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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했어요"..불순한 목적 원천차단, 요즘 난리난 모임

조회수 2022. 4. 27. 15: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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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배우기부터 여행까지 다양한 취미 공유


국내의 한 항공사에서 일하는 김누리(32)씨는 지난 1월부터 직장인 취미 공유 플랫폼 ‘2교시’의 배드민턴 모임에 나가고 있다. 그는 “친구 근황도 ‘페이스북’으로 확인하는 시대에 잘 모르는 사람들이 얼굴을 맞대고 모이는 게 신기했다”면서 “몇번 안 만났는데, 취미가 같아서인지 소소한 일상을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친해졌다”고 했다. ‘문화산책’ 모임에 참여한 건설사 직원 임석근(33)씨도 “직장일로 바빠 취미생활을 즐길 여유가 없었는데, 같이 놀만 한 사람들을 찾았다“고 했다.



취미 기반 오프라인 모임 ‘2교시’가 직장인 사이에서 인기다. 바쁜 직장인들이 같이 취미생활을 위해 뭉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플랫폼 오픈 이후 현재까지 석 달만에 1000여명의 회원이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했다. 2교시는 ‘어쩔 수 없이 끌려가야 하는 직장생활이 1교시라면, 내가 주역이 돼 하고 싶은 일을 해나가는 게 2교시’라는 '모토' 아래 활동하는 모임이다. 대형 회계법인 공인회계사 출신 박종은(37), 종합상사에서 해외 영업 및 전략 기획 일을 하던 이훈석(33)씨와 발레리나 이산하씨 등 믿을만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운영진이다.



오페라 배우기부터 여행까지 다양한 취미 공유



2교시는 3개월에 한 번, 분기별로 정규 그룹 회원을 모집한다. 지난 1월 시작한 정규 그룹은 악기 연주 모임 ‘브람스와 클라라’, 배드민턴 모임 ‘배테랑’, 농구 모임 ‘슬링덩크’ 등 16개.


출처: 2교시 제공

사진·배드민턴·농구·악기 연주 등 2교시의 다양한 그룹들


오는 4월 시작하는 2분기 정규 그룹은 1분기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31개다. 전시회 관람을 목적으로 한 ‘한 달에 한 번 전시회 나들이’, ‘왕초보 볼링 탈출기’, 직접 자신만의 음악을 만드는 ‘월간뮤직메이킹’등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취미 공유 그룹도 있다. 박종은 대표는 “직장인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주제의 그룹을 만들었다”면서 “그룹을 잘 운영할 수 있는 그룹장을 찾는 대로 더 많은 주제의 그룹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2교시 제공

클라이밍·재테크 등 스팟모임


일회성 모임인 ‘스팟’(spot) 모임도 자주 연다. 지난 2월엔 ‘BMW 드라이빙 센터체험’, ‘클라이밍’(암벽 등반) 등 26개의 스팟모임을 열었고, 3월엔 ‘아나운서 말투 따라잡기’ ‘직장인 공인중개사 스터디 모임’ 등 45개 스팟모임을 열었다. 이런 스팟모임은 3개월짜리 정규 모임에 참여하기 전 2교시의 분위기를 살피고자 하는 직장인이나 정기적으로 그룹 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직장인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한 분기가 끝날 무렵 정규 그룹 회원, 스팟모임 회원 등 2교시를 경험했던 사람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전교생 뒤풀이 파티’도 연다. 취미별로 나뉘어 있던 2교시 회원들이 한곳에 모여 ‘탄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란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운영진의 철저한 관리가 오프라인 모임 성공 비결



박 대표는 ‘알만한 사람들은 아는’ 직장인 네트워크 ‘슬링’의 운영진으로 지난 5년간 1000번이 넘는 모임을 열었다. 그는 “다양한 모임을 운영해 본 경험 덕인지 모임이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2교시 모임이 잘 굴러가는 비결로 첫손에 꼽히는 게 운영진의 철저한 관리다. 2교시는 그룹 참여 신청 때 직장과 직무에 관해 묻는다.



이미 결제를 했더라도 관련 정보를 입력하지 않았을 경우 환불 처리한다. 박 대표는 “회원들을 상대로 영업하거나 다른 회원에게 ‘추파’를 던지는 등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서 “자신의 정보를 밝히는 것만으로도 함부로 행동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목적으로는 개인 정보를 절대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출처: 2교시 제공

왼쪽부터 순서대로 '오페라 배우기' 모임 김민정 그룹장, '재테크에 절세 더하기' 서준빈 그룹장, '몸매관리' 이산하 그룹장


그룹을 운영하는 그룹장(長)의 전문성도 모임이 ‘흥하는’ 이유다. ‘오페라 배우기’ 모임의 그룹장은 소프라노 김민정씨다. 그는 서울대 성악과, 이탈리아 코모 베르디 국립음악원 출신으로 오페라 ‘라보엠’, ‘피가로의 결혼’, '불량심청' 등에 출연했다.



‘재테크에 절세 더하기’ 모임은 공인회계사 서준빈씨가, '몸매관리' 모임은 발레리나 이산하씨가 맡아서 운영한다. ‘몸매관리’ 모임에 참여한 직장인 장진아(26)씨는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그룹장이 커리큘럼을 짜고, 이를 바탕으로 모임을 진행했다”면서 “낭비되는 시간이 없어 바쁜 직장인으로선 ‘딱’이다”고 말했다.



물론 그룹장의 경력이 모임의 성공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2교시에서는 그룹과 그룹장에 대한 만족도 조사도 진행한다. 독서모임 ‘치맥책맥’에서 활동 중인 이준영(30)씨는 “활동 중간에 그룹 활동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진행하는 걸 보고 제대로 된 모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그룹장은 다음 분기 그룹장에서 퇴출하는 등 그룹의 원활한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jobsN 안중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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