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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빨리와' 전화한 아이에게 절대 해선 안되는 말은?

조회수 2020. 9. 23. 17: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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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을 위한 회사 그로잉맘
부모들을 위한 회사 그로잉맘
출근은 오전 10시 퇴근은 오후 4시
워킹맘을 위한 팁

성수동 공유 사무실 헤이 그라운드. 7층 한 켠에 자리한 회사 바닥에는 알록달록한 유아 매트가 깔려있다. 오전 10시가 되면 직원들이 모인다. 딸의 손을 잡고 출근하는 직원도 있다. 엄마가 일할 동안 아이는 장난감을 갖고 놀거나 다른 직원과 함께 논다. 퇴근 시간은 오후 3시~4시. 퇴근 후 직원들은 어린이집으로 간다. 학원이 끝날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리러 가는 것이다.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이곳은 스타트업 '그로잉맘'이다.


그로잉맘은 부모전문 교육 업체다. 엄마와 아빠로서의 삶을 교육하고 자기 자신의 삶도 살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든다. 양육 관련 기술, 아이와의 상호작용 등의 오프라인 강의로 시작했다. 당시 수강생은 단 3명. 끊임없는 프로그램 및 콘텐츠 개발로 수강 대기자도 생겼다. 30명 정원인 강의에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취소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선다고 한다. 그로잉맘은 지금까지 강의를 통해 3000여 명의 부모를 만났다.


공동대표를 포함해 그로잉맘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은 경력단절을 경험한 워킹맘들이다. 최근 이혜린 부대표는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하는 워킹맘의 생활을 기록한 '엄마의 속도로 일하고 있습니다'라는 책도 냈다. 그를 만나 워킹맘을 위한 일터와 콘텐츠를 만들게 된 사연을 들었다.

출처: jobsN
그로잉맘 이혜린 부대표

'그로잉맘' 운영자와 '내가 니 엄마' 운영자의 만남


한때 이 대표도 증권회사에 다니던 ‘커리어 우먼’이었다. 그러다 첫째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휴직을 썼다. 아이를 내 손으로 직접 키우고 싶기도 했지만 일하는 여성으로서의 경력도 중요했다. 그러나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기란 어려웠다. 결국 복직을 포기하고 퇴사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상담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대학원에 진학해 교육상담 심리학을 전공했다. 공부를 하다 보니 아이 양육에는 아이 교육보다는 부모 교육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 지를 알아야 제대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페이스북 페이지 '내가 니 엄마'를 만들어 워킹맘의 비애, 경단녀의 설움 등 공감을 부르는 짧은 글을 올렸다. 온라인에서 활동하던 중 자신과 비슷한 계정을 발견했다. 바로 이다랑 대표가 운영하던 '그로잉맘'이었다.


"둘이 지향하는 것이 같았어요. 경력 단절 여성과 일과 육아를 함께하는 부모들을 위한 솔루션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뜻이 맞아 그로잉맘이 탄생했어요."

출처: 내가니엄마 페이스북 캡처, 그로잉맘 인스타그램 캡처
육아를 하면서 공감할 만한 사진이나 글을 올린다. 내가 니 엄마 페이스북 페이지는 누적 조회 수 500만 회가 넘었다. 내가 니 엄마 페이스북 페이지(좌), 그로잉맘 인스타그램(우)

오프라인 서비스에서 온라인까지


2016년 3월, 오프라인 서비스부터 시작했다. "부모교육은 대부분 단발성입니다. 당시에는 고개를 끄덕여도 돌아서면 까먹죠. 1년짜리 장기 코스를 하고 싶었고 마침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계획했던 강의를 할 수 있었어요. '아이 발달' '상호작용 놀이' '훈육 방법' 등을 진행하고 마지막엔 엄마를 위한 자존감 클래스를 했습니다. 수강생은 3명이었죠. 아무리 적어도 계속 현장에서 부모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누구보다 부모가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돕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진심으로 다가가니 누구보다 부모들이 알아줬다. 한 번 강의를 들은 사람은 다음 강의를 또 신청했다. 지금은 수강 정원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청한다고 한다. 그로잉맘은 온라인 놀이분석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고객이 아이와 노는 영상을 올리면 영상을 분석해 보고서 작성한다. 이후 상담을 한다. 이 부대표는 그로잉맘이 대형 상담센터나 병원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럴 경우 센터나 병원을 추천해줄 예정이다.

출처: 그로잉맘 제공
그로잉맘 강연 모습. 이다랑 대표, 이혜린 부대표는 콘텐츠 기획부터 강연 교육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고 직접 진행한다.

한 때 잘 나가던 언니들과 함께


일이 늘자 함께 일할 선생님들이 필요했다. 교육과 상담을 담당할 선생님을 뽑는 것이기에 석사 학위는 있어야 했다. 다시 일하고 싶은 경단녀를 우선 채용했다. 채용공고를 올리자 수십 명이 넘는 지원자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냈다. 그중에는 부담스러운 스펙을 가진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많은 경력단절 여성이 다시 일하면서 아이 걱정 없이 안전하게 시작할 수 있는 곳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분들을 직접 고용해보니 결코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깨달았죠. 오히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하고 빨리 배웁니다. 또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2~3명의 아이를 키우면서 숙련된 것들이죠. 엄마로 살아가면서 다양한 능력을 보유한 사람들입니다."


출퇴근 시간을 어린이집 등하원 시간에 맞췄다. 워킹맘으로서 아이를 키우면서 일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이혜린 부대표는 근무시간이 짧다고 주위에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 게 속상할 때도 있다고 한다. "저는 대표라는 자리에 있다보니 집에서도 일을 합니다. 그러다보면 집안일에 신경 쓰지 못할 때가 많아요. 주위에서 ‘집에 있으면서도 집 꼴이 이게 뭐냐’는 말을 들을 때 속상하기도 하죠. 집에 있다고 애만 보는게 아니니까요. 저뿐 아니라 다른 직원도 집에 가면 육아라는 또 다른 일을 하는 셈입니다."

출처: 그로잉맘 제공
교육에 사용하는 교재도 직접 만든다

워킹맘을 위한 조언


-회사에서 일이 안 끝났는데 아이가 전화로 부를 때

“당장 갈 수 없어 마음은 아프지만 아이에게 엄마도 엄마의 삶이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해요. 죄책감에 '엄마가 잘못했어 빨리 갈게'라고 답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아이가 '엄마가 엄마 일을 좋아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엄마가 불행하면 아이도 불행합니다. 슬프지만 그 상황에서는 의연하게 생각하고 대처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행복하게 살아가야 아이도 그 행복합니다.”


-회사에서 워킹맘이라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을 맡길 때

“사람마다 일과 육아의 비중이 다릅니다. 일이 중요한 엄마는 일을 선택할 것이고 육아가 더 중요한 엄마는 재택근무나 육아휴직 등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대신 선택에 따른 희생은 감수해야 합니다. 봉급이 적어진다거나 빠른 승진을 포기하는 것 등이죠. 정시에 퇴근한다고 '너는 애를 봐 줄 남편 없냐'라는 상사의 질책 아닌 질책을 받을 수 있어요. 회사에서 기본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을 끝냈다면 전혀 미안할 필요가 없습니다.”


-워킹맘 10명 중 3명이 혼자 육아를 한다. 남편과 어떻게 나누는 것이 현명할까.

“남편과 똑같이 나눌 수는 없습니다. '육아는 도와주는 게 아니야, 함께하는 거야'라고 말해도 남편들은 잘 모릅니다. 처음부터 역할을 딱 나누기보다는 아이와 아빠가 상호작용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육아라는 활동 안에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하는 것이죠. 이것이 어렵다면 육아를 안 하는 사람이 다른 집안일을 하는 식으로 둘만의 규칙을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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