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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회사 입사 1년반 만에 초고속 승진..30명을 이끕니다

조회수 2020. 9. 23. 16: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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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한복판 매장에서 직원 30여명 통솔하는 30대 초반 리더
명동 한복판 유니클로 책임지는 지아름 부점장
입사 1년 반만에 점장 승진·해외 지사 근무까지
6개월마다 회사가 직원의 꿈 꼼꼼히 확인

외국계 기업은 많은 취업준비생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이다. 수평적인 문화, 해외에서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어 ‘큰물에서 놀고 싶은’ 청년들에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모든 직원이 해외 지사나 본사에서 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대부분 먼저 한국 지사에서 몇년 경험을 쌓아야 하고, 전세계 직원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글로벌 SPA(기획·제조·유통·판매까지 하는 의류 브랜드) 회사 유니클로에서 일하는 지아름(32)씨. 그는 입사 1년 반만에 신입사원에서 점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6개월 만에 해외에서 일할 기회를 잡았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코타키나발루에서 3년을 보냈다. 2017년엔 유니클로와 유엔난민기구가 함께하는 글로벌 인턴십에 참여해 난민 여성들을 돕기도 했다. 지금은 명동중앙점 부점장으로 근무 중이다. 명동중앙점은 한국 유통의 심장이라는 명동에서 회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다. 4층 1200평 규모로 한국에서 가장 크고 바쁘다. 

출처: 유니클로 제공
지아름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부점장.

1974년 일본에서 시작한 유니클로는 국내 SPA 업계 매출 1위 브랜드다. 2015년 국내 매출은 1조1169억원. 국내에서 연매출 1조원을 넘은 첫 단일 의류 브랜드다. 2017년 매출은 1조2377억원, 영업이익 1765억원으로 한국에 진출한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지 부점장에게 유니클로 근무환경과 기업문화를 들었다.


빠른 승진···시행착오와 슬럼프 겪기도


명동중앙점의 직원수는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해 120명이다. 매장 규모가 커서 총점장 아래 3~4명의 부점장이 있다. 또 부점장 밑에 각 층을 맡는 4명의 층점장이 있다. 지씨는 2층 여성복층을 맡고 있다. 30여명의 직원을 이끄는 경영자로 매장의 손익과 재고를 관리한다.


명지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지씨는 여러 아르바이트 경험을 바탕으로 서비스직에서 미래를 찾았다. 2012년 한국유니클로에 입사해 1년 반만에 인천구산점 점장으로 승진했다. 20대 후반 어린 나이에 직원을 통솔하는 경영자가 됐지만, 시행착오도 겪었다. “매출도 좋지 못하고, 제 스스로 기대한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해 고민이었어요. 일할 동기도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슬럼프를 겪고 있을 때, 말레이시아 지사에서 일할 사람을 찾는다는 사내 공고를 발견했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과감히 도전했다. “새로운 지역에서 초심으로 다시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이력서를 넣고 3~4번 면접을 봤습니다. 아세안 지역 임원과의 면접에서 ‘새로운 매장이 있다면 제가 가겠다’고 했어요. 쿠알라룸푸르에서 9개월 동안 있다가, 코타키나발루로 갔습니다. 점장으로 새로운 매장을 오픈하는 일을 맡았어요. 제게 다시 기회가 온 겁니다.”


코타키나발루는 말레이시아 섬으로 세계적인 휴양지다. 휴가지로는 최상이지만 일하기에 최적인 곳은 아니다. 매장 오픈 준비는 만만치 않았다. “일반 매장 대비 준비 기간이 2배 이상 걸렸습니다. 섬이기 때문에 물류가 가장 문제였어요. 배로 물건을 운반해야 하는데 보통 3주 넘게 걸렸습니다. 또 코타키나발루가 말레이시아에 속하지만, 말레이시아와는 관세법이 달라 주의해야 했습니다.”


다른 문화를 이해하기 힘들 때도 많았다. “무슬림 문화는 경험해본 적이 없는 아예 다른 세계였어요. 무슬림이다 보니 술을 마시지 않고 돼지고기는 먹지 못합니다. 또 하루에 5번씩 기도를 가야 합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바쁜데 왜 기도를 가야 하나’ 생각하기도 했어요. 하나씩 부딪히며 배워나갔습니다.” 

출처: 지아름씨 제공
말레이시아에서 직원들과 함께

회사에서 사회공헌 업무 경험할 기회


지씨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에서 3년을 보내고 2017년 인도로 향했다. 유니클로가 유엔난민기구와 함께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유니클로는 2016년부터 난민 여성을 돕는 유엔난민기구 ‘자립 지원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다. 2017년 이란·말레이시아·인도·네팔·파키스탄에서 7334명의 난민 여성이 참여했다.


“취준생 때부터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저뿐 아니라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공헌을 열심히 하는 기업에서 일하기를 원합니다. 기왕이면 좀 더 착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게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사회공헌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또다시 도전했습니다.”


지씨는 인도에 있는 아프카니스탄 난민 여성들을 도왔다. 난민 여성들을 모집하고 일할 장소를 섭외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난민 여성들은 ‘라뒤레 참’이라는 수공예품을 만들었다. 라뒤레 참은 유니클로와 프랑스 디저트 회사 ‘라뒤레’가 함께 만든 가방 장식이다. 난민 여성들이 디자인을 보고 자수를 놓는다. 지씨는 자수품을 검수하고 포장했다. 회사는 라뒤레 참을 고객 사은품으로 활용했다. 고객들은 더 이상 입지 않는 유니클로 옷을 매장에 기부하고 라뒤레 참을 받았다.


“인도에서 생활하던 아프카니스탄 난민 여성들의 경우, 이전에 일해본 경험이 없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처음 스스로 돈을 벌었을 겁니다. 참 1개를 만들면 현지에서 쌀 2kg을 살 수 있는 수입을 얻습니다. 일주일치 평균 소득은 28달러예요.”

출처: 유니클로 제공
인도에서 생활하던 아프카니스탄 난민 여성들이 만든 '라뒤레 참'

환경이 열악한 만큼 쉽지 않은 생활이었다. 물과 전기가 자주 끊겼고,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드물어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다. “26명의 난민 여성분들과 참 6000개를 만들었을 때 함께 축하했던 날 느낀 벅찬 감정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6개월마다 승진 기회··인사팀에서 직원들의 목표 세세히 확인


유니클로는 매년 UMC(Uniqlo Manager Candidate) 신입사원을 뽑는다. UMC는 유니클로 매장을 관리하는 점장으로 성장할 사원을 말한다. 성별·학력·나이는 보지 않는다. 지씨도 UMC로 입사해 옷 개는 일부터 시작했다. 

출처: 지아름씨 제공
글로벌 인턴십에 참여한 모습. 지씨는 취업 전부터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해비타트 집짓기 활동, 국제기구에서 주관하는 워크캠프·나무심기 같은 봉사활동을 했다. 카페 서빙부터 예식장 아르바이트까지 다양한 서비스직 경험을 쌓았다.

6개월마다 승진 심사가 있다. 사원들은 점포에서 근무한 후 필기시험과 면접을 거쳐 부점장, 점장으로 승진할 기회를 얻는다. 승진할수록 책임져야 하는 매장의 규모가 커지고 직원 수가 늘어난다.


승진 심사를 할 때마다 직원들은 커리어 목표를 정한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3년 후의 꿈, 10년 후의 꿈은 무엇인지를 적는다. 인사 담당자가 직원들의 목표를 확인해 관리한다. 승진이나 발령을 낼 때 직원의 흥미와 적성, 목표를 고려한다는 뜻이다. 지씨는 글로벌 본사의 지속가능경영 부서에서 일하는 게 목표다.


“지속가능경영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유니클로의 업무는 점장직을 바탕으로 합니다. 지금은 매장 관리, 고객 만족과 직원 관리에 대한 경험을 더 쌓고 싶어요. 그래야 어느 부서를 가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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