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사이드를 고발하는 영화 7

조회수 2017. 10. 16. 17: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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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XIM 정도윤/ 정리 성문경

정당한 학살이란 과연 존재할까요? 우리는 대학살의 희생자들을 그저 팔자가 박복한 인간 정도로 취급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오늘 소개할 영화들은 오직 학살의 가해자를 탓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 아닙니다. 제노사이드(Genocide, 집단살해)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지옥과도 같았던 그 시간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 것입니다.

# 존 라베: 난징 대학살
중·일 전쟁 당시 상하이를 거쳐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은 아돌프 히틀러도 헛구역질을 할 만큼 참혹한 짓거리를 일삼았습니다. 사람을 산 채로 태우거나 땅에 묻었고 십자가에 혀를 꽂아 매달았죠.
죽이기 전 근친상간을 강요하며 즐기는가 하면, 어린아이를 검에 집어던져 꽂아 죽이기도 했습니다. 6주가 넘게 지속된 도륙 행위에 약 30만 명이 죽었죠.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을 대피시킨 독일 지멘스사의 상하이 지사장 존 라베의 이야기는 이 영화로 재탄생됩니다.
# 호텔 르완다
1994년 여름, 르완다 에서는 매일 1만 명이 살해당했습니다. 르완다 학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그해 미국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로즈볼 경기장 수용인원 (91,000명)의 10배가 넘죠. 1962년까지 르완다를 지배했던 벨기에는 민족 간의 대립을 방관한 채 인구의 14%밖에 되지 않는 투치족에게 정권을 맡기고 떠나버립니다.
그간 차별대우를 받아온 85%의 후투족은 친벨파(?) 투치족과 꾸준히 대립했고, 이는 결국 대학살로 이어졌습니다. 이 영화는 전쟁을 외면했던 세계를 향해 무관심도 또 다른 학살이 될 수 있다는 무거운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 액트 오브 킬링
영화 <액트 오브 킬링>은 과거 100만 명을 살해한 암살단의 리더이자, 현재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는 정치인 안와르 콩고와 그의 친구들을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과거에 있었던 대학살을 영화화하자는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인 콩고 일당은 끔찍했던 당시의 상황을 신나게 재연하며 당시의 기억을 되짚습니다. 하지만 감독의 큰 그림에 걸려든 콩고는 결국 영광스러운 마음 한편에 숨어있었던 가해자로서의 트라우마를 조금씩 드러냅니다.
#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 2
광복 직후인 1948년, 좌익 단체인 남로당의 김달삼은 우익 세력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여 중앙당과의 협의 없이 폭동을 일으킵니다 이 공격으로 제주 경찰을 포함하여 서북청년단 등의 우익 단원들이 다수 죽게 되고, 나라 전체에 제주도는 빨갱이 소굴이라는 인식이 만연하게 되죠.
이승만 정부는 제주도에 병력을 투입하며 계엄령을 선포합니다. 군경은 끔찍한 학살을 자행했고, 남로당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14,000명의 제주도민이 빨갱이라는 낙인이 찍혀 무참히 살해되었습니다.
# 피아니스트
세력, 영토, 재산 등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오로지 ‘인종청소’라는 명목하에 행해진 20세기 최악의 범죄 홀로코스트. 희대의 사이코패스 히틀러와 그의 추종자들에 의해 희생된 사람은 유대인이 약 600만 명으로 추산되며, 동성애자, 슬라브인의 희생자 수까지 합하면 2,000만 명이 넘는다네요. 학살의 현장을 관통하는 한 예술가의 일화에 집중함으로써 피해자의 고통을 느끼게 하는 영화 <피아니스트>. 주인공이 독일군을 바로 앞에 두고 폴란드의 상징인 쇼팽을 연주하는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입니다.
# 작은 연못
대부분의 영화에서 그리는 미국은 강하고 정의로운 존재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나쁜 미국이 등장하는 건 거의 없거나
비주류죠. 한국전쟁 당시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에서 벌어진 미군의 학살을 고발하는 영화 <작은 연못>은 배급을 원하는 회사가 없어 뒤늦게 개봉한 작품입니다.
‘모두를 적으로 간주하고, 여성과 어린이는 알아서 처리하라’는 상관의 개소리에 수백 명의 마을 주민이 미군에게 학살되었습니다. 한·미 양국 정부의 외면 하에 묻혀버린 노근리 사건은 AP통신의 취재로 50년이 지나서야 세상에 알려졌고, 이를 보도한 세 명의 기자는 그해 퓰리처상을 받았습니다.
# 아바타
10월의 두 번째 월요일, 콜럼버스 데이는 미국의 국경일입니다. 이날 뉴욕에서는 성대한 퍼레이드가 펼쳐지죠. 행사를
즐기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콜럼버스의 행적을 알고 있습니다. 그가 원주민들을 노예로 만들어 유럽에 넘긴 것도, 그의 상륙이 수천만 원주민들의 죽음을 초래했다는 것도 말이죠. 단지 묵인할 뿐입니다.
SF 영화 <아바타>는 명백히 학살을 다룬 영화입니다. 원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나비 족의 신비로운 모습은 과거 인디언이라 불렸던 아메리카 원주민을 연상케 하죠. 외계인이 피해자이며 지구인이 가해자인 특이한 설정은,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이 속한 집단이 저지르는 악행에 경각심을 느끼도록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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