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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남도 이해안될 때 보면 좋은 책 6

조회수 2018. 1. 9. 20: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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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에이드 이혜린

세상에서 나를 제일 잘 아는 건 나여야 한다. 


당연히 나여야 한다. 내 뇌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그 뇌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것도 나고, 생각하는 것도 나고, 느끼는 것도 나다. 

그런데 도무지 모를 것 같을 때가 있다. 


움직이고 있고, 생각하고 있고, 느끼고 있는데 이게 대체 어떤 공식을 따르는 건지 메커니즘이 파악되지 않는다.


지금 내가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으니 누구를 향해 따져야 할지도 모르겠다.


제일 이상한 건 나니까. 

이상한 사람들 때문에 고생하기에도 바빠죽겠는데, 나까지 이상할 때. 


아니 이 세상 사람들 다 이상한 거 같을 때, 읽으면 아주 잠깐이나마 실마리가 풀리는 느낌이 드는 책들을 추천한다. 


자려고 누웠는데 오만가지 생각이 덮쳐서 갈수록 머리가 또롱또롱해지는 순간. 


아까 걔는 왜 그랬지? 부터 시작해서, 난 왜 그말을 못했을까 싶으면서 내일은 또 어떡하나, 저렇게 되면 난 뭐라고 해야 하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어느 순간 지구는 왜 어떻게 탄생했나까지 고민하고 자빠졌다. 

정작 고민거리를 던져준 녀석은 두 발 뻗고 잘만 자고 있을 거 같은데, 나만 온갖 고민에 머리털 다 빠질 것 같은 이 억울함. 


어디 하소연해봤자 소심하다는 소리만 듣고, 내가 병적으로 예민한건가 스스로도 한심한 것 같고. 


남 얘기 같지 않다면, 축하한다. 전인류의 15%에 해당한다는 생각 과잉 종족이시다. 


슬픈 건, 이들이 보통 사람보다 훨씬 더 발달한 예민함 때문에 누구에서도 이해받지 못한다는 외로움, 나조차도 나를 모르는 것 같은 정체성의 공백에 시달린다는 거다. 


심리치료사인 저자의 관찰 결과, 이들은 그래서 나르시시즘에 빠진 변태들의 먹잇감이 된다고 한다. 그들과 사랑에 빠지거나, 업무적 중요한 관계를 맺으면서 그들의 걱정까지 흡수해주고 조종 당하는 것이다.


자신의 예민함을 착취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관계를 벗어나 같은 성향의 사람과 일하고, 만나는 게 특히 더 좋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생각이 많고 늘 두뇌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는 남자분, 연락주세요 ♡) 

개인적으로 꼽는 최고의 명대사가 있는데, 닉 혼비의 소설 '하이 피델리티'를 영화화한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속 존 쿠삭의 대사다.


"내 모든 연애는 초판의 변형이었어."


상대만 바뀔 뿐, 연애가 망가져가는 과정은 매번 늘 비슷하다는 거다.


이 대사에 공감했다면 당신도 전 인류의 50%를 차지한다는, 비정상적인 연애 유형을 가진 종족이다.


누구를 만나도 내 문제는 똑같아... ㅠㅠ


30%는 상대가 언제 자신을 떠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불안형이고, 나머지 20%는 상대가 내 것이 되는 순간 도망가고 싶어지는 회피형이다.

앞서 책에선 나르시스트와 걱정 과잉 인간형이 자주 만난다고 했는데, 이 책에서도 정반대인 불안형과 회피형의 연애가 굉장히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로의 단점이 극대화되면서 매우 극적인 연애가 진행되는 것이다. 불안형은 점점 더 상대만 보면서 집착하고, 회피형은 점점 더 상대로부터 도망가고 싶고 ㅋㅋ  


불안형은 특히, 자신이 상대로 인해 불안해져야 '이게 사랑이구나' 하기 때문에 안정형, 불안형보다는 회피형을 자꾸 만나며 상처 받기를 반복한다는 슬픈 이야기......


회피형은 상대와 가까워지면 무의식적으로 상대의 흠집을 찾으며 도망을 치려하지만 애착에 대한 욕구 자체가 없는 건 아니기 때문에, 같은 회피형과는 안만나고 불안형이나 안정형을 선호한다는 매우 이기적인 이야기...... 


저자는 이 전형들의 만남을 매우 잘 그려낸 영화로 '500일의 썸머'를 예로 들고 있다. 썸머는 '나쁜 X'가 아니라 그냥 회피형의 인간이었던 걸로 ㅎㅎ 

나는 날 불안하게 만드는 상대와 사랑에 빠지지만, 막상 또 내 것이 되면 도망가고 싶기도 한 걸? 상대가 날 버릴까봐 너무 무섭지만, 그전에 내가 도망가버리는 걸? 얘 단점이 자꾸 보여 헤어져야하나 싶지만, 막상 다른 이성에게 가버릴까봐 너무 무서운 걸?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불안형과 회피형이 혼합된 매우 특이한 사례로, 전체 인구의 2~3%라고 한다. 

나쁜 여자, 나쁜 남자한테 당해본 적 있다면 혹할 제목이다. 


사이코패스와 사귄 적 있다는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사이코패스들의 연애 패턴을 분석해놓았다. 


연쇄살인마만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하면 오산. 멀쩡한 직업을 갖고 멀쩡한 사회구성원으로 잘 살고 있지만, 연애 상대의 자아를 처참하게 무너뜨리는 '영혼 살인'을 일삼는 사람들이 분석대상이다. 

얼핏 앞서 언급한 '회피형'과 비슷한가 싶지만, 이 책 속 사이코패스들은 매우 일부러 상대에게 다가가 매우 일부러 정서를 해친다는 차이점이 있겠다. 


사이코패스는 대체로 스스로 정체성이 없기 때문에 상대에 따라 자아를 바꿔쓰고 상대의 장점을 고스란히 흉내내는 미러링에 강한데, 이는 타깃들이 홀라당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매력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본게임은 사랑에 빠진 후부터. 사이코패스는 상대의 약점을 파악하고 그들이 가장 잘 무너지는 지점을 공략하기 시작하는데, 주로 바람을 피우거나 대놓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옮겨갔음을 암시하는 일이 많다. 


보통의 '나쁜 사람'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은 일부러 들키고 싶어한다는 거다. 그래야 상대가 무너지니까. 그 고통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공허한 내면을 채우려 노력한다는 사이코패스. 


상대가 덜 무너졌다 싶으면 헤어졌다가도 다시 매달려서 관계를 이어가고 또 넘어오면 다시 무너뜨리는 행태를 보이는 것도 특징.


저자는 이런 작자들로부터는 도망치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절절한 경험담을 덧붙여 주장한다.  

자기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처럼 매력적인 사람도 드물지만, 또 그만큼 뜨악스러운 존재도 없다. 


주위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어떻게 다뤄야할지를 알아볼 수 있고, 혹시나 자신은 이러한 사람이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는 책이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열심히 살면서 인정을 받으려는 건전한 나르시스트도 분명 있지만, 


그 사랑에 못미치는 자존감을 갖고 있거나 자신을 과보호하려 남을 뽑아먹는 게 익숙한 부적응형 나르시스트도 많으니 문제. 

이같은 나르시스트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잘 서술돼있는데, 그 중 한가지를 꼽자면, 아주 내면 깊숙이 자신에 대한 치욕감이 있다는 거다.


자신이 자신 스스로 사랑하는만큼 남들로부터는 사랑받지 못할, 존중받지 못할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치욕감. 


이를 스스로 인정하기 싫어 특정 활동에 몰입하는 등 중독에 빠지기 쉽고, 남들과 다른 특별 대접에 집착한다. 남들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는 자신의 외로움과 결점에 대한 자의식을 과잉보상하는 거라고. 

주위에 특별대접에 집착하는 사람 참 많다 싶은데, 그게 다 자기도 모른 새 '내가 모자란 사람인 게 안들켜서 다행이다' 싶은 마음에 그런다고 생각하니 이해가 되기도 한다. 


더 솔직해지자면, 나도 뭔가 '프리패스'할 때 자존감이 하늘을 훨훨 날아다녔던 거 같은데. 참, 못났었던 것 같다. (반성) 

세상은 우리에게 "자신감을 가져!" "네가 최고야!" 따위의 말로 힘을 불어넣어줬다. 물론 이게 진짜 힘이 될 때도 있지만 가끔은 우리 인생을 그야말로 벼랑 끝으로 몰 수도 있다. 


"난 달라!" "내가 성공한 건 내가 특별해서야!"라는 착각이, 얼마나 멍청한 선택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 매우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거 하나 성공했다고 잘 모르는 분야에 덥석 진출하고, 운이 좋았던 걸 실력으로 착각하는 사례들. 자신의 열정에 취해, 혹은 자신의 환상에 취해, 헛발질을 하는 사례들. 



작가는 "위대한 열정은 희망이 없는 만성 질병이다"라는 괴테의 말을 인용했는데, 굉장히 인상적인 말 아닌가. 자기가 좀 한다고 무턱대고 다 도전해대는 사람만큼 스스로 위험에 처박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1만시간 투자하면 누구나 성공한다는 주장, 강력한 리더십과 천재성을 내세운 기업 성공 스토리, 열정과 자기확신에 대한 종교적인 믿음이 만연한 이 때에.


건강하다 못해 너무 딱딱해진 에고를 제대로 다스리지 않으면 그동안의 성공도 모두 갉아먹을 거라고 충고하는 작가의 시선이 매우 신선하다. 

내가 지금 현실이 이토록 불만족스러운 건 "나니까, 이 정도는 해줘야 성공이지", "예전엔 이렇게 됐는데 이번엔 왜 안되지" 하는 무작정 키워놓은 에고 때문은 아닌지. 


성공하지 않으면 이상할 것처럼 열심히 사는 저 사람이 사실은 실속 없이 부풀러진 에고의 노예일 뿐인 건 아닌지, 잘 생각해보자.  

사이코패스와 연애는 피할 수 있다 치자. 그런데 직장 동료가 되면 이거, 피할 수도 없고 미치고 팔짝 뛰는 거다. 


이들은 사회생활 초반에 반사회적인 행동이 문제가 돼 직장에서 잘리는 경우도 있지만, 의외로 승승장구하면서 임원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더 크다. 


상사를 조종하고, 동료를 이용하고, 라이벌을 가차 없이 날려버리는 사이코패스의 능력은 '승진'에 굉장히 유리한 조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주위에 이런 사람 분명 한 명 이상 있다!에 한 표)


누군가를 잘못 스카웃 했다가 회사 전체 분위기가 싹 바뀌어버렸다거나, 나머지 직원들을 모두 짐싸게 만드는 마력을 가진 상사 얘기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텐데, 우리 주위에도 흔한 거다. 이런 사이코패스가.


사람의 심리를 잘 이용해서 상사의 눈에는 '그저 열심히 일하는 직원'으로 보이니, 사이코패스의 라이벌로 찍힌 보통 사람은 그저 온갖 계략에 나가떨어지는 수밖에.

이렇게 상사의 자리에 오르면, 회사 전체가 휘청이는데 부하직원들은 대책 없이 착취 당하고, 서로 못믿고 비난하는 분위기가 자리잡는다.


문제는 이들이 대체로 매력적이라는 것. 아주 잠깐 만나보고는 절대 알 수가 없으니, 혹시 매우 비열하게 우리 조직을 갉아먹고 있는 사이코패스는 없는지 늘 두 눈을 부릅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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