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휴무'가 가져올 엄청난 손실
2018년 3월 17일 토요일 밤 10시.
내일 일요일이라 아이와
장 보러 가려고 했는데
일요일에는 모든
대형마트와 백화점,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쉰다는 걸 깜빡했다.
전통시장에 가자니
주차공간이 부족해 막막한데….
현재 국회에 발의된 20여 개의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 같은 미래는
'대한민국 소비자의 일상'이 됩니다.
개정안 가운데는
영업 일자나 영업시간을
현행보다 과도하게 규제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백화점, 대형마트, SSM은
의무 휴업 일수를
월 2회에서 월 4회로 늘리고
백화점의 경우 일요일에
무조건 영업하지 말라는
법안이 발의된 것입니다.
'월 4회 의무 휴업'은
업계로선 날벼락 같은 얘기입니다.
이런 방안을 현실화한다면
유통업체의 매출 급감은 물론
소비절벽까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매출이 얼마나 줄어들길래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걸까요?
매일경제가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선두 주자인
이마트와 롯데백화점에
의뢰해 알아봤습니다.
트레이더스와
온라인 이마트몰은 제외한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의
지난해 매출액은
11조 3336억원입니다.
대형마트가 현행법상
월 2회 쉰 것을 고려해보니
하루 평균 매출은
332억원으로 추산됐습니다.
만약 의무 휴업 일수가
월 4회로 늘어나면
감소액이 7968억원이란
계산이 나옵니다.
작년 총매출액의 7%를
허공으로 날리는 셈입니다.
롯데백화점의 작년 매출액은
16조원에 달합니다.
이 중 일요일 매출액은
1조2000억원 정도였습니다.
만약 매주 일요일,
월 4회 휴업을 하면
최소 매출액의 절반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6000~7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이 사라지는 것이죠.
국회가 대형 유통업체의
영업 일자와 영업 시간을
규제하려는 이유는
'풍선 효과'를 기대해서입니다.
풍선의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불룩해지는 것처럼
마트와 백화점이 셔터를 내리면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전통시장으로 가게 된다는 것이죠.
대형 유통업체를 규제하면
전통시장의 매출이 늘어나느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은
유통산업 발전법 이후
연간 2조원이 넘게 줄었습니다.
막대한 '소비절벽'을 불러왔고
전통시장 부흥이라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대형 유통업체를 규제해야만
전통시장을 살릴 수 있는 걸까요?
전통시장 주차장을 개선하거나
배송을 지원하는 등
전통시장 자체의 매력을 높이는
근본적인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