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은 치즈버거, 중국인은 불고기버거, 한국인은.."

조회수 2020. 9. 23.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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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보내주는 '워홀', 우린 한국으로 왔죠"
홍콩맥도날드 후이엔윙·호카호씨
알바 거쳐 본사 정직원으로 근무
한-홍콩 직원 교류 프로그램 선정
국내 매장서 6개월 근무 후 귀국

6월 21일 오후 3시. 이태원 맥도날드에서는 사뭇 다른 외모의 직원 2명이 주문을 받고 있었다. 한 명은 중국어와 영어로, 다른 한 명은 한국어까지 써가면서 주문을 받고 또 메뉴를 내줬다. “번호표 확인 해 주세요”라는 말까지 반복하는 것 보면 한국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들은 홍콩에서 온 후이엔윙(30·여·許仁穎)씨와 호카호(27·何嘉浩)씨. 이들을 포함한 4명의 홍콩인들이 한국-홍콩맥도날드가 진행하는 ‘홀리데이 스폰서십’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1월 한국으로 왔다. 비행기표와 보험을 홍콩 맥도날드에서 제공하고, 홍콩과 동일한 조건의 급여를 받는 조건이다. 2명이 이달 초 귀환해 현재는 두 사람이 근무 중이다.


알바로 시작해 정직원 전환…빠르면 몇 달만에 전환도


맥도날드는 유독 매장 아르바이트(크루) 출신 직원이 많다. 회사가 정책적으로 이를 장려한다.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 본사에서도 좋은 업무성과를 내고, 고객의 마음을 정확히 안다는 취지다. 두 사람도 마찬가지다. 후이씨도 2007년 크루로 근무를 시작해 2016년 정직원이 됐다. 호씨는 2009년부터 일해, 2015년 정직원 자격을 얻었다. 

출처: jobsN
홍콩 맥도날드 직원 후이엔윙(왼쪽)씨와 호카호씨.

- 알바 출신으로 정직원 전환이 됐는데.

(후이엔윙, 이하 후이) “정직원 전환은 근무 평가에 따라 몇 달만에 되는 사람도 있고, 1~2년이 걸리는 사람도 있다. 홍콩에서는 대학을 졸업한 사람의 정직원 전환 기간이 짧다. 나는 학교를 다니면서 크루를 계속한 경우다. 대학에서 통역(영어-중국어)을 전공했고, 별도로 호텔매니지먼트학교를 졸업했다. 이후에 정직원으로 신분을 전환했다.”

(호카호, 이하 호) “나도 고교 시절 크루로 시작했다.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하면서 맥도날드 크루를 계속 했다. 졸업 후 정직원 제안이 와서 계속 일하고 있다.”


- 홍콩에서는 어떤 일을 했나.

(후이)“홍콩 맥도날드 플래그십스토어 1호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홍콩 중심가 어드미럴티(Admiralty) 지역에 있는데, 맥도날드의 세계 최초 플래그십스토어다. ‘푸드 퀄리티 매니저’라는 직책으로 먹거리의 질을 책임지고 있다.”  

출처: 홍콩 맥도날드 제공
홍콩 어드미럴티에 있는 맥도날드 플래그십스토어 1호점.

- 플래그십스토어는 어떤 점이 다른가.

“내가 원하는 재료를 조합해서 먹는 ‘나만의 메뉴(CYT·Create Your Taste)’가 있다. 샐러드바도 있다. 또한 주방이 통유리로 비치는 ‘오픈 키친’을 적용했다. 그리오 오후 6시 이후에는 햄버거를 주문하면 자리로 가져다 준다. 최근 홍콩국제공항에 플래그십스토어 2호점을 열었다.“


(호) “난 크루들의 서비스 마인드를 교육하는 트레이너다. 매장을 순회하면서 크루들을 교육한다. 이전에는 매장에서 손님들의 생일잔치 등 이벤트를 기획하는 일을 했다.”


- 교육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나.

“주로 현장 방문을 통해 개선점을 찾고 코칭을 한다. 하루에 2~4곳의 매장을 방문한다. 햄버거를 고객에게 줄 때 예의를 지키는지, ‘케찹이 필요하십니까’ 같은 말을 적절히 건네는지, 키오스크(무인 주문 기기) 사용에 대해 질문하는 고객이 있으면 적절하게 답을 하는지 등을 파악한다.”


한국인은 가성비 중시…中 불고기버거 美 쿼터파운드치즈버거 선호


- 홍콩에서는 어떤 버거가 인기가 있나.

“생선으로 만든 휠렛-오-피시(Filet-O-Fish)다. 생선으로 만든다.” 

출처: 맥도날드 제공
휠렛-오-피시.

- 생선 버거라니 약간 생소하다.

“한국에서는 버거는 고기랑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한국에서 일을 해보니 빅맥이 가장 잘 팔린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피시 버거도 인기 메뉴다. 실제로 외국인들이 이태원 맥도날드에서 ‘왜 휠렛-오-피시가 없느냐’고 항의하는 경우도 꽤 있다.


휠렛-오-피시는 준채식주의자(식물 외에 우유나 생선 등을 먹는 채식주의자)들이 많이 찾는다. 일부 고객은 피시버거가 없으면 치킨버거를 달라고 한다. 돼지고기나 소고기는 먹지 않겠다는 의도다.”


- 이태원은 한국에서는 가장 외국인이 많은 지역이다. 국가별로 선호하는 메뉴가 다를 것 같다.

(후이) “물론이다. 필리핀 고객들은 치킨버거를 많이 먹는다. 미국 고객은 야채가 없는 쿼터파운드치즈버거를 선호한다. 중국인은 한국에만 있는 불고기버거를, 아프리카계 고객은 빅맥을 많이 사간다.”


- 한국인들은 어떤가.

(호) “한국인들은 가성비가 좋은 ‘맥올데이(McAllday) 메뉴’를 즐겨먹는다. 정가 5500원짜리 세트메뉴를 4900원에 할인판매한다. 슈슈버거, 더블 불고기버거, 빅맥 3종류가 대상이다.”


- 이외에 한국과 홍콩 맥도날드의 차이가 있다면.

(후이) “드라이브 스루가 여기저기에 있어 놀라웠다. 홍콩은 작은 도시 지역이라 드라이브 스루가 아예 없다.”


“한국 좋아해 한국어 2년 배워…김밥 즐겨먹죠”


- 왜 한국에 오고 싶었나.

(후이) “한국을 좋아한다. K-pop도 그렇고, 한국 드라마도 즐겨본다. 이 때문에 2년 동안 한국어를 홍콩에서 배웠다. 한국인들의 어지간한 주문은 다 알아듣는다.”


(호)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고 싶었다. 그런데 회사에서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을 해서 지원했다.”


- 어떻게 뽑혔나.

(후이) “회사에서 내가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더라.”

(호) “근무평가 점수가 좋았다. 홍콩 정부 산하 ‘여행발전국’에서 ‘퀄리티 투어리즘 서비스’상을 받은 점 등을 어필했다.”


- 한국에서는 어디에서 거주하고 있나.

(호) “망원동에서 산다. 반지하 원룸인데 월세가 56만원이나 한다. 홍콩보다 생활비가 많이 든다.”

(후이) “서울대입구에서 산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월 36만원이다.”


- 한국에 와서 기억에 남는 기억은.

(후이) “이태원점 직원의 결혼식에 초대받았다. 한국 전통 의복을 입고 어른들에게 절하는 광경(폐백)이 인상적이었다.”

(호) “술을 많이 마시는 문화가 인상적이다. 홍콩에서는 저녁 먹고 각자 집으로 가는데, 한국에서는 ‘2차’ ‘3차’ ‘4차’(한국어로 똑똑히 발음했다) 문화가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 한국 음식 중 무엇을 가장 좋아하나.

(호) “삼각김밥.”

(후이) “난 분식집 김밥을 좋아한다.”

출처: 한국맥도날드 제공
홍콩 맥도날드 홀리데이 스폰서십 참가 직원들.

후이씨와 호씨는 6월 말 홍콩으로 돌아간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한국-홍콩 홀리데이 스폰서십 프로그램은 양국 직원들이 다른 나라의 문화와 운영 방식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직원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글 jobsN 이현택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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