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비슷한' 이천수가 밝힌 손흥민이 요즘 '흥하는' 비결

조회수 2020. 9. 25. 22:43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아시아 최고를 넘어 축구의 본고장에서도 최고 선수라는 '인증'을 받다
손흥민의 모든 것 - 축구 입문에서 세계적 선수로 성장하기까지

31년. 한국 축구 최고 공격수 중 한 명인 차범근의 기록이 깨지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차범근은 25세에 독일로 건너갔다. 그가 당시 최고 수준이던 독일 분데스리가를 평정하는 데는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차범근은 독일 역사상 가장 뛰어난 외국인 선수로 명성을 날렸다. 골로 수비진을 폭격한다고 해서 ‘차붐(cha boom)’이란 별명도 얻었다. 최전성기였던 1985~86시즌엔 레버쿠젠에서 모두 19골을 넣었다.


이후 유럽에서 그 기록을 뛰어넘은 한국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31년 후인 2017년 5월 19일 차붐의 기록이 깨졌다. 새 전설을 쓴 주인공은 잉글랜드 토트넘의 스물다섯 살 공격수 손흥민이다.


이날 경기(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레스터시티)에서 시즌 20·21호 골을 뽑아낸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 한 시즌에 골을 가장 많이 넣은 한국인 선수가 됐다. 차붐이 독일로 건너간 그 나이에 차붐을 넘어선 셈이다. 

손흥민은 차붐의 기록을 깨기에 앞서 한국 축구 영웅이 가진 기록도 모두 새로 썼다. 2017년 1월 9호 골을 기록, 박지성과 기성용이 갖고 있던 한국인 영국 프리미어 리그 ‘한 시즌 최다 골’(8골) 기록을 갈아 치웠다. 박지성이 2005~06시즌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에서 8시즌 동안 활약하며 넣은 프리미엄리그 통산 27골 기록도 뛰어넘었다. 2018년에도 뜨거운 골 감각을 과시하는 손흥민은 (2018년 1월 8일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만 총 31골을 넣고 있다.


사실 손흥민은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동북고 1학년 때 3개월간 축구부에 몸담았던 손흥민은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2008년 대한축구협회 우수선수로 뽑혔기 때문이다.


독일 함부르크 청소년팀에 들어간 그는 전술적 움직임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바로 보완해 나갔다. 2010년부터 함부르크 1군에 합류한 손흥민은 2010년 10월 30일 FC쾰른과 2010∼11시즌 분데스리가 1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득점포를 터뜨려 한국 선수로는 최연소로 유럽 1부 리그 데뷔 골을 기록했다. 함부르크 구단 역대 최연소 득점 기록이기도 했다. 당시 손흥민은 18세였다.


첫 시즌 3골, 2011~12시즌에는 5골을 터뜨려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12~13 시즌에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2골을 몰아치며 분데스리가 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한 손흥민은 2013~14시즌을 앞두고 함부르크를 떠나 강팀 중 하나인 레버쿠젠에 입단했다. 2013~14시즌 43경기에 나와 12골, 2014~15시즌에는 42경기에서 17골을 넣었다.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간판 골잡이로 성장한 손흥민은 2015~16시즌 레버쿠젠에서 1경기를 뛰고서 지금의 소속팀인 토트넘 훗스퍼로 이적했다. 이적료만 2200만 파운드(약 320억 원)였다.


아시아 출신 선수로서 역대 최고액이었다. 그는 박지성·이영표·설기현·이동국 등에 이어 역대 13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됐고, 이영표에 이어 10년 만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됐다.


그의 연봉은 약 447만 파운드(약 65억 원)다. 입단 첫해 손흥민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자마자 데뷔골을 기록하며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었지만, 부상 이후 부진하며 혹평을 받았다. 28경기 출전에 4골 1어시스트가 그가 남긴 기록이었다. 독일 이적설이 나왔다.


2016~17, 2017~18시즌 손흥민은 완벽하게 달라졌다. 손흥민은 2016년 9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선정하는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아시아인으로는 최초였다. 2017년 4월에도 ‘이달의 선수’가 됐는데, 2016~17시즌 이 상을 두 번 받은 선수는 전체 프리미어리거 중 손흥민이 유일하다. 축구의 본고장에서 최고 선수라는 ‘인증’을 받은 것이다.


홈스쿨링

손흥민이 축구의 본고장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아버지의 조기교육이다. 손흥민은 홈스쿨링으로 축구를 익힌 특이한 경력을 가진 선수다. 축구 선수 출신인 그의 아버지 손웅정 씨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아들에게 직접 축구를 가르쳤다. 손웅정 씨는 이기는 요령을 가르치는 학교 축구보다 기본기를 철저하게 다지는 편이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손웅정 씨는 아들을 혹독하게 다뤘다. 늦잠을 자면 “세상은 그냥 되는 게 없다. 노력과 투자가 없다면 절대 미래가 없다”고 질책했다. 계속되는 기본기 훈련을 귀찮아하면 “축구선수는 공에 비밀이 있는데 공을 못 다루고 어떻게 축구를 하겠느냐. 그걸 극복하는 것은 기본기”라고 몰아세웠다.


중학생이었던 손흥민은 어린 마음에 엄한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는 자신이 엄청난 활약을 하는 데 아버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감사해 할 뿐이다.


“제가 어렸을 때는 사랑의 매를 많이 맞았어요. 어릴 때 제가 아무 생각 없이 하니까 바로잡아주기 위해서 그러신 것 같아요. 그때는 아빠가 참 야속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달라요. 아빠가 없었으면 이 자리에 제가 없었을 거예요. 아빠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아빠!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2013년 《스포츠조선》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가장 미웠을 때는 언제냐’는 질문에)


양발잡이

아버지 지도 아래 기본기를 집중적으로 연마한 손흥민은 양발잡이가 됐다. 이는 손흥민의 최고 무기 중 하나다. 그는 원래 오른발잡이다. 어린 시절 손흥민은 다양한 각도에서 하루에도 수백 번씩 오른발, 왼발, 헤딩 슈팅을 반복했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특히 페널티박스 중앙과 모서리에서 하루 1000개 넘는 슛을 때리며 감각을 익히게 했는데 왼발과 오른발을 고루 사용하게 했다. 실전에서 페널티박스 모서리에서 왼발과 오른발로 감아 차는 손흥민의 주특기는 그 시절 갈고 닦은 것이다.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좌·우측 면은 어릴 때 아버지와 많이 훈련했던 곳이라 언제나 자신이 있다”고 했다.


갈수록 전술적인 다양성이 필요한 현대 축구에서는 양발을 잘 사용하는 선수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유럽에서 양발잡이 선수의 가치가 높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공격수가 양쪽 발을 자유자재로 쓰게 되면 수비는 공격수의 움직임을 예측하지 못하고 혼란에 빠지게 된다. 주발만 사용하는 선수보다 골을 넣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이야기다. 영국 언론은 “손흥민은 양발을 잘 쓰기 때문에 수비수가 그의 움직임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측면에 기용되고 있는 손흥민은 토트넘이 발굴한 최고의 역작”이라고 평했다.


독일 유학으로 인해 3개월밖에 다니지 않은 동북고 시절 손흥민의 별명은 ‘총알’이었다.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데다가 드리블을 하면서도 스피드가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7년 4월 15일 열린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본머스전에서는 이런 그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이날 손흥민은 전반 19분, 상대의 공격 루트 차단 후 생겨난 공격 기회에서 같은 팀 해리 케인(Harry Edward Kane)의 감각적인 힐패스를 받고 곧바로 원터치 드리블을 이어갔다.


일명 ‘치고 달리기’였다. 손흥민은 케인의 패스를 잡지 않고 앞으로 보내놓은 다음 상대 수비수보다 뒤에 있었음에도 불구 빠른 스피드로 공을 소유한 뒤 득점을 만들어냈다. 중계 화면상 손흥민의 순간 스피드는 ‘총알탄 사나이’가 떠오를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손흥민의 플레이는 마치 과거 토트넘 출신이자 현 스페인의 레알마드리드 공격수 가레스 베일(Gareth Bale)을 연상시킨다는 분석이다. 베일은 역대 축구 선수 중 브라질의 카카(Kaka·은퇴)와 더불어 ‘치고 달리기’의 장인으로 꼽히는 선수다. 이전부터 손흥민은 베일과 종종 비교되곤 했다.


패스에 눈떠

2016~17, 2017~18시즌 손흥민은 볼 없는 상황에서의 움직임이 좋아지면서 동료와의 매끄러운 연계까지 보여주고 있다. 원래 그는 기본기 습득에 매진한 대가로 경기 경험이 많지 않아 전방에서 안정적으로 볼을 다루는 재주가 부족했고, 동료를 활용하는 연계도 능숙하지 못했다. 손흥민이 약점을 극복 중이란 사실은 세부 지표에서도 잘 드러난다.


손흥민의 프리미어 리그 데뷔 첫해(2015~16) 패스 성공률은 79.6%였지만 2016~17시즌에는 81.2%, 2017~18시즌에는 86.2%로 수직 상승 중이다. 볼 처리 능력도 점차 능숙해지고 있다. 2015~16시즌 한 경기 평균 4.3개의 볼을 뺏겼던 손흥민은 지난 시즌 2.7개로 줄더니, 이번 시즌 2개로 확 줄었다.


물론 여전히 손흥민의 ‘플레이메이킹’ 능력은 프리미어 리그 최정상급 공격형 미드필더들과 비교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손흥민이 발밑에 둔 공을 동료에게 연결할 때 타이밍과 정확도가 훨씬 더 날카로워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유창한 외국어

스포츠는 언어 장벽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 선수가 해외에 진출할 경우 언어는 매우 현실적이고 심각한 문제다. 큰 무대로 나가다 보면 불합리한 텃세나 외풍과 맞닥뜨리는 경우가 많은데 언어가 통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탓이다.


외국에서 오래 생활한 손흥민도 영어 등 외국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제가 아시아에서 온 선수다 보니까 처음에는 무시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유소년 때는 패스도 안 해주고 볼 갖고 있으면 달려와서 몸을 툭 치고 가져가더라고요. 그래서 말을 배웠어요. 유소년 때는 말을 가르쳐달라고 하면서 친해지기 시작했어요. 1군 올라갔을 때 유용했어요. 딱 올라갔을 때 ‘쟤는 뭐야’라는 무시가 담긴 시선이 있었어요. 그런데 독일어로 인사하니까 달라지더라고요. 선수들이 잘 챙겨주고요. 같이 밥도 먹으러 많이 갔어요. 잘 감싸주고요. 말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손흥민은 독일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은 물론, 통역 없이 영어 인터뷰를 할 정도의 외국어 실력을 갖췄다. 비결에 대해 그는 이렇게 답했다.


“언어에 재능이 있다기보다는 외국에 오래 살면서 현지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다 보니 저절로 (외국어가) 는 것 같습니다. 원래 언어는 어릴 때 배우면 빨리 배운다고 하잖아요. 난 어릴 때부터 외국 생활을 했어요. 덕분에 영국 생활에 잘 적응했고 언어도 빨리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소속팀엔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모입니다. 이들과 그저 직장 동료에 그치지 않고, 친분을 쌓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어요. 좋은 관계를 쌓으려고 한 것도 언어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동료와 소통하고 친분을 쌓기 위한 그의 노력은 대성공이었다. 현재 손흥민은 팀 내 거의 모든 선수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쏠린 시선


현재 최고의 활약을 보이는 손흥민의 시선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쏠려 있다. 본인이 리그에서 보여주는 활약을 월드컵에서도 이어가야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첫 16강 진출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유럽의 독일과 스웨덴, 북중미의 멕시코 등과 F조에 묶였다.


‘전차 군단’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독일은 FIFA 랭킹 1위이자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팀이고, ‘북중미의 맹주’ 멕시코(16위)는 월드컵 본선에서 6회 연속 16강에 진출한 강자다. ‘바이킹 군단’ 스웨덴(18위)도 유럽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이탈리아를 누르고 본선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세 나라 모두 한국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강호들이다. 손흥민은 4년 전인 브라질월드컵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탈락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을 반복하지 않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당연히 가능한 한 많은 승리를 올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6강 진출이 최우선 목표입니다. 최근 몇 차례 평가전을 통해 한국 대표팀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었어요. 러시아월드컵 본선 전까지 우리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에 준비를 잘해야 합니다.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손흥민은 지난해 말 미국 매체와 중국 매체가 아시아 최우수 선수로 선정하기도 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이천수 해설위원이 본 손흥민의 성공 요인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이천수 해설위원은 선수 시절 빠른 스피드와 날카로운 킥력이 최대 장점이었다. 오른발잡이지만 왼발도 그에 못지않게 잘 썼다. 오른발잡이였지만 히딩크 감독이 왼쪽 공격수로 꾸준하게 기용하자 왼발잡이로 새롭게 태어난 결과였다. 지금의 손흥민과 비슷하다. 그에게 손흥민에 관해 물었다.


― 손흥민 선수가 참 잘하고 있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원래 능력치가 좋은 선수입니다. 지금 잘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 올 시즌(2017~18) 초반에는 약간 주춤했는데요.

“초반 국가대표팀 경기가 잘 안 풀렸지 않습니까. 본인이 골도 못 넣고. 그때 의기소침했던 안 좋은 분위기가 소속팀에까지 연결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사실 손흥민 선수는 슬럼프를 금방 극복할 수 있는 스타일입니다.”


손흥민은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경기에서 단 1골에 그쳤지만 2017년 11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선 2골을 기록해 국제무대에서 약하다는 이미지를 지웠다.


― 슬럼프를 금방 극복할 수 있는 스타일이 무엇입니까.

“손흥민 선수는 성격 자체가 외국에서 적응하는 데 탁월합니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데다 성격도 좋아 동료와도 가깝게 지내지요. 사실 전 세계 모든 선수에게 슬럼프가 오긴 하지만 1년, 2년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길어봐야 한 3개월 정도 가는데, 한국 선수들의 특징이 한 번 의기소침하면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슬럼프가 깁니다. 대신 기분파들이 많아서 한 번 터지면 무섭죠. 손흥민 선수는 성격이 좋아 슬럼프가 길지 않은 데다가, 한국 선수 특유의 기분파 기질이 있어 무섭게 질주하는 것입니다.”


― 이천수 해설위원도 손흥민 선수와 성격이 비슷하지 않습니까.

“아, 제가 스페인 가서 잘 적응 못 한 것을 말씀하시는 거군요.(웃음) 저는 솔직히 스페인에 가기 전 K-리그에는 저보다 잘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월드컵도 뛰었고, K-리그에서 신인왕도 차지하고 했기 때문에 외국, 특히 세계 최고의 리그인 스페인에 가고 싶었죠. 스페인은 음식 맛있고, 날씨 좋고, 사람들 인심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외국은 외국이더군요. 언어가 쉽지 않았어요. 말이 통하지 않으니, 볼 한 번 못 잡을 때도 있었죠. 축구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 손흥민 선수가 과거보다 슛 시도 횟수가 많아진 것 같은데, 자신감 때문일까요.

“제가 분석한 결과 토트넘에는 덴마크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선수 크리스티안 에릭센(Christian Eriksen)과 ‘잉글랜드 축구의 미래’라 불리는 델리 알리(Dele Alli)가 미드필더를 보고 있는데, 손흥민 선수에 대한 이들의 믿음이 더욱 커진 것 같습니다. 사실 공격수는 골입니다. 골을 넣어야 동료, 특히 공격수에게 패스를 해주는 미드필더들에게 신뢰를 주죠. 계속 골을 넣으니까, 자연스럽게 미드필더들이 손흥민 선수에게 눈을 돌리고 패스를 해주는 것이죠. 패스가 많아지니, 찬스도 자연히 늘어나고 슛 시도도 증가하는 것입니다.”


― 미드필더들이 본인한테 기회가 와도 손흥민 선수에게 더 좋은 기회가 있는지 한 번 더 살핀다는 이야기죠.

“그렇죠. 자기네한테 기회가 와도 손흥민 선수를 한 번 더 쳐다보는 거죠. 저도 외국 생활해봤지만, 공격수는 풀어가는 과정보다 결국 골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합니다.”


― 사실 손흥민 선수 포지션에 경쟁자들이 많았는데, 요즘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에릭 라멜라(Erik Lamela)라고 있었죠. 한때 제2의 메시(Lionel Messi)로 불리던 선수인데 손흥민 선수보다 득점력이 떨어져 사실상 경쟁에서 밀렸죠. 남미 선수들이 개인기가 좋긴 하지만 마무리 능력이 좀 미흡하거든요. 게다가 경쟁자 중엔 손흥민 선수 같은 양발잡이가 없습니다. 유럽, 남미 선수들은 거의 본인 주발만 사용하거든요.”


글 jobsN 최우석 조선뉴스프레스 기자

사진 조선일보 DB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