. 5. 12.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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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배기 동갑내기 친구들인 세 마리 고양이 '겨울', '레오', '꾸미'.


집사 정은 씨가 닫아놓은 화장실 문도 열고, 변기 커버를 들어 변기 물도 사이좋게 나눠 마시는 '피보다 진한 변기 물을 나눈' 친구들이다.

어릴 때는 싸움이 잦아 걱정했지만 현재는 쓰레기봉투를 뜯어서 잔치도 벌이며 저희들끼리 친목을 다진다.


목마를 때는 셀프로 물을 마신 후 쿨하게 수도는 잠그지 않는 건 기본. 


번갈아가며 사이좋게 각종 사건사고를 벌이는 게 일상이 됐다.

'싸우지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는 집사 정은 씨의 말은 어쨌든 잘 지키는 셈이다.


최근 세 마리 고양이의 집사 정은 씨는 고민이 생겼다.

고양이들이 자꾸 냉장고 위에 머물기 때문이다.


높은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의 습성 때문에 캣타워도 진작 마련해줬건만 성에 차지 않는지 캣타워보다 더 높은 냉장고 위를 오르기 시작했다.

특별히 위험한 곳은 아니지만 어쨌든 전기가 돌아가는 곳이니 불안하기도 하고 또 괜히 고양이들에게 안 좋을 것 같아 걱정이 된 정은 씨.


고민 끝에 정은 씨는 결국 큰맘 먹고 고양이 선반이라 불리는 '캣워커'를 만들게 됐다.

우선 어느 위치에 어떤 모양으로 설치할지 적당한 모양과 적절한 위치를 정한 후, 가로 세로의 길이를 정해 벽에 종이로 위치를 잡아놓았다.

정해놓은 사이즈에 맞게 합판을 구매한 후, 혹 나무가 일어나 고양이들의 발바닥이 다치지 않도록 정성껏 니스칠을 하고 충분히 말려줬다.

완전히 마른 합판들은 철물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꺾쇠를 이용해 연결한 후 벽에 고정하면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쉼터이자 놀이터가 완성된다.

제작 비용은 합판 가격이 3만 원대, 꺾쇠 30개와 받침대 12개가 2만 원대 총 5만 원이 조금 넘게 들었다.


합판의 종류는 다양하니 집사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하면 되고 그에 따라 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

완성된 캣워커를 본 고양이들은 처음엔 조심스럽게 올라가더니 금세 쿵쿵 거리며 돌아다녔다.


무게를 이기지 못해 합판이 떨어지는 불상사도 있었으나 다행히 고양이는 다치지 않았고, 정은 씨는 안전하게 받침대까지 설치했다.

힘들게 만들어줬는데 금방 싫증을 내면 어떡하나 걱정했지만 다행인 건 아직까지 아주 잘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이 녀석들, 그 높은 캣워커에서도 가장 꼭대기인 계단 맨 위가 다들 제일 좋은지 꼭대기 자리 쟁탈전을 벌인다고 한다.

높디높은 캣워커에 사이좋게 누워 아래 경치를 바라보며 파워 낭만을 즐기고 있는 녀석들의 표정은 마치 "집사야, 공기가 좋구나~" 말하는 것만 같다고.


정은 씨는 "냉장고 위에서 노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안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는데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며 "직접 만들어서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는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잘 써주니 뿌듯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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