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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의 애사심과 주인의식의 관계

조회수 2017. 9. 20. 13: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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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묻고 답하다.


회사에서의 주인(owner)과 주체(main agent) 




회사에서는 종종 ‘주인 대리인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말 그대로 주인과 대리인 간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데에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계약이라는 관계를 통해 주인은 대리인에게 회사의 경영을 맡기고 대리인은 주인을 대신해 경영을 하고 한정된 범위의 책임을 집니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전문 경영인들은 대부분 대리인에 해당됩니다. 그들은 탁월한 경영 능력을 발휘해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 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습니다. 천문학적인 금액의 연봉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인 대리인의 문제’가 이처럼 경영 책임자들 수준의 문제만은 아닐 겁니다. 회사와 직원 간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회사가 원하는 것과 직원들이 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소유자와 대리인과는 조금 다르기에 저는 ‘주인 주체의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회사라는 법 인격을 ‘주인’이라고 한다면 계약을 통해 고용된 우리는 ‘주체’에 해당됩니다. 회사의 실질적인 영업 활동을 직원들이 수행하기에 주체라는 말은 꽤 적절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주체적으로 일하기를 권고하지만 주인이 되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직원들도 주체적으로 일하고 싶지만 주인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추어야 한다고 합니다.



‘주인의식’은 주인은 아니지만 주인에 버금가는 마음가짐으로 일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 직원들은 자기 역할만 다 하면 충분하다고 여기고 그 범위를 넘어선 영역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부서 이기주의, 개인 이기주의로 대변되는 이러한 문제는 한정된 역할과 책임 속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또 다른 어떤 직원들은 자기가 주인인 양 제멋대로 굴고 회사 물품을 임의로 유용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합니다.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했더니 주인 행세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인과 주체를 분명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 같은 주체는 ‘주인의식’을 겸비해 ‘주인다워야’ 합니다. 주인답다는 것은 우선, 주인의 것과 내 것을 구분할 줄 아는 것입니다. 또한 주인의 것을 내 것처럼 여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주인이 자리를 비워도 평소와 다를 바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주인에게 주체로서 당당하게 자신의 몫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주인다워야 하지만 여전히 주인은 아닐 겁니다. 그래서 계약 관계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흔히들 애사심은 주인의식의 대표적인 발로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그에 걸맞은 태도가 발현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애사심은 맹목적인 따름이 아니라 회사를 회사로 인정하고 그 속의 나 자신을 바로 세우는 일에 더 가깝습니다. 나의 역할에 충실하고 동료들과 협력하며 그 터전인 회사와 공생하는 공동체 관계가 인정될 때 애사심이라는 것이 발동합니다. 그래야 떳떳한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회사는 직원들에게 주인이 되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주인의식을 요구하는 것도 그들의 주체성을 인정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직원들을 수익 창출의 도구로 본다면 그들이 능력 수준과 역할 범위만 제대로 정해주면 됩니다. 허나 그들을 통해 회사라는 공동체가 성장하길 원한다면 그들의 능력을 높여주고 역할 범위를 확장시키도록 도와야 합니다. 또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노력이 없다면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겸비할 것이라는 기대는 착각에 불과합니다.




직원들도 주인이 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허나 주인의식을 갖고자 합니다. 계약 관계에 따른 것이지만 일과 삶의 터전인 회사에서 그들은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며 사람들과 어울리길 원합니다. 직원들이 원하는 주인의식은 주체성입니다. 단순히 노동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일이라는 과정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든 기여하고자 하는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주체성을 존중 받고 싶은 욕구입니다. 물론, 주인 행세를 하거나 주인으로 거듭나려는 불건전한 주인의식은 버려야 할 겁니다.



갑과 을, 주인과 대리인, 회사와 직원. 이 모든 관계에서 우리는 위-아래 보다는 너-나라는 관계성에 집중해야 합니다. 위와 아래라는 종속적인 가치관을 너와 나라는 개별적인 가치관으로 승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권력의 크기와 돈의 흐름이 주인과 주체를 구분하는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직원이라는 주체는 회사라는 주인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회사라는 주인도 직원이라는 주체가 없이는 단 하루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그 둘은 동등하고도 개별적입니다.





주인은 주체를 내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또한 주체는 주인을 내 것처럼 여겨서도 안 됩니다. 선량한 주인의식은 주인을 주인답게 주체를 주체답게 여길 때 발휘되는 상호 존중의 가치관이라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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