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과 화류계의 삶이 공존했던 그곳은 지금..
과거 소박한 서민의 삶과
화려한 화류계 삶이 공존했던
서울 종로 익선동 한옥골목.
옛스러움을 간직한 이곳에
최근 들어 셀카봉을 든 2030청춘과
임장(현장 답사를 의미하는
부동산 시장 용어)을 나온
40~60대 투자자들의
방문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익선동 한옥골목을
찾는 건 쉽습니다.
지하철 1·3·5호선
종로3가역 6번 출구로 나와
골목으로 들어가면
생각지 못한 공간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허름한 가게들과 전통 한옥이
어우러져 있는 게
마치 영화 세트장 같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 최초의 부동산 개발자'로
통하는 독립운동가 정세권 씨가
익선동 일대를 조성했습니다.
종로통에 일본식 건물이
들어서는 것을 원치 않았던
정씨는 친일파에게서
익선동 건물과 땅을 사들여
골목에 도시형 한옥을 지었습니다.
1900년대 초 익선동은
'요정 골목'으로 유명했습니다.
종로통을 휘어잡았다던
야인 김두한에 이어
제3공화국 실세인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드나들던 단골집 오진암도
이 골목에 자리잡았습니다.
기생과 악사들이 드나드는
음식점이 몰려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옷맵시와 연주 솜씨를
책임지는 한복집과 악기점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요정을 드나들며
정치권을 엿보던 정객과
삶이 기구했던 기생들이
자신들의 앞날을
궁금해했기 때문에
근처에 점집도
둥지를 틀었습니다.
이랬던 익선동이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올랐습니다.
2010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한옥 보전 등을 이유로
개발계획을 부결한 후
3~4년 새 익선동 골목엔
'개성 있는 가게'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이들이 한옥을 개조해
빈티지한 멋을 자랑하는
맛집과 카페 등을 차리자
사진 찍기 좋아하는
젊은 층의 발길도 늘었습니다.
맛집 상권이 유명세를 타면서
임대료도 올랐습니다.
오래되고 살기 불편해
월세가 불과 20만~30만원했던 한옥이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임대료 100만원 선인
리모델링 한옥 가게로 변신했습니다.
그러자 젠트리피케이션* 우려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
낙후된 구도심이 번성하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쫓기는 현상
치솟은 땅값 때문에
기존 주민과 상가세입자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밀려나는 것에 대해
사회적인 예방·대응책도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