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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년 만에 공부 좀 할라 했더만..'

조회수 2018. 3. 21.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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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통을 뒤지는 호랑이
필통을 뒤지는 호랑이(이름이 호랑이임. 그 호랑이 아님)

회사에서 시험을 본다면서 내준 프린트물을 받아온 동희씨.


학교 졸업 뒤 말그대로 몇년 만에 마음을 다잡고 책상에 그 프린트물을 펼쳐 놨다.


하지만 오랜 만에 하는 공부에 쿵쾅거리는 심장. 울렁거리는 영어. 이를 진정시키고자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돌아와보니 필통 안에 들어 있던 온갖 것을 뒤지고 있는 녀석이 있었다. 호랑이였다.


요새 학교에서 필통검사를 했다가는 학생 인권 침해로 바로 신고당한다는데.


호랑이 이 녀석은 인간의 법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주 야무지게 필통검사를 해댔다. 이걸 인권침해로 신고해도 되나.

호랑이는 동희씨가 길에서 새끼 시절 데려온 녀석으로 함께한 지는 이제 2년 9개월째다.


짜슥이 거둬준 것도 가끔씩 까먹고, 툭하면 이렇게 훼방을 놓는다.

씻으려 할 때면 옆으로 와서는 흐르는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받아먹지를 않나, 베개까지 베고 사람처럼 자는 바람에 잠자리를 애매하게 만든다.

종종 화장실 두루마리는 죄다 바닥에 풀어 놓기도 하고(그래 이건 이해한다. 하루 종일 심심했겠지), 종종 도어락까지 해제시켜 놓는 과도한 영리함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니 필통을 뒤지는 것도 '네가 공부는 무슨 공부?' 딱 이런 모습이라고 할까나.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게 해주는 기특한 녀석이랍니다. 집사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츄르 대신 브로콜리를 더 좋아해주고, 기타줄 하나만 있으면 좋아죽는 고무신 고양이이기도 하지요."

호랑이의 훼방이 결코 싫지 않은 동희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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