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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한 취준생에게 물었습니다, "군대서 잘한 일은?"

조회수 2020. 9. 23. 15: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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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못해봐서 '후회하는 일'과 '잘한 일'
훈련·작업·근무로 꽉 찬 군 복무 기간
자투리 시간 어떻게 썼느냐에 따라 희비 갈려
못해봐서 후회하는 일 '독서', 잘한 일도 '독서'

2018년 1월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에 입사한 최건희(25)씨는 군대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적어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힙합을 좋아했던 최씨는 틈날 때마다 작곡, 작사를 했는데요. 휴가를 나오면 음원으로 만들어 부대에 복귀했습니다. 그는 자작곡을 들고 군가경연대회나 부대 내 장기자랑에 나갔습니다. 최씨는 “자기소개서에서 이 내용을 보고 면접관들이 항상 관심 갖고 질문을 했다”며 “적극적인 성격과 협동심을 보이기에 좋았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최씨처럼 군대에서 ‘스펙’을 쌓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군 일과는 대개 훈련, 작업, 근무로 꽉 들어차 있습니다. 그럼에도 약간이나마 자투리 시간은 나기 마련인데요. 때론 그 시간을 어떻게 썼느냐에 따라 전역 후 희비가 갈리기도 합니다.


5년 내 전역한 취업준비생과 사회초년생 55명을 상대로 ‘군대에서 해보지 못해 후회하는 일과 잘한 일’을 주제로 설문조사(복수 응답 허용)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출처: tvN 드라마 '푸른거탑' 캡처

땅 치고 후회하는 일


흔한 응답은 ‘독서’와 ‘운동’이었습니다. 각각 16건, 10건이었습니다. 부대에도 대부분 관련 시설이 있으니,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 여가 활동입니다. TV나 일종의 부대 PC방인 ‘싸지방(사이버지식정보방)’의 유혹만 떨쳐낸다면 말이죠.


취업준비생 이원규(26)씨는 “‘자기계발’ 부담 때문에 원서 읽기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며 “인문학 책을 읽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습니다. 조준하(27)씨도 “어떤 책이든 많이 읽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취업 대비 ‘자격증 취득’과 ‘토익 공부’를 했다면 좋았을 거란 답변도 많았습니다. 총 13건으로 두 답변은 같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학교 4학년인 전형록(25)씨는 “자격증을 많이 따 포상휴가를 간 사람도 많았다”며 “자격증 공부나 제2외국어 공부 등 스펙을 쌓았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출처: tvN 드라마 '푸른거탑' 캡처

자투리 시간 자체를 제대로 관리 못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취업준비생 이현욱(25)씨는 “‘대충 보내자’라는 생각을 하고 가서인지 열정적으로 했던 일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스펙 쌓아 취업하고 꿈도 찾고


군대에서 잘한 일도 ‘독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총 12건이었는데요. 2년차 직장인 정병휘(28)씨는 “독서가 취업 준비 때 자기소개서 쓰는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습니다. 전역한 지 갓 한 달 된 신영섭(23)씨도 “책과 영화를 많이 볼수록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기는 거 같다”며 “수능 공부보다 독서가 인생에 훨씬 유익했다”고 말했습니다.


직장인 김희성(28)씨는 “토익이나 자격증 공부보다 독서가 훨씬 도움이 된다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회계사 김희재(26)씨도 “거창한 자기계발보다 책을 많이 읽는 게 최고”고 했습니다. 

출처: 대한민국육군 유튜브 영상 캡처
배우 겸 가수 이승기씨는 군대에서 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었고, 좋은 책이 많았지만 크게 와닿지 않을 때도 있었다 말한 적이 있습니다.

자격증을 따거나 외국어 공부를 하는 게 제격이라 말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자격증은 11건, 토익을 포함한 외국어 공부는 7건이었습니다.


최성락(28)씨는 군에서 ‘조주기능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이 자격증이 있으면 칵테일을 만드는 직업인 ‘바텐더’나 와인을 감별하는 ‘소믈리에’로 일할 수 있습니다. 최씨는 “입대 전에는 전공 공부 때문에 도전하지 못했는데, 군대에서 따 뿌듯했다”고 했습니다.


직장인 라융한(26)씨도 컴퓨터활용능력, 워드프로세서 등 자격증 취득을 적극 추천했습니다. 라씨는 “행정병이라면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어 연습할 시간이 많다”고 했습니다. 이어 “특기병은 전공 살린 자격증을 따면 복무 기간을 경력으로 인정해준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때 접었던 진정한 꿈을 군에서 찾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공대에 다니던 조관희(23)씨는 군대에서 수능 공부를 했습니다. 원래 초등학교 교사가 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2018학년도 수능에 응시했고 교대에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조씨는 “더 늦기 전에 진짜 원하는 꿈, 새로운 출발을 위해 투자해도 좋은 시간”이라 했습니다. 이외에도 특성화고 졸업 후 군대에서 여러 자격증을 따 전역 후 바로 포스코에 입사한 사례, 외식 관련 자격증을 따 전역 후 창업에 활용했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특별히 스펙에 도움 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성찰에 시간을 쓴 사람도 있습니다. 이지찬(25)씨는 “4박 5일 휴가 기간 동안 전국 일주를 하며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습니다.


강도 높은 훈련과 열악한 인프라, 강압적 분위기 때문에 군대에선 자기계발을 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특히 이등병이나 일병 때는 선임 눈치를 보느라 여가 시간을 활용하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버리는 시간’이라고 아예 포기하기 보다,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글 jobsN 이연주, 주동일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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