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사하는 사장님들 사이에서 난리 났다는 그 서비스

조회수 2020. 9. 23. 18: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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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얼마 들어올지 카톡으로 확인해요
자영업자 신뢰가 최우선
스타트업답지 않은 이름 가진 스타트업
입소문만으로 사용자가 벌써 8만명

# ‘오늘은 137만원이 들어오고, 아직 안들어 온 돈이 128만원이 있네. 어? 왜 40만원 입금이 보류된 거지? 바로 확인해 봐야겠다.’


경기도 일산에서 고깃집을 하는 김사장은 요즘 매일 캐시노트를 이용한다. 고객이 많이 쓰는 카드사만 해도 10개가 넘는데다 카드사에 들어가서 확인하려면 절차가 여간 복잡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캐시노트는 카드사가 정산해주는 정보를 바로 알려준다. 매일 들어 오는 돈이 얼마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캐시노트가 소리소문 없이 자영업자의 카카오톡으로 들어왔다. 캐시노트는 2017년 4월 출시해다. 현재 캐시노트를 사용하는 자영업자는 8만명이 넘는다.


캐시노트는 자영업자의 사업지원을 설립목표로 삼은 한국신용데이터가 신용정보 축적을 위해 개발한 서비스. 한국신용데이터 김동호(36) 대표를 만나 캐시노트의 인기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자영업자 믿음주는 이름 찾아라


김대표는 한국신용데이터 전에도 잘나가는 스타트업을 창업한 전력이 있는 연쇄창업자다.


카카오톡 이용자수가 1000만명에서 3000만명으로 훌쩍 뛴 2011년 모바일 설문조사 기업 오픈서베이를 창업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으니 스마트폰을 이용한 서비스에는 투자자들이 돈을 아끼지 않았던 시절이다. 생소한 모바일 설문조사를 기업들이 믿어주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회사는 꾸준히 성장했다. 오픈서베이가 모바일 설문조사 시장을 장악한 2016년 1월 김대표는 돌연 대표이사 직을 내려놓는다. 김대표가 오픈서베이를 떠날 때 매출액은 30억원 수준이었다.∙


“오픈서베이가 자리를 잡으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적어졌어요. 회사에는 설문조사 전문가들이 더 필요했어요. 그래서 대표를 그만두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했습니다.”

한국신용데이터 로고

김대표는 2016년 말까지 쉬려고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빠르게 새로운 아이템이 떠올랐다. 바로 자영업자를 위한 서비스가 없다는 것이었다. 자영업자가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만들면 사업이 될 것 같았다.


“1월에 오픈서베이를 그만두고 4월에 새 회사를 차렸어요. 그래서 이걸 하려고 잘나가는 회사를 그만둔 거냐는 오해 아닌 오해를 사기도 했습니다.”


잘 정리된 자영업자 재무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믿음을 줄 수 있는 회사 이름이 필요했다. 그래서 선택한 이름이 한국신용데이터다. “감각적인 이름이 적힌 명함을 건네면 의심하는 사장님이 많겠지만, 한국신용데이터라는 직설적인 이름의 회사명을 보고 신뢰를 하시더라고요.”


미끼 서비스 캐시노트가 주력사업으로


김대표가 먼저 시작한 일은 자영업자 금융 데이터 구축이었다. 자영업자는 매출액이나 현금흐름과 같은 전산 신용정보가 없어 대출 받기가 어려웠다.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99%가 신용평가 등급이 나와요. 사업자등록번호로 하면 100개 중 5개 정도 밖에 안되요. 필요한 서류도 훨씬 많아요.”

캐시노트 서비스 화면

한국신용데이터가 처음 시작한 아이템은 ‘크레딧체크’였다. 자영업자의 신용정보를 평가하는 금융기관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먼저 대출신청자에게 정보제공 동의를 받는다. 이후 한국신용데이터가 신청자 계좌내역과 카드 사용내역, 4대 보험, 세금계산서, 세금 납부내역, 포스(POS) 데이터 등의 자료를 수집해 금융기관에 전달하는 서비스를 표방했다. 직접 신용평가를 하지 않지만 신용평가를 위한 자료를 모아서 정리하는 작업인 셈이다.


여기에 자영업자가 사업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캐시노트를 만들었다.


캐시노트를 이용하려면 본인인증을 받은 후 사업자등록번호를 입력하면 끝이다. 카드매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여신협회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그만이다. 자영업자가 필요한 서비스(카드매출 입금조회)를 가지고 자영업자의 매출과 현금흐름을 파악하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캐시노트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주력 사업을 크레딧체크에서 캐시노트로 바꿨다.


별도의 플랫폼을 구축하지 않고,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이용해 신용카드 결제정보를 알려준다. “바쁜 소상공인에게 가장 편리하게 정보를 주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했어요. 누구나 하는 메신저로 알려주는 것이죠.” 카카오톡 지능형 API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은 캐시노트 제품 담당 안태훈 책임의 아이디어였다. 안책임은 김동호 대표와 오픈서베이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왔다.


마케팅 없이 8만 곳 이용


그 방법은 적중했다. 소상공인이 제일 궁금해하면서도 확인하기 쉽지 않았던 정보를 간편하게 확인하는 서비스니 저절로 입소문을 탔다. “별도의 마케팅 조직 없고, 온라인 광고도 하지 않는데 캐시노트를 사용하는 사업자가 8만 곳이 넘었어요. 어떤 날은 하루에 1000개 가까운 사업자가 등록을 하기도 해요.” 우리 나라 50명 이하 사업장 수는 50만 곳 정도다. 하루에 1000개 신규 고객을 만들려면 1만개 이상의 사업장을 다니며 영업을 해야 겨우 가능하다. “우리 회사는 마케팅 인력이 없고 오로지 개발자와 기획자만 있어요. 우리도 놀랐습니다.” 게다가 8년차 개발자가 회사에서 제일 어리다. “베테랑만 모인 곳이라는 게 우리 회사의 또다른 자랑거립니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특별히 마케팅을 하지는 않지만 작은 기업 사장님들을 자주 만난다. 자영업자가 사업을 하면서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다. ‘입금보류 안내’ 서비스는 캐시노트 비공개 시범 서비스(클로즈드 베타)를 할 때 경기도 일산에서 고깃집을 하는 사장에게 이야기를 듣고 만들었다. 입금보류는 정상적으로 결제가 이뤄졌어도 정산과정에서 오류로 대금 지급이 늦춰지는 것을 말한다. 이 정보를 미리 알면 카드사에 연락해 문제를 수습할 수 있다. “말씀 주신 사장님처럼 지연결제가 나면 큰 건은 백만원이 넘는 금액이 비는 경우가 생겨요. 그걸 미리 알려주니 너무 고마워 하더라고요.”


앞으로 자영업자의 사업을 도와줄 마케팅이나 고객관리 솔루션을 만드는 일이다.


올해 인공지능(AI)∙증강현실(AR)∙블록체인 같은 기술이 올해 ICT 산업의 화두다. 자연스레 창업에서도 이런 기술을 표방한 곳이 많다. 하지만 많은 투자와 인력이 필요해 경쟁력있는 스타트업이 나오기 힘든 구조다. “일반 이용자를 상대로 한 서비스는 최근 10년 사이에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자영업자를 위한 서비스는 이제 하나씩 나오는 것 같아요. 아직 스타트업이 발견하지 못한 사업기회가 분명히 있습니다.”


글·사진 jobsN 최광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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